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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우리 집 ‘금화군(禁火軍)’ 주택용 소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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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명준 | 기사입력 2019/03/26 [11:00]

[119기고]우리 집 ‘금화군(禁火軍)’ 주택용 소방시설

인천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명준 | 입력 : 2019/03/26 [11:00]

▲인천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명준 

“인수부의 종(奴) 장룡(長龍)의 집에서 먼저 불이 일어나..(중략) 인가 1천 6백 30호 남부의 3백 50호 동부의 1백 90호가 연소되었고..”(세종실록 31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1426년 2월 한성부 대화재의 기록이다.

 

조선왕조 제4대 임금인 세종은 화마가 휩쓴 도읍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절규했는데 곧바로 화재를 막아낼 조직으로 조선 최초의 소방기관인 ‘금화도감(禁火都監)’이 창설됐고 이 기관에서 오늘날의 소방관 역할을 하는 사람을 ‘금화군(禁火軍)’으로 불렀다.

 

금화군은 평소 거리를 다니며 화재를 감시하다가 야간에도 통행할 수 있는 신패를 차고 물을 떠 오는 역할을 맡은 급수비자와 함께 장비를 챙겨 현장으로 출동했다. 진압 중에는 종을 계속 울렸고 현장 근처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깃발을 세워 화재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현대에서는 주로 물을 사용한 냉각 소화를 진압 전술로 활용하는 반면 당시에는 물을 담은 양동이나 우물을 사용하는 것 외에 많은 양의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불이 난 집의 기둥을 도끼로 찍어 건물을 무너뜨리거나 갈고리, 밧줄 등으로 지붕의 기와나 짚을 걷어 주변으로 번지지 않기 위한 제거 소화 전술이 당시의 진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었다.

 

화재 예방에도 큰 발전이 이뤄졌는데 물을 확보하기 위해 곳곳에 우물을 설치하거나 물 양동이를 비치한 것은 오늘날 소화기와 소화전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가옥 사이에 방화장(불을 막는 담)을 쌓고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로를 넓게 사방으로 통하게 만드는 등의 방화대책은 오늘날 방화벽(방화구획)과 소방차 통행로의 역할로 이어져 오고 있다.

 

볏이나 기와로 만든 지붕을 얹은 초가집은 사라졌지만 단독ㆍ다가구, 아파트 같이 튼튼하고 화재에 오래 견디는 내화구조가 주를 이루게 됐음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주택 화재 소식을 들어보면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그런 주택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화재정보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시에서 발생한 화재 5018건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택으로 901건(17.9%)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사망 11명(28.9%), 부상 98명(34.7%)으로 집계돼 화재로 인한 사상자 10명 중 3명이 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법령에 맞게 소방시설을 설치ㆍ유지관리가 되도록 해야 하지만 단독, 다가구ㆍ다세대, 연립주택 등은 주택용 소방시설을 지난 2017년 2월 4일까지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해 최근 신축되는 건물은 점차 설치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 주택들은 관심 부족이나 알지 못해 설치율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와 연기를 감지하고 벨을 울려 조기 대피를 돕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주택 화재경보기)를 말하는 것으로 화재 시 초기 진화와 인명 대피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시대 작은 물 양동이와 우물은 우리 집 소화기와 닮았고 종과 깃발은 주위에 화재를 알리는 단독경보형 감지기 역할을 맡아 우리 가정을 화재로부터 지켜주는 조선의 소방관 ‘금화군’ 두 명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재난은 다양하고 복잡해지며 나날이 대형화되고 있지만 오늘날의 금화군은 사람이 있는 곳 어디든 기계, 전기 등 다양한 소방시설의 모습으로 화재를 경계하고 싸우고 있다. 또 용감하게 화재를 진압하는 이웃의 모습 또한 하나의 시민 금화군이라 할 수 있다.     

 

소중한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해 매일 밤 경계근무를 설 순 없지만 스스로 지키고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첫 손길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두 금화군을 우리 가정의 소중한 가족으로 맞아들이면 어떨까 한다.

 

인천 부평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교 이명준

인천부평소방서 소방홍보팀 이명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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