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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ESS 화재 예방ㆍ제도 개선 세미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ㆍ화재ㆍ전기 분야 전문가들 참여
전문가들 지적 이어지자 소방청 “소방대상물 분류 추진 중”
전문가들 화재 방호대책 요구 이어 화재 정보 중요성도 강조

최누리 기자 | 입력 : 2018/09/03 [16:04]

▲ 김광선 한국화재감식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소방법상 화재안전관리 규정에 따라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시갑)이 주최하고 한국화재감식학회(회장 김광선)가 주관한 ‘리튬전지에너지저장소 폭발화재사고 예방 및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관련 전문가들이 ESS 화재 안전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소방청 정홍영 화재안전기준 계장은 이같이 밝혔다. 

 

정 계장은 “감리와 설계, 감리, 운영시스템 등 ESS 관련 안전관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ESS가 컨테이너에 설치된 경우가 많지만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되지 않아 자동소화설비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 구조가 금속인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수계설비를 바로 투입할 수 없는 등 화재 예방과 관련된 제도가 미흡하고 대부분 화재안전기준은 소방설비에 치중돼 있다는 게 정 계장의 지적이다.   

 

이에 정 계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ESS를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하고 화재안전기준을 별도로 제정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 소방청 정홍영 화재안전기준 계장     © 최누리 기자

 

자동소화설비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 계장은 “ESS 관련 사고조사서를 분석한 결과 시설 내 설치된 가스계 소화설비는 작동했지만 화재를 진압하진 못했고 컨테이너 내부에 설치된 차동식 감지기는 가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정 계장은 “ESS 화재와 관련해 적응성이 떨어지는 소화설비가 많이 설치돼 조기 감지를 위한 공기 흡입형 감지기 등 여러 감지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뉴욕소방본부가 연구한 최종 보고에 따르면 초기 ESS 화재에는 고체 에어로졸로 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열을 내리기 위한 수계소화설비가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냈다”며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경우 가스계 등 소화약제를 내부로 투입하기 어려워 다양한 소화약제 도입도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SS에 관련된 전체적인 구조와 시스템 기준 마련에 대해서는 “NFPA나 IBC(International building Code), IFC(International Fair Code) 등 해외 기준을 참고해 우리나라에 맞는 기준을 개정하고 소화시설 종류와 설치 기준, 방화구획, 피난시설, 이격거리, 소화설비 등을 포함시킬 예정이다”고 전했다. 

 

정 계장에 따르면 국내 ESS는 풍력발전소와 태양광 전력관리, 주파수 조정 등 887개가 설치됐으며 올해 5월에서 8월까지는 ESS에 설치된 컨테이너 시설에서 총 7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ESS 화재예방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PN/소방방재신문>은 국내 ESS 화재를 바라보는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을 조명하기 위해 당시 발제자로 나선 세 명의 전문가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방호대책 마련해야”

한국화재감식학회 김광선 회

▲ 한국화재감식학회 김광선 회장     © 최누리 기자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가 심각한 실정이다. 화재 원인을 살펴보면 기계적 충격, 지진ㆍ진동, 상간 단락, 고온 발화, 충ㆍ방전 발열, 고온 연소 폭발 등이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짧은 시간 내 에너지를 저장하는 효율성이 높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셀은 사용 빈도에 따라 충전 용량이 달라진다. 또 배터리관리시스템(이하 BMS)는 각 셀이 아닌 모듈(24개의 셀 모음)이나 팩(504개의 셀 모음)을 관리해 초과로 충전되는 셀이 생긴다. 결국 과충전된 셀이 발열하면서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셀의 노화 상태를 예측하기 위해 셀 내부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각 셀의 작용을 알 수 없어 BMS에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이번 세미나에서 제안하는 알고리즘은 충전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상태정보를 확보하고 외부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아 비교한다.

 

관련 학계에서도 셀 노화 상태를 연구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SOH(state of health) 연구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배터리 내부 환경 연구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 온도 변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사전에 확보하고 변화 추이를 파악한다. 

 

결론은 셀 내ㆍ외부 영향으로 발생하는 발화 위험성, BMS와 외부 전기회로에서 일어나는 발화 위험성, 외부 장소에 의한 발화 위험성 등에 대한 방호대책이 필요하다.

 

현재는 제품 위해 사고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자에게 사고경위와 원인에 대한 조사를 명령하지 못한다. 이에 명령을 받은 사업자는 사고조사를 즉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즉시 중앙행정기관장에게 보고하는 내용의 의무 규정 신설이 필요하다. 또 산ㆍ학ㆍ연 전문가를 주축으로 ESS 화재감식 전문조사팀을 구성해 관련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ESS,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하고 관련 규정 강화해야”

한국화재감식학회 최현호 기술위원장 

 

▲ 한국화재감식학회 최현호 기술위원장     © 최누리 기자

 

지난해까지 ESS 시설과 내부 소화설비는 UL 1642와 UL 1973, UL 9540, NFPA 855 등 시험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ESS에 관한 기준(UL 9540A)이 강화됐다. 

 

UL 9540A 시험은 ESS 시스템 내 전기 설비, 제어 설비, 각 셀 내부 등 셀 단위 화재 실험으로 진행된다. 이후 모듈과 팩, 랙, BMSㆍPCS 등 시스템 전체로 이어진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ESS 설비를 설치할 경우 해당 실험을 진행하도록 했다. 또 관련 기업은 UL 9540A 성적서를 보유하고 관련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기존 법에는 ESS가 방호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소방설비 설치 기준이 없다. 이로 인해 관련 제조업체는 UL 9540 기준에 맞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ESS가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되면 설계ㆍ감리뿐만 아니라 보험사와 건물 관리자가 시험 성적서를 보유하고 소방청과 관계기관은 시험 성적서를 통해 ESS 관련 시설 인ㆍ허가를 승인한다. 이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ESS 설치 관련 기준이다.   

 

UL에서는 최소 셀과 모듈, 팩, 랙 단위 시험을 진행했다. 98℃의 인위적인 불을 셀 1단위에 10분 동안 가하면 부풀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가스가 방출된다. 즉 98℃ 이내 열로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 부풀면서 전해액 가스화가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냉각이 이뤄지면 화재로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열을 15분 동안 가해 온도가 180℃가 되면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화염이 터져 나온다. UL에서는 화염이 1분 가까이 방출되면 이를 막을 소화장비가 없다고 규정했다.  

 

또 ESS 화재 시 가스 방출에서 열폭주, ESS 내 연소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와 아세틸렌(C2H2) 등 유독가스 발생 등이 짧은 시간 내 이뤄진다. 건물 내 설치된 ESS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보다 인명 구조가 빨라야 한다. UL은 이런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소방은 이를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ESS 관련 화재 사고를 보면 대부분 발화지점은 셀이다. 불은 셀에서 모듈, 팩으로 번진다. 또 ESS 화재는 열량이 높아 2~8시간까지 연소한다. 일반적인 건물구조에서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유독가스와 열폭주, 폭발에 의한 파편 비상도 발생한다. 특히 비상 전원용 ESS는 스프링클러와 소방펌프 등과 연결돼 있다. ESS 내에서 불이 나면 비상용 스프링클러와 소방펌프, 시스템 등이 작동하지 않는다.  

 

ESS를 건물이나 컨테이너에 초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ESS가 설치된 20피트(fit) 컨테이너를 2~3대 설치하면 공간 내 여유가 있어 1개의 ESS만 탄다. 그러나 40피트(fit) 컨테이너에 BMS, PCS 등을 포함한 ESS를 초과 설치하는 경우 화재 진압이 어렵다. 이에 UL은 랙과 랙 사이 1m, 벽과 벽부 사이 1m 간격을 유지하고 벽체 등을 차화기능 소재로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기준이 없다. 

 

이에 행정안전부와 소방청, 관계기관 등에서는 이를 검토해 위험물에 대한 기준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상 건물 내 알킬리튬 10kg이 설치되면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알킬리튬은 전해액 원소다. 이를 전해액으로 생산해 공급해도 컨테이너는 기본 7t, 건물 안에는 32t의 알킬리튬 전해액이 들어있다.

 

특정소방대상물도 개정해야 한다. 현재 특정소방대상물에는 2차 전지와 에너지 집합체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2차 전지 집합시설과 ESS 용어를 정리해 ‘위험물안전관리법’이나 바닥면적 300㎡ 이상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 국외에서는 축전용량 50kW는 개인 관리하고 50~250kW는 관할 소방서에 신고 후 성적서 보유, 건물 내 250kW 이상 설비는 설치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CCTVㆍBMS 데이터 등 화재 관련 정보 보관 중요”

전기안전연구원 김재현 선임연구원

 

▲ 김재현 전기안전연구원 선임연구     ©최누리 기자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는 내부 발열반응에서 방출된 에너지를 가속시키는 현상이다. 열폭주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 온도가 170℃ 이상일 때 발생하고 70℃ 이하 상태에서도 발열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열폭주가 1~2일 후 일어난다. 

 

이 열폭주 현상은 화재 확산과 연관돼 있다. 열폭주 발생 시 내부 압력이 증가하고 내부 전해액이 기화된다. 이후 리튬이온 배터리가 팽창해 전해액이 분출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백색 연기가 일어나며 600℃ 이상일 때 불타기 시작한다. 

 

또 1.25V 셀을 과충전한 결과 셀이 팽창되고 온도가 상승하면서 착화됐다. 4.2V로 셀을 초과 충전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이때 리튬이온 배터리 외부에서 변화가 일어나던 중 전원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전압이 낮아져 충전 속도보다 내부 방전 속도가 빨랐다. 

 

ESS 관련 화재사고를 보면 날씨가 무더운 5~8월에 ESS 관련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환경 요인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소방에서는 ESS 관련 화재가 발생하면 물로 진압한다. 하지만 높은 수압으로 불을 끄기보단 충분히 물을 분무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에 발생한 전남 해남군의 태양광발전소 화재의 경우 BMS 데이터가 손실돼 화재 원인을 조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남 거창군의 풍력발전소에서는 CCTV를 확보해 과열 현상을 확인하고 BMS 데이터를 통해 랙에서 열폭주가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ESS 관련 화재에서는 CCTV와 BMS 데이터가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돼 관련 데이터 보관이 중요하다. 

 

ESS는 에너지밀도가 높아 화재가 발생하면 불 확산을 차단하기 어렵다. 이에 화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방향으로 열을 전달하는 시스템을 들 수 있다. 또 평상시 열발산이 이뤄지는 공간은 열발산이 잘 진행되도록 관리하고 화재에서는 해당 공간을 냉각시키는 방법도 있다. 

 

앞으로 전기안전연구원은 관계기관과 협력해 ESS 화재 예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사고 방지에 대한 연구, 사고 조기검출, 사용점검과 전기점검, 안전진단 등 예방ㆍ관리에 대한 기술,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방장비, ESS 시설 관계자에 대한 소방교육 등 연구가 예가 될 수 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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