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구조 홀릭 ‘열정맨’, 옥진학 소방장

체득한 기술, 열정 가득한 후배들 위해 전파하고 싶어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8/09/10 [09:19]

▲ 양평소방서 119구조대 옥진학 소방장   © 유은영 기자

 

[FPN 유은영 기자] = “인명을 살리는 구조 분야에서의 역량은 개인 능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조 기술은 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바뀌고 있기에 그에 맞는 기술을 익히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팀에서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능력치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2008년 1월 서울소방 구조특채로 임용된 옥진학 소방장. 그는 2017년 경기소방으로 옮긴 뒤 지금은 양평소방서 119구조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구조특채로 소방에 입문한 그였기에 구조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3년 만에 소방교로 진급한 그는 구조 분야에서 만큼은 반드시 부끄럽지 않은 소방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그간 궁금하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선배들께 여쭤보곤 했는데 인사 이동으로 선배님들이 타서로 전출을 가면서 팀장님 다음의 선임자가 돼버렸어요. 팀장님과 경력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무섭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묻기란 쉽지가 않았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옥 소방장이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스스로 궁금증을 풀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후배에게 부족하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었다.


독학하니 생겨나는 의문점들은 끝이 없었다. 구조 분야는 다양한데 몸은 하나였기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옥 소방장은 구글이나 유튜브 등 인터넷을 뒤져가며 해외의 많은 정보와 기술을 익혀 나갔다.


하지만 영어로 된 자료를 혼자 터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다면 분명 시너지가 생길 거라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이렇게 태생한 것이 바로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인 ‘RESCUE ACADEMY 79’다.


“2013년 3월쯤 각종 외국 자료를 모아 그룹을 열었어요. 전국에 있는 동료 소방관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그런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지금까지 뜻이 맞는 많은 소방관과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좋은 터전이 되고 있어요”


그는 외국 자료를 공부하면서 해외로 나가 로프구조를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국제 구조대 파견에 이어 2013년 한국과 대만, 일본이 함께 한 아시아 합동 구조훈련 참가를 계기로 그가 선택한 첫 나라는 일본이었다.


“일본 소방관들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일본으로 훈련을 받으러 갔죠. 레스큐3 일본 지사에서 받은 TRR-T(테크니컬 로프 레스큐 테크니션) 교육을 계기로 이듬해에는 대만으로 가 레스큐3 SRT LV1 급류구조교육을 수료하기도 했어요”


옥 소방장이 외국에서 교육을 받기로 마음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전문구조 교육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을 원하는 대원은 많지만 인원수는 제한되다 보니 원하는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지금까지 외국에 나가 교육받은 내용을 우리나라 소방 실정에 맞게 보급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어요. 구조 특채인데 지금보다 더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하지 않나 하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죠. 11년 차 정도 되니 그런 압박감이나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옥진학 소방장은 2017년 소방의 날인 11월 9일, 경기도 소방공무원으로만 구성된 로프구조팀을 만들었다. 현재 소방령부터 소방사까지 남성 21명, 여성 1명 등 21명의 소방공무원이 이 모임에 함께하고 있다.


“로프 구조에 관심을 둔 직원들이 모여 훈련을 통해 모두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대만에서 개최되는 로프 구조 대회 참가를 위해 모두가 땀을 흘리고 있죠”


앞으로는 2, 3기 등 더 많은 회원을 모아 로프구조팀의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잡아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자체 대회는 물론 여러 세계 대회에 참가해 전 세계 로프 구조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처음 모집 시 인명구조사 2급, 로프 액세스 1의 자격 등이 있는 분들을 모셨지만 사실 자격보다도 중요한 것은 열정인 것 같아요. 누구든 열정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죠. 자격이 있어도 열정이 없다면 오래 함께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옥 소방장은 본인 자신을 ‘열정맨’이라고 칭한다. 도움 되는 교육이라면 가리지 않고 어디든 쫓아다니는 그는 늘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행동파다. 비번 날도 예외는 없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후기를 전달하는 일은 다른 동료를 위해서다. 단 한 명의 소방관이라도 그 자료를 보며 ‘나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고 말한다.


“우선은 대만 대회에 집중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벨기에에서 열리는 ‘그림프데이’에도 참가하고 싶어요. 급류구조 강사 자격 취득도 준비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소방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며 지금까지 제가 체득한 많은 구조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파하고 싶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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