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지난 호 ‘위험요인 줄이기-효율적인 장비 세팅’에서 지적했던 ‘축 늘어뜨린 퀵-릴리즈 하네스’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퀵-릴리즈 하네스(Quick Release Harness, QRH)란? 퀵-릴리즈 하네스는 플라스틱 캠버클, 금속제 Tri-glide, 토글, 후면 D-링 그리고 PFD 전체를 감싸는 4~5cm 정도의 웨빙으로 구성된 장비입니다. 급류구조 등 수상 구조 시 안전을 위한 효과적인 장비로 쓰입니다.
1960년대 유럽에서 처음으로 개념을 도입(분리형)하고 80년대에는 PFD와 일체형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부터는 ISO를 필두로 이 장비의 성능에 대한 표준을 만들어 현재는 수상 구조용 PFD의 기본 구성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사용방식은 웨빙을 Tri-glide에 완전히 통과시킨 뒤 버클을 통과해 고정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큰 힘을 받을 때도 풀리지 않으면서 원하는 순간에는 토글을 잡아당겨 손쉽게 해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비의 기본적인 성능 - 성능 인증기준 장비의 기본적인 성능은 인증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SO 기준이 있으며 미국(UL), 캐나다(CGSB), 영국 등 각각의 국가에도 기본적인 인증기준이 존재합니다.
이 장비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든 사용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할 때 신속하게 풀려야’하고 ‘원하지 않을 때는 풀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특정 하중에서 해제 장치의 풀림 여부를 테스트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ISO 기준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명시돼 있습니다.
QRH는 2500N의 최대 하중에서도 의도치 않게 버클이 해제되지 않아야 하며 이 장치를 해제(토글을 당겨 버클이 개방)하기 위해서는 110N(약 11kg) 이상의 힘을 사용했을 때 10초 이내에서 완전히 해제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올바르게만 세팅하면 큰 하중을 버팀과 동시에 작은 힘으로도 해제해 탈출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비입니다.
기본적으로 제조사는 다양한 체형의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판매하기 위해 웨빙을 길게 제작합니다. 구매자는 이 웨빙을 개인의 사이즈에 맞게 절단(Trimming)해야 합니다. 우리 소방관의 경우 대부분 공용장비고 어디까지 절단해야 하는지 몰라 거의 긴 웨빙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절단하지 않은 웨빙은 해제 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또 탈출 상황 등 하중 발생 시 전면부에서 발생하는 물살의 소용돌이(Eddy) 등으로 인해 버클 바깥쪽에 남아있는 웨빙이 꼬이면서 버클에 걸려 해제가 안 될 수도 있다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특히 긴 웨빙으로 해제가 느리게 되거나 걸리는 상황을 모면하고자 Tri-glide에 웨빙을 연결하는 걸 생략하고 플라스틱 버클에만 웨빙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이 장비가 큰 하중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이 금속 Tri-glide가 대부분의 하중을 받아주기 때문(캡스턴 효과)인데 이를 사용하지 않고 버클만 사용하면 원하지 않을 때 해제돼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장비 세팅 위 두 가지 문제점의 공통적인 원인은 ‘너무 긴 웨빙으로 빠른 해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의 사이즈에 맞게 웨빙을 절단하는 것입니다. 토글을 사용해 버클 해제 시 토글을 당기는 동작만으로 버클에서 웨빙이 빠질 수 있는 길이를 가장 적당한 길이라고 봅니다.
이는 장비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완전히 몸에 착용한 뒤 남은 웨빙의 길이가 10~15cm 정도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짧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QRH의 테스트 기준상 미끄러짐 허용 길이는 25mm이므로 최소한 25mm 이상은 남겨놔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인이 직접 구매한 장비가 아닌 이상 웨빙을 절단하는 덴 한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해제에 어느 정도 더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꼬여서 엉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남은 웨빙을 포켓 아래쪽으로 잘 정리해 둬야 합니다.
기존에는 수난구조 현장에서 안전 확보를 위해 손목 등에 로프를 묶고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확보줄의 중간부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당겨올 수 없고 구조대원 스스로 이탈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RH를 올바르게 세팅해 잘 사용한다면 이러한 방식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Live bait, V/Y-Lower, belayed wading, Entrapment 구조 등 다양한 특수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 좋은 장비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올바르게 세팅돼야 하며 전문 교육을 통해 활용 방법을 직접 배우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만약 현장에서 단순 확보용으로만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위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내용 정도는 숙지하는 게 좋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언급하지 못했지만 해외 일부 소방서에서는 플라스틱 버클을 활용해 웨빙 절단 없이 길이를 조절하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절단 없이 사용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장비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은 항상 이 장비를 사용하기 전 자신에게 맞도록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서울 서초소방서_ 방제웅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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