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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입법 앞둔 취약시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우려 점 많다”

국회 입법조사처 ‘화재취약시설 소방설비 설치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
“필요성 충분하지만 안전성과 비용 문제 해결해야”
“상수도 직결식 활성화로 비용 절감 대책 마련해야”
“과거 건물 적용 위해선 영업주 2차 피해 불가피”
“차라리 과태료 내겠다는 업주들, 분명 이유 있다”
“전기 없이 공급 가능한 상수도식 최적 효과 낼 것”

박준호 기자 | 입력 : 2019/11/21 [22:23]

▲ 지난 20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화재취약시설 소방설비 설치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최누리 기자

 

[FPN 박준호 기자] = 고시원과 산후조리원 등 화재취약시설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정부와 지자체 공동사업을 두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화재취약시설 소방설비 설치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비용 지원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 국회입법조사처, (사)한국소방기술사회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주제발표에 이어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좌장을 맡은 윤명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국민의 피 같은 돈으로 진행되는 고시원 간이스프링클러 정책이 현행 법규 체제에서 시행되면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와 함께 그 부분을 타개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 제시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번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윤명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최누리 기자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간이형 스프링클러 지원사업의 개요와 당면과제’에 대해 발표하며 전반적인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이영주 교수는 먼저 “현재 진행되는 고시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사업 자체는 기존 건축물의 화재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정책으로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면서도 “간이스프링클러 시스템 자체는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어 안전성과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 적용 시 발생할 문제도 꼬집었다. 이영주 교수는 “다중이용업특별법이 개정되면 간이형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고시원과 산후조리원에 소급설치가 의무화된다”며 “소급적용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사회적 반발과 위헌소지 등 문제점을 항상 내포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프링클러 설치 공간의 제약과 영업주들의 비용 부담, 유지 관리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또 이영주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비용을 지원하는 이 사업이 일반인이은 좋아할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며 “사업 비용을 전액 지원해준다고 해도 공사 기간 동안 영업 제한과 유지관리 부담 때문에 활성화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업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시원 공간에 적합한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부분과 현행 기준 개선 문제 등을 지속해서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상수압형 스프링클러의 설계모형 제안’을 주제로 발표하는 조용선 소방기술사  © 최누리 기자

 

조용선 소방기술사는 ‘상수압형 스프링클러의 설계모형 제안’을 발표하며 고시원에 적합한 스프링클러 모델을 제시했다.


조용선 기술사는 “스프링클러 설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공이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한 경우만 부스터펌프 방식으로 적용하고 나머지는 오로지 상수도 직결식 스프링클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시원이 여러 층일 경우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며 “상수도 직결식으로 하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 수 있다”면서 “소방용 수도메타기 구경을 50A 이상까지 확대하고 방수압과 방수량도 늘리는 등 현행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비용 문제 해소 이어 기술적 개선도 시급”

 

윤명오 서울시립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전문가 토론에서는 ▲황현수 소방기술사 ▲김성한 소방기술사 ▲여용주 소방기술사 ▲김송석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시설 설치사업 추진단장 ▲배재현 입법조사관 등이 패널로 나섰다.

  

황현수 소방기술사는 “신축 건물이 아닌 예전에 지어진 건축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위해선 천장을 다 뜯어내야 하고 반자를 다시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영업주는 공사를 하면 손님들이 다시 오지 않는다고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황현수 소방기술사와 김성한 소방기술사  © 최누리 기자

 

이어 “기존 반자를 뜯어내지 않고 간편하게 설치하는 방법이나 하나만 설치해 전체를 커버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한 기술사는 “패키지 방식의 경우 동파 방지를 위해 물통을 실내에 설치해야 하는데 영업주들은 방 하나를 빼야 하는 피해를 본다”며 “차라리 과태료를 내겠다는 업주도 있다”고 했다.


또 “유지 관리 비용이 없는 상수도직결형의 스프링클러가 많이 시공돼야 하지만 현행법상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국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용주 소방기술사는 “화재의 성장 속도는 생각보다 빨라 취침 중 깼을 땐 이미 탈출하기 어려운 상태일 수 있다”며 “공간이 협소한 고시원 특성상 화재진압을 완전히 못 하더라도 빨리 작동돼 화재 성장 속도를 낮추도록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시원은 방이 다 구획돼 있어 고시원 방 하나에 헤드 하나 들어가면 충분하다”며 “전기가 끊겨도 공급될 수 있는 상수도로 설치하면 비용이 적게 드는 최적의 효과를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여용주 소방기술사와 김송석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시설 설치사업 추진단장  © 최누리 기자

 

김송석 서울소방재난본부 소방시설 설치사업추진단장은 “서울의 경우 현재 820개소에 간이스프링클러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약 40% 정도 신청했고 설치 완료된 곳은 단 9곳에 불과하다”며 “영업주들에게 사업 참여 독려를 많이 유도하고 있지만 어려운 실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5월 29일까지는 모든 곳에 신청을 받아 100%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배재현 입법조사관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배재현 입법조사관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알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경제적인 부분을 호소하셨는데 종로 고시원과 같은 대형 화재가 또다시 났을 경우 다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안위에 계류돼 있는 소급의무 설치 법안이 통과하면 2022년부터는 과태료 300만원과 강제이행금 1천만원이 부과되는 상황”이라며 “누구는 지원받았고 또 누구는 지원 못 받았다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또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명오 교수는 “소급 입법되기 전에 합리적인 체제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법규의 불합리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아 가장 현명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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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전문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월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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