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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만난 소방관들] “급류구조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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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소방서 옥진학 | 기사입력 2020/03/04 [13:45]

[소방관이 만난 소방관들] “급류구조 현장에 가다”

경기 양평소방서 옥진학 | 입력 : 2020/03/04 [13:45]


처음 급류구조라는 분야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2014년이다. 당시 소방에서 급류구조란 분야는 전문분야로 분류되지 않는 시기였기에 교육기관에서도 전문 교육과정으로 편성되지 않았다.


뜻을 같이한 동료가 모였다. 사비를 턴 소방관들은 2015년 대만으로 향했다. RESCUE3 SRT LV1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교육 수료 후 배움의 열정으로 충만해진 우리는 2016년에도 RESCUE3 LV2 교육을 수료하고자 한 차례 더 대만으로 향했다.

 

교육을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 울산 급류구조 현장에서 강기봉 소방관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대로 있다간 더 많은 동료가 위험해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 교육에서 배워온 것들을 많은 소방관과 나눠야겠다는 확신이 선 순간, 교육을 함께 다녀온 동료들과 힘을 모았다.


우선 서울특수구조대 소속 이경수 소방장은 교육받은 급류구조 매뉴얼을 번역해 전국에 배포했다. 2017년 7월에는 외국 급류구조 강사를 초빙해 전국 20명의 소방관을 모아 급류구조 교육을 진행했다. 필자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급류구조 TF팀으로 활동하며 각 시ㆍ도에서 급류구조 기본과정 교관으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2018년 11월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소방청 급류구조 전문과정이 개설됐다.


지난 6월 1일부터 2일까지 1박 2일간 동강에 급류구조 교육을 위해 소방관들이 다시금 모였다. 이번 급류구조 교육은 DRI(Dive Rescue International) 급류구조 강사 자격을 취득한 경기소방 양재영 강사의 주최로 전국에서 14명이 교육생으로 참여했다.


급류구조 교육 강사로는 양재영 소방장 외에도 몇 분이 계시지만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인한 비상상황이었기 때문에 단독으로 진행했다. 이 부분이 아쉽기도 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교육을 해 준 양재영 강사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알찬 교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에서 열정 하나만 갖고 모인 이들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협력해 교육이 진행됐다는 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소방관에게 급류구조 교육이 의무교육이 되길 소망한다. 대만의 경우 신규임용자 교육 때 급류구조 교육을 진행한다. 학교 내 급류구조시설장이 있어 신규임용자 교육과 기존 대원들의 교육이 이뤄지는 부분은 정말 부럽다.


앞으로도 양재영 강사의 급류구조 교육 활동을 응원한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서포터로 지원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소방에 급류구조가 제대로 뿌리내리는 그 날까지!


개인적으로는 급류구조 교육을 받을 때 어떤 단체에서 주최하는 가를 따지지 않고 교육이라면 참여하고자 하는 편이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다른 소방관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가 궁금해졌다. 그 생각들이 결국 교육의 정확한 피드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이들은 이번 교육을 통해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됐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유기환   로프엑세서로 일하고 있는 유기환입니다.

 

이성호   서울특수구조대 소방장 이성호입니다.

 

장남중   강원 양양소방서 소방위 장남중입니다.

 

김홍석   서울 성동소방서 현장대응단 구조대 소방사 김홍석입니다.

 

최기덕   경기도 부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최기덕입니다. 2006년 12월 11일부터 소방관생활을 시작했고 12년 근무 중 내근 1년, 안전센터 5년, 구조대 6년 근무했습니다.

 

우제익   강원도 영월소방서 소방교 우제익입니다.

 

김강민   서울특수구조대 소방교 김강민입니다.

 


Q 급류구조 교육을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유기환   제가 서울산악조난구조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마철 계곡에 물이 불어나는 모습을 직접 보곤 했는데 이때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접근 방법 말고 정확한 방법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성호   페이스북 등 사전 교육을 받으신 분들의 정보를 참고하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장남중   2016년 Lv1 급류교육 후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한단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홍석   소방서 관할에 청계천, 중랑천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수위가 1~4m지만 여름철 장마 시 수위나 유속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여러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교육이나 대책이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최기덕   매년 발생하는 폭우로 인한 급류구조 출동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을 보며 급류구조 교육을 받고 싶었습니다. 특히 2008년 7월 경기 광주소방서 고 최영환 소방관님이 급류구조 활동 중 순직하신 사고를 보고 급류구조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우제익   배우고 싶었는데 아는 분 소개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강민   해마다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인한 장마 기간에 구조출동 시 필요성을 느껴 참여하게 됐습니다.

 

 


Q 급류구조 교육 전과 후의 차이를 느끼시나요?

유기환   교육 전에는 방어 수영 개념도 없이 상류로 올라가서 계곡 폭이 좁은 곳을 건너 작업하면 된다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했는데 교육을 받고 나선 어떻게 접근할 건지 부터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성호   급류 장비 사용에 대한 지식이 생겼습니다.


장남중   풍수해 현장에서 나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대원들의 안전을 높이기 위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높아졌습니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요구조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가 가능하리라 판단됩니다.

 

김홍석   이론과 현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교육받기 전에는 급류에 대한 무서움(?)을 몰랐기에 만약 급류 사고 출동이 일어난다면 무작정 요구조자에게 접근을 시도했겠지만 2018년(Lv1), 2019년(Lv2) 급류교육 수료 후 급류에 대한 무서움을 깨닫고 급류구조 상황 발생 시 어떻게 구조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해야 구조자와 요구조자가 안전할지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기덕   개인적으로 2017년 7월 첫 교육을 받고 정말 모든 소방관에게 급류구조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급류구조 교육이나 훈련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제익   몰랐던 부분이나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김강민   급류 사고 시 대처해야 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Q 급류구조 교육 필요성, 어떻게 보시나요?

유기환   소방관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험한 곳을 들어갈 때 정확히 그곳을  파악하면 제일 좋지만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기에 이 교육은 그 부분을 보완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성호   필요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남중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구조대원뿐 아니라 전 소방공무원이 풍수해 현장에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본 지식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홍석   소방관은 팀워크가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모든 출동이 나 혼자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고 팀원 전부가 이해하고 훈련해야 출동상황에서 훌륭한 팀워크로 신속하게 인명을 구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훈련과 다르게 급류구조 훈련은 개인이 혼자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이런 교육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기덕   구조대원이 급류구조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구급대원을 포함한 모든 소방관은 급류구조 현장에 선착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소방관은 최소한 ‘인지 가능한 수준’의 급류구조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제익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강민   충분히 필요하고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점차 교육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이번 급류구조 교육 기간 동안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유기환   전에 교육받을 땐 유속이 빨랐는데 이번 교육 때는 물이 그렇게 빠르지 않아 실기하는데 생각을 하면서 방어 수영과 공격 수영을 할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이성호   양질의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남중   다양한 지역에서 개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참여해서인지 모두 열정이 높았고 짧은 시간에 많은 부분을 습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홍석   훈련 전부터 자료나 프로그램 운영 설명으로 사전준비가 탄탄하며 교육생들의 체력을 고려해 실습과 이론 교육을 병행하고 충분한 휴식 시간으로 집중력 저하되는 것을 방지해 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또 교육 후 누구나 부담 없이 질문, 의견제시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훌륭한 선배님들과 전문가분들을 만나 급류구조 교육 등 여러 가지 방면의 노하우ㆍ정보 공유를 통해 제2의 교육 효과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최기덕   양재영 강사님께서 이번 교육에서 강조하셨던 ‘영양과 회복(보충?)’이라는 모토와 휴식 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우제익   교육도 유익했고 여러 구조대원분들의 노하우나 팁들도 배울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강민   양질의 교육과 제반 여건 모두가 좋았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급류구조란 무엇입니까?
유기환   여름 장마철 갑자기 계곡물이 불어나 당황하는 사람들을 안심시켜서 안전한 곳으로 같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호   국지성 폭우 등으로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된 사람을 구조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남중   급격히 불어나거나 흐르는 모든 물에서 발생하는 구조는 급류구조의 범주로 봐야 하고 급격히 흐르는 물의 자연적 요인이 풍수해이므로 풍수해 발생에 따른 인명구조에 대비하기 위해선 급류구조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홍석   시한폭탄 같습니다. 솔직히 급류구조 출동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방관할 수는 없기에 1년에 1번이든 2년에 1번이든 출동이 날 때 완벽하게 구조하기 위해선 평상시 급류구조에 대해 생각하고 관내 상황이나 지형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기덕   급류구조 또한 화학사고나 교통사고, 산악사고 등 수난사고의 일종이며 충분한 교육과 장비가 있다면 소방관이 현장 활동을 하는데 큰 장애가 없는 구조활동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우제익   극한 상황에서의 구조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강민   알면 안전하고 모르면 위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의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동료소방관들에게 하고 싶은 말?

유기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현장 출동하실 때 안전하게 구조ㆍ구급 활동해주시길 바랍니다.


장남중   현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은 준비된 내 자신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준비된 자신감은 나와 팀의 안전, 요구조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는 걸 인식했으면 합니다.

 

김홍석   우리는 현장으로 출동하는 부서입니다. 현장에 출동해 신속, 정확하게 인명구조와 안전조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기덕   급류구조 교육 한 번 받아 보세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우제익   유익한 교육이었습니다.


김강민   자기 자신을 과신하지 말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최소한 나와 내 동료 그리고 요구조자를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구조 방법을 항상 익혔으면 합니다.

 


 

글. 경기 양평소방서_ 옥진학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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