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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생명 향한 안전 주문 ‘열려라 경량칸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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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교 | 기사입력 2020/01/23 [09:43]

[119기고]생명 향한 안전 주문 ‘열려라 경량칸막이’

이재형 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교 | 입력 : 2020/01/23 [09:43]

▲ 이재형 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교

어릴 적 우리는 동화나 영화를 보며 상상 속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곤 했다. 상상 속 세계의 모험에서는 여러 장애물에 생명을 위협받기도 하고 비밀의 장소를 지나 마침내 보물을 찾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보물찾기에 성공해도 죽음으로 끝난다면 아무도 그 이야기에 열광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이 함께하기에 그 모험 이야기가 아름답게 다가왔을 것이다.


여러분은 혹시 여러분의 집에 비밀의 문이 존재하는 걸 알고 있는가? 그 비밀의 문이 열릴 때 ‘생명’이라는 값진 보물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아는가?


아쉽게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그 생명의 통로는 무엇일까? 이 생명의 비밀통로는 바로 ‘경량칸막이’다.


경량칸막이는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대피시설이다. 지난 1992년 주택법 개정 이후 3층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경량칸막이를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2005년 이후에는 세대마다 대피공간을 둬야 한다.


아파트에는 경량칸막이가 대부분 설치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칸막이 장소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는 자신의 집 안에 있는 보물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설치 장소를 미리 알아두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 보통 경량칸막이는 발코니 또는 베란다 같은 옥외시설에서 이웃집 벽과 맞닿아있는 방향으로 아무것도 없는 매끈한 벽에 설치돼 있다.


또 9mm 정도의 석고보드로 만들어져 화재나 긴급상황 발생 시 발이나 몸을 이용해 쉽게 부수고 이웃집으로 대피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부산의 해운대구 모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 가족이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불은 출입문과 인접한 주방으로 번졌고 유일한 탈출로인 현관문은 불로 막혀 대피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집주인은 ‘경량칸막이’의 존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와 딸을 데리고 방에 있던 경량칸막이를 있는 힘껏 뚫고 이웃집으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가족 전원의 ‘생명’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구한 아름다운 사례였다.


많은 사람이 가정에서 부족한 수납공간 때문에 혹은 방 안의 가구 배치 때문에 경량칸막이 앞에 장애물을 적치하고 있다.


제일 안타까운 건 나에게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안전 불감증’이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다.


동굴의 비밀을 알던 알리바바처럼 우리도 생명을 향한 안전통로인 ‘경량칸막이’를 숙지해 세상에서 제일 값진 보물을 언제든지 찾아 나설 수 있도록 하자.

 

이재형 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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