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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이 아니고 열화상 카메라?” 네 번째 이야기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

삼성전자 김윤래 | 기사입력 2020/03/23 [13:00]

“휴대폰이 아니고 열화상 카메라?” 네 번째 이야기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

삼성전자 김윤래 | 입력 : 2020/03/23 [13:00]

이전까지 열화상 카메라에 관해 설명해 드렸다면 이번 호에서는 소방에 특화된 열화상 카메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소방에 특화된 열화상 카메라다!”라고 설명하는 것보다 현재 소방에 보급된 열화상 카메라 중 많이 알려진 제품을 두고 얘기하는 게 좋을 듯해서 해당 제품들을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림 1]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

 

[그림 1]에 있는 열화상 카메라는 소방관분들께서 종종 보셨거나 직접 사용하고 계신 제품일 겁니다. 이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다른 일반 열화상 카메라와 어떤 점이 달라서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을까요? 해당 제품들의 스펙을 [표 1]에 정리해 봤습니다. 이 표의 내용을 보시면 “아! 소방에서 사용하는 거니까 저런 스펙이 있는 거구나”라고 바로 생각하실 수 있을거예요. 

 

[표 1]의 참고를 확인하면 더 많은 스펙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 소방에 특화된 기능과 밀접한 내용만 제 나름대로 발췌해 정리해 봤습니다. 표만 보고 “아, 이래서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구나”라는 생각이 드셨나요?

 

저도 처음 열화상 카메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제품의 스펙을 봤는데 그때 생각해 보면 “이게 당최 무슨 소린지? 누가 좀 알려줘…”라고 소리부터 질렀던 것 같네요. 자, 그럼 각 스펙이 소방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 볼까요?

 

▲ [표 1] 열화상 카메라 스펙 비교

 

◇무게 : 일반적으로 화재 현장에 진입하는 소방관이 착용하는 장비는 10㎏이 훌쩍 넘습니다. 더군다나 양손에 장비를 들고 양어깨에도 장비가 달리는데 열화상 카메라의 무게가 적으면 적을수록 더 좋을 거라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열화상 카메라는 비 냉각식 모듈을 사용하며 열에 최대한 오래 견디기 위해 열용량을 늘려 커지게 됩니다. 부품의 두께도 두꺼워지죠. 이를 반영했음에도 무게가 1㎏ 정도라는 건 대단한 거로 생각합니다(가벼워야 좋습니다).

 

◇카메라 크기 : 무게와 마찬가지로 크기는 작으면 좋고 보이는 화면은 큰 게 좋습니다. 필요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 보면 크기는 계속 커지게 되죠. 거의 최초일 듯한데 [그림 2]에 나오는 ARGUS 초창기 모델은 두 손으로 들기도 버거운 크기였던 걸 보면 기술이 크게 발전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작을수록 좋겠죠?).

 

◇열화상 카메라 해상도 : 아마 여러분은 사진을 찍을 때 백만, 천만 화소 등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현재 소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열화상 카메라 해상도는 1만(160×120)~7만(320×240) 화소 정도입니다.

 

물론 해상도가 좋으면 사물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지만 열화상 카메라 모듈이 워낙 고가인 데다가 화소 수를 늘렸을 경우 카메라 모듈이 커지는 이슈 등이 있어 적정선에서 선택해 사용하게 됩니다(해상도는 높을수록 좋을 것 같네요).

 

◇특이사항 : K2의 경우 열화상 카메라 모듈 해상도가 낮아 이를 보강하기 위해 일반 카메라를 추가로 달아 두 개의 영상을 하나로 믹싱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때 완전히 어두운 곳이 아닐 경우 카메라 영상이 더 또렷하고 정확하게 보이지만 실내 화재 현장에선 농연으로 일반 카메라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해상도가 떨어지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기는 합니다.

 

◇화면 크기ㆍ해상도 :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보이는 LCD 크기가 너무 작거나 해상도가 낮으면 시인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열화상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필요한 LCD 크기도 달라집니다(액정은 큰 게 좋죠? 그래도 너무 크면 불편하긴 하지만요).

 

◇측정 가능 온도 : 소방관분들이 접하는 열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아니면 위험한 온도는 얼마일까요? 왜 영하 이하의 온도도 검색되게 했을까요? 일반적으로 화재 현장의 온도는 0~500℃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화장터나 소각장에서 사용하는 온도는 1천℃ 이상이라고 하더군요.

 

만약 500℃까지 볼 수 있는 장비로 화재 현장이 500℃로 달궈진 상태에서 화점(700℃ 정도로 가정해 보겠습니다)을 빨리 찾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높은 수치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영하 이하의 온도는 왜 찾을 수 있게 돼 있을까요? 화학공장 같은 곳에서는 가스 누출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 이 가스들의 온도가 낮아서 저온 구간도 검색이 가능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정확도는 어떨까요?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업체에서는 열 구간에 따라 곡선으로 제공합니다. ±10℃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의료나 공장에서 사용하는 열화상 카메라들의 정확도까지는 필요 없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빠르게 화점을 찾고 잔불이 남아있거나 화재 예방을 위해 큰 윤곽만 보여도 되니까요. 이에 맞춰 스펙이 정해지고 있습니다(가격만 비슷하다면 정확도 보다는 더 넓은 범위의 온도를 커버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측정 가능 거리 : 대부분 근접 거리부터 무한대라고 표시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엮이게 되는데 화각과 화소입니다. 생각해보면 100m 앞에 있는 영상은 어떻게 카메라로 들어오고 보일까요? 화각에 맞춰 큰 이미지가 작은 열화상 카메라 모듈의 겉면으로 들어올 겁니다.

 

사람은 아마 점 하나나 두 개로 표시 되겠죠? 또 ARGUS 모델의 경우 최적 거리를 4m로 표기해 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소방관분들이 접하는 일반적인 환경과 비교해 보면 바로 답을 알아내실 거로 생각됩니다.

 

◇버튼 개수 : 요새는 휴대폰이 하도 발달해서 화면이 모두 터치가 되는데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는 터치가 없습니다. 방화 장갑을 끼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터치 스크린 방식보다는 큰 버튼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왜 버튼 크기를 적지 않고 개수를 적었을까요?

 

버튼이 한 개와 두 개, 세 개인 것은 뭐가 다를까요? 바로 기능의 개수가 다릅니다. 간단하게 버튼 하나로 ON/OFF만 하면 될 것 같지 않으신가요? 버튼이 많아질수록 사용자가 입력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원 기능(캡처, 동영상 등) : 녹화 기능이나 사진 촬영 기능 등입니다. 해당 기능이 언제 필요할지는 소방관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은데 실제 화재 현장보다는 교육이나 예방, 결과 확인용으로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열화상 카메라를 만들 땐 동작의 편리성을 위해 해당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동작 가용 온도ㆍ시간 : 여러분이 진입하는 화재 현장은 어떤 곳인가요? 그 현장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으신가요? 휴대폰을 만들 때는 일반 상온에서 동작 테스트를 하는데 80℃ 온도에 80% 습도인 공간에서 며칠간 작동시키고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8080테스트’를 하기도 합니다.

 

일반인이 사용하는 최악의 공간에서도 제대로 동작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소방관분들이 들어가는 공간은 이보다 위험합니다. 제품들을 보면 85, 150, 260℃ 공간에서의 동작 시간은 다릅니다. 실제로 전자 장비, 컴퓨터의 경우 온도가 올라가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이 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도 비슷한 기능이 구현돼 있겠죠? 그런데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게 아니므로 어느 온도까지는 계속 동작하고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어느 정도까지 버티고 꺼진다 이런 기준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기준은 소방관이 일반 화재 현장에 들어가 방화복을 입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 기준으로 열화상 카메라를 어떤 온도 환경에서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설계하고 소재를 선택해서 만들게 된 겁니다. 만들고 테스트해서 기준을 만든 게 아니고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맞게 동작하게끔 만든 제품이란 뜻이죠.

 

◇배터리 용량과 작동 시간 : 일반적으로 화재 진압 시 소요되는 시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소통 하나를 소비하는 데 30~40분, 산소통 교체 후 2~3번까지 진입한다는 가정하에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게끔 설계됐습니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배터리 작동 시간에 주변 환경 온도가 보이실 겁니다. 배터리 특성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면 더 빨리 방전되기도 하고 고열에 자주 들어가면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의 방어책(?)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결국 아주 고온에 들어가서 작업하는데 일찍 꺼져 버려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 사용 온도가 높아서 그렇다고 반박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죠.

 

◇A/S : 카메라와 배터리 센서 등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져주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무제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 규격은 한국에는 없고 미국의 경우만 NFPA1801로 규정돼 있으나 전문 검증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FPA1801 https://www.nfpa.org/codes-and-standards/all-codes-and-standards/list-of-codes-and-standards/detail?code=1801

 

자, 어떠신가요? 이 글을 보고 계신 소방관분께서 혹시 집에서 쓸 열화상 카메라를 산다면 이런 열화상 카메라를 사실까요? 엄청 비싸기도 하고 고스펙이잖아요. 그런데 화재 현장에 들어가실 때 사용한다면 ‘이 정도는 돼야 안심하고 쓰지’라는 생각이 드시죠?

 

혹시 열화상 카메라를 구매하셔야 한다면 이 글을 다시 한번 읽어 보길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해당 스펙들에 대해 비교하고 따져 보면 본인들에게 필요한 장비를 잘~ 선택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림 2]는 ARGUS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들입니다. 왼쪽이 가장 오래된 제품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최근에 나온 제품이죠. 열화상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작아지고 가벼워지면서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기술 발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용하는 분들의 피드백을 통해서도 필요한 부분은 추가하고 필요 없는 부분은 빼면서 현재의 소방용 열화상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있죠. 비단 이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림 2] ARGUS 열화상 카메라 변천사

 

▲ (왼쪽부터)2016년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이그니스’라는 팀으로 열화상 카메라 ‘IGNIS-KR01’을 개발한 경기 동두천소방서 한경승 소방교와 삼성전자 김윤래 연구원

 

지금까지 몇 가지 열화상 카메라 제품의 스펙을 정리해 봤는데요. 각 스펙을 보며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이제부터 개인적인 얘기를 조금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같이 개발하는 사람들은 사용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아마 이 제품들을 보며 이런 노력이 녹아들어 만들어진 제품이란 걸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약간씩 스펙이 다르고 가격, A/S도 다르지만 개발자들은 소방관님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개발자로 살려고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아, 한 가지 더! 

아래 자료는 현재 소방 구조 장비 편람에 있는 열화상 카메라 관련 기준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열화상 카메라를 만들고 실물화재 현장에서 같이 테스트해보니 열화상 카메라는 랜턴만큼이나 소방관 개인 장비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재 초기에 언급했지만 구조 장비 편람에 개인 장비로 등록이 돼 모든 소방관에게 지급되고 사용되길 바랍니다. 소방관분들의 안전과 소방관분들이 구하는 사람들을 더 빨리 구조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어쩌다 연재 아닌 연재를 하게 됐는데 제 부족한 글이 소방관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image ref

1. www.flirkorea.com/compare/?p=7678,7682,7683

2. www.argusdirect.com/cameras/mi-tic-320/

3. www.argusdirect.com/about-us/


  

삼성전자_ 김윤래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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