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7명 숨진 종로 고시원 화재, 문제 뭐였나

“신고 늦고 화재경보까지 꺼놨다”… 사라진 골든타임
화재 막자고 고친 법인데… 법망 ‘쏙쏙’ 피한 노후 고시원
안전 없는 ‘건축법’ 땜빵하는 ‘소방법’, 제역할 못한 비상구
다중이용업소법 따라 설치한 소방시설 “관리는 허술했다”

최영 기자 | 입력 : 2018/11/13 [20:02]

▲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고시원의 내부 복도가 새까맣게 탔다.     © 종로소방서 제공


[FPN 최영 기자] = 9일 새벽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종로 고시원 화재는 노후 건축물과 고시원이라는 시설의 화재 취약성을 또다시 보여준 사고였다.


해당 건축물은 지난 1982년 12월 13일 건축허가를 받아 1983년 8월 30일 최종 사용승인을 받았다. 지상 3층 지하 1층의 연면적 614.31㎡ 규모로 지하 1층에는 다방이, 1층에는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2층과 3층은 고시원으로 운영돼 왔으며 총 53개(2층 24개, 3층29개)의 방이 들어서 있는 구조다.

 

▲ 최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301호     © 종로소방서 제공


이날 불은 3층 고시원의 유일한 피난로였던 계단 출입구 앞 301호에서 처음 시작됐다. 경찰은 이곳에서 거주하던 박모씨로부터 “전기난로에서 불이 나 이불로 끄려 했지만 옮겨 붙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내부 사람들의 대피로가 막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화재가 발생한 지점이 3층 출입구 근처 호실인데 불이 거세 거주자들이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 불이 처음 시작된 고시원 3층의 301호는 피난을 위한 계단과 가장 가까운 위치였다. 이 때문에 화재 초기부터 거주자들이 피난할 수 있는 동선은 막혀 버렸다.          © 소방 상황보고서 내용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해당 건물에는 화재안전을 위해 9종류의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수동식소화기 58개, 간이소화용구 3개, 유도등 10개, 유도표지 55개, 완강기 2개, 비상벨설비 2개, 가스누설경보기 3개, 휴대용비상조명등 58개, 단독경보형감지기 54개 등이다.


이 중 화재감지시설로 단독경보형감지기 외에도 자동화재탐지설비까지 추가로 갖추고 있었던 시설이다. 그럼에도 18명이라는 막대한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집중취재했다.

 

600㎡ 남짓 작은 건물인데… 인명 피해 왜 컸을까

화재 초기부터 사라진 ‘골든타임’

 

화재가 발생한 시간은 모두가 잠을 자는 새벽 5시께로 화재를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시간대였다. 게다가 화재 사실을 초기에 알려주기 위한 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5시께 신고를 받고 5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곧 바로 인명구조와 진압 활동에 돌입했지만 이미 확산된 화재로 인해 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 종로소방서 제공


화재 이후 현장조사를 마친 소방은 자동화재탐지설비 수신기에서 경보음이 울리지 않도록 조작돼 있던 것을 확인했다. 9일 화재 현장에 출입했던 한 소방 관계자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경보음(경종)이 울리지 않도록 버튼이 눌려 있었다”며 “그러나 화재 당시 꺼져 있었던 것인지, 화재 이후 조작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자동화재탐지설비 수신기의 경종 정지로 인해 화재 당시에도 경보가 울리지 않았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에 비춰볼 때에도 정상 상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화재 당시 2층에서 잠을 자다 황급히 나온 A씨는 “화재 경보음 같은 것은 들리지 않았다”면서 “얼마 전 화재경보가 잦게 울려 꺼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건물에서 빠져 나온 시간이 언제냐는 기자 질문에 “4시 조금 넘어서였다”고 했다.

 

차단돼 있던 자동화재탐지설비가 법규상 의무적으로 설치한 시설은 아니지만 경보를 제 때 울려주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최초 소방서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새벽 5시. 화재 사실을 뒤늦게 알고 피난한 시간이 최소 30분가량은 더 빨랐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화재 초기에 경보를 울려주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문제에 이어 늦은 신고,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였다는 점은 인명 피해를 키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법 고쳐놓고도… “모든 법망 피했다”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스프링클러 설비의 부재다. 연이은 고시원 화재를 겪은 정부는 지난 2009년 새롭게 허가 받는 모든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설비를 갖추도록 의무화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2007년 허가를 받아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었다.


고시원 업주는 서울시가 시행하는 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에 참여를 희망해 선정까지 됐지만 건물주의 반대로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에 취약한 비좁은 복도 폭 역시 법망을 피한 결과물이다. 고시원의 3층은 총 29개의 방이 ‘ㅁ’자 형태의 복도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다.

 

▲ 화재가 발생한 고시원 3층의 평면도를 보면 복도의 폭이 78cm 정도로 비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최영 기자


취재과정에서 입수한 고시원 평면도에 따르면 복도의 폭은 78cm남짓. 한사람이 지나가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비좁았다. 더욱이 입구에서 발생한 불은 이러한 좁은 복도 폭에 더해 화재 초기 피난 동선까지 막아버리는 상황을 불러 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정부는 지난 2009년 고시원의 안전 규정을 정비하면서 복도 폭을 120cm 이상으로 갖추도록 강화했지만 이 규정 역시 과거 허가를 받은 고시원이라는 이유로 적용되지 않았다. 연이은 고시원 화재에 따라 정부가 마련한 개선 대책은 결국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던 셈이다.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는 “우리나라 사고에서 교훈을 얻어 제2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규 손질을 거듭하고 있지만 과거 시설물에 적용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강화하는 안전시설을 기존 건축물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소급적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설 개선 지원 정책이나 유도 정책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용지물 화재감지시설… 법규도 허술

 

이 고시원에는 화재의 초기 감지를 위해 두 가지나 되는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열감지 방식 감지기로 구성된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연기를 감지해 경보를 울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였다. 보통 하나의 시설만이 구축되지만 이렇게 두 가지 시설이 복합된 곳은 드물다. 하지만 두 가지에 이르는 시설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배경은 뭘까.


우리나라 일반 건축물에 설치되는 화재감지기는 보통 열감지기와 연기감지기로 구분된다. 그러나 열감지기는 연기감지기 보다 감지 속도가 매우 늦기 때문에 수면을 취하는 시설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고시원과 같은 시설에서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08년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이 실시한 ‘주택 실물화재 실험 연구’에서 가정용 가스레인지의 튀김기름 화재를 재현해 실험한 결과 연기감지기와 열감지기의 작동시간은 무려 8분이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지난 2008년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이 실시한 주택실물화재 실험에서는 열감지기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영 기자


이 때문에 주거가 주목적인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에서 불이 날 경우 화재가 확산된 이후에나 경보를 울리는 게 가능하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월 의료시설이나 공동주택, 오피스텔처럼 화재 시 다수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대상물에 연기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고시원과 같은 곳은 사람들이 거주까지 하는 취약시설임에도 이 법망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동화재탐지설비와 함께 설치돼 있던 단독경보형감지기의 문제도 심각하다. 배터리를 사용해 화재를 감지하고 경보를 울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연기감지기 특성상 빠른 경보가 가능할 수는 있지만 ‘단독형’이라는 제품 이름과 같이 감지기의 특성상 화재 발생 공간에서만 경보를 울려준다. 이번 화재처럼 수많은 공간이 구획된 고시원 같은 곳에서는 다른 방 거주자가 이러한 경보 사실을 쉽게 알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화재가 난 고시원 역시 감지기 간 연동이 되지 않은 형태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설치돼 있었다.


특정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다른 방의 단독경보형감지기까지 경보를 울려주는 연동형 방식의 제품도 보급되고 있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추가 비용이 들어 실제 설치되는 일은 드문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구획된 실이 많은 시설에서 단독경보형감지기로 화재감지시설을 구축하는 경우 강제 연동을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는 “연동되지 않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고시원과 같은 취약 시설에서는 특히 주변으로 경보를 발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감지기를 서로간에 연동시켜 적기에 화재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배터리의 관리다. 전원 연결 없이 작동하는 감지기의 특성상 배터리가 내장되는데 이 관리가 쉽지 않다. 특히 2011년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은 배터리 수명이 약 1년 정도로 터무니없이 짧아 잦은 교체가 필요하다. 과연 정상적인 관리가 이뤄졌을 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이 단독경보형감지기에 대한 제품 규격 기준을 강화해 10년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하도록 보완했다. 불이 난 고시원은 2007년 허가받았기 때문에 설치된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배터리 기준 강화 이전에 보급된 감지기일 가능성이 높다.

 

화재 초기부터 막혀버린 피난로… 제역할 못한 비상구


화재로부터 건축물이 안전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건축 구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은 양방향 피난로의 확보다. 한 쪽이 화염이나 연기로 봉쇄되더라도 반대편을 이용한 피난이 가능해야만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시원은 이 개념이 건축구조에서부터 깨져 있었다. 30년이 넘은 노후 건물이라는 점만이 그 원인이 아니다. 현행 건축법상 최근에 지어지는 건물들도 별반 다를 게 없는 탓이다.


문제의 근원은 건축법이다. 건축법(시행령 제34조 2항)에서는 건축물에서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직통계단 두 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각 층의 바닥면적이 최소 200㎡이상이어야 해당된다.


화재가 난 고시원 건물의 연면적은 614㎡로 지하 1층이 191.52㎡, 1층~3층까지가 140.93㎡, 옥탑이 29.72㎡ 규모여서 두 개의 직통계단 설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시원 건물에 계단이 단 하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이런 허술한 건축법규를 보완하기 위해 설치된 것은 비상구였다. 소방관련법(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층과 3층 벽 부근에 완강기를 통해 지상으로 피난할 수 있도록 비상구가 마련돼 있었지만 이 역시 완벽한 보완책이 되진 못했다.

 

▲ 불이 난 고시원 건물의 2층과 3층 측면에는 소방관련법에 따라 설치된 비상구가 위치해 있었지만 대부분의 거주자들은 이를 알지 못한채 복도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최영 기자

 

소방에 따르면 화재 당시 3층에 있던 26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피난 과정에서 완강기를 활용하지 않았다. 3층에서 약 4명이 2층 난간으로 뛰어내려 탈출했고 4명은 옆 건물 지붕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나머지 18명 중 7명은 숨지고 11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4명이 뛰어내린 난간은 소방법규에 따라 완강기 대피를 위해 벽면에 설치했던 철제 난간이었다. 게다가 사망자 7명 중 4명은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를 볼 때 거주자들이 평소 비상구의 존재 여부도 명확히 알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화재 당시 고시원에서 창문을 통해 대피했던 B씨도 “평소 비상구나 완강기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술한 건축법에 의해 지어진 불완전한 건축물을 보완하기 위해 설치한 소방법에 따른 비상구는 기형적인 형태로도 발전하고 있다. 소방이 다중이용업소 완비증명을 내줄 때 건축 구조의 큰 변형 없이 벽면이나 창문을 뚫어 비상구를 설치하면서 등장한 ‘낭떠러지 비상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간혹 이러한 낭떠러지 비상구는 추락사고가 발생해 매스컴에 보도되기도 했다.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양방향 피난을 위해 건물 외벽에 옥외 피난계단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은 당연한 인식이지만 우리나라는 방범의 문제가 발생되거나 미관에 좋지 않다는 이유, 건축상 건폐율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설치 자체를 꺼리는 것이 문제”라며 “사고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방시설은 있었는데… “관리는 사각지대였다”

 

▲ 불이 난 고시원 건물은 현행 소방법상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는 규모였지만 1983년 지어진 탓에 소방법에 따른 규제를 대부분 받지 않는 사각지대 건물이었다.     © 최영 기자


취재결과 불이 난 고시원에는 자동화재탐지설비와 각종 소방시설이 들어서 있었지만 주기적인 관리는 고시원 업주를 통해서만 이뤄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설치된 건물의 경우 소방관련법에 따라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고 소방안전관리자가 배치된다. 또 소방시설의 자체점검을 의무적으로 실시해 소방서에 보고된다. 이는 설치된 소방시설의 점검과 관리를 위해 최소한의 지식을 보유한 인력을 배치하고 정기점검을 통해 소방시설을 정상 상태로 유지ㆍ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고시원은 그동안 법규상 소방안전관리자나 소방시설 자체점검 의무가 전혀 부여되지 않았다.


해당 건물이 허가를 받은 시점은 지난 1983년 8월 30일이다. 현행법은 600㎡ 이상이면 건물 전체에 자동화재탐지설비를 갖춰야 하지만 그 당시 소방법은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대상을 1천㎡ 이상 건물로 정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614㎡ 규모의 이 고시원 건물에는 선임된 소방안전관리자 역시 없었고 소방법에 따른 ‘특정소방대상물’로도 분류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기존 다중이용업소까지 안전시설을 갖추도록 한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다중이용업소법)’이 시행되면서 해당 고시원은 이 때 현재 갖춰져 있는 소방시설을 설치했다. 당시 고시원은 법규에 더해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자진으로 추가 설치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된 소방시설이 다중이용업소 허가사항이라는 이유로 적정하게 관리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소방관련법상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는 건물은 모두 소방시설의 자체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이 자체점검(작동기능점검 또는 종합정밀점검)은 일정 교육을 이수해 자격을 갖춘 건물 관계인이나 전문 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그 점검보고서는 소방서에 의무적으로 제출된다.


그러나 이 고시원 건물은 애초부터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지 않아 정기점검은 다중이용업소 업주에 의해서만 실시돼 왔고 사실상 사각지대로 방치돼 왔다.


현행 다중이용업소법에서는 업주에게 정기적으로 안전시설을 점검하고 그 점검결과서를 1년간  자체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점검은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된 일반 건축물의 소방시설 점검과는 달리 소방서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즉 셀프로 점검을 하고 해당 보고서는 보관만 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는 불이 난 고시원처럼 오래 전 지어진 건물이면서도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지 않았을 때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된 건물의 경우 소방법에 따른 자체점검(작동기능점검 또는 종합정밀점검) 과정에서 소방시설에 대한 점검이 총체적으로 실시되지만 다중이용업소법에만 저촉돼 소방시설을 갖춘 오래된 소규모 건물은 사실상 점검이 허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국의 각 지역소방서에서는 다중이용업소 영업주나 종업원을 대상으로 2년에 1회씩 다중이용업소 관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는 초기 소화나 피난대피요령, 심폐소생술 등 기초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는 “다중이용소법에 따라 설치된 소방시설이라 할지라도 체계적인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다중이용업소법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한 대상물에 대한 조사와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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