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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죽음 관련 문답서 작성하라 ” 소방서장 지시 논란

직원들 정신적 트라우마 호소하며 반발하자 결국 지시 철회

박준호 기자 | 입력 : 2019/07/17 [14:14]

▲ 지난 12일 경기도 한 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이 경기도재난본부 내부 전산망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 소방방재신문


[FPN 박준호 기자] = 최근 경기도의 한 소방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와 관련해 해당 소방서장이 직원들에게 사고 경위 문답서 등을 작성토록 지시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난 12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전산망 게시판에는 ‘○○소방서장님 그만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이 모 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지난 6월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아 모두 정신 상담을 받았다”며 “서로 자책하고 다독이며 겨우 시간을 보내 일상으로 돌아와 지내고 있는 상태인데 경위서, 문답서 작성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이었다”고 운을 뗐다.

 

7월 1일 자로 부임한 이모 서장이 부임 전 숨진 권모 소방관 죽음에 대해 경위서와 문답서를 일부 직원들에게 작성토록 한 게 문제였다.

 

이 게시자는 “소방행정과에서는 서식을 타인에게 공유하지 말라는 지시도 했다. 도대체 직원들에게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라며 “지시받은 동료들은 그때 당시가 떠올라 괴로움을 토로해 작성하기 힘들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근무하는 소방서 직원들을 도와주시고 서장님의 직원들이 해야 할 일들을 지시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부 전산망을 타고 퍼진 이 글로 인해 논란이 확산되자 17일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해당 소방서장은 경찰의 사고 조사 요구에 따라 사고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해당 소방서장은 지난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권모 소방관과 같이 근무했던 4명에게 문답서를 보낸 일은 사실이다”며 “경찰이 사고 자료를 요구해 왔는데 관련 기록이 없어 부하 직원에게 사고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모 서장은 본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사가 필요했고 권모 소방관의 가족을 위해서라도 기록을 남겨놔야 했다”고 말했다.

 

또 “타 소방서도 유사 사고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직원 면담이나 문답서 작성을 진행하는 일은 있는 일이지만 직원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만으로 미안한 마음”이라며 “문답서 자체가 직원들에게 거부반응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해당 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논란 직후 소방서장은 관련 문답서 등의 작성 지시를 철회하고 직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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