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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안전 인프라 감사] “소방산업기술원 민원 대처 미흡이 주방자동소화장치 폭발 사고 키웠다”

감사원, 주방자동소화장치 사고 감사 결과 발표… “소방청에 보고 않고 민원 종결”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3/27 [17:27]

[소방안전 인프라 감사] “소방산업기술원 민원 대처 미흡이 주방자동소화장치 폭발 사고 키웠다”

감사원, 주방자동소화장치 사고 감사 결과 발표… “소방청에 보고 않고 민원 종결”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0/03/27 [17:27]

▲ 2019년 초 전라남도 지역의 한 아파트 세대 내에 설치된 주방자동소화장치가 새벽 시간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폭발 소화장치에서 소화약제 용기와 밸브를 연결하는 이음부가 완전히 쪼개져 있는 것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소방방재신문

 

[FPN 박준호 기자] = <FPN/소방방재신문>이 지난해부터 연속 보도한 주거용 주방자동소화장치 폭발사고와 관련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이 대처에 미흡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원장 최재형)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20일 동안 실시한 ‘소방안전인프라 구축 및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 기술원은 2018년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주거용 주방자동소화장치 폭발 민원을 접수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3월 경 한 민원인은 ‘동일한 아파트에서 이미 6대의 주방자동소화장치가 갑자기 폭발했고 폭발한 용기의 파단면 등에 대한 육안검사와 성분분석을 직접 실시한 결과 황동 재질인 밸브에 부식성이 강한 소화약제가 스며들면서 부식이 진행돼 결함 밸브가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술원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술원은 해당 회사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민원인이 A/S 요청에 불만이 생겨 벌어진 일이라고 판단하고 이같은 사실을 소방청에 보고하지 않고 제조업체에 연락해 A/S 협조만을 당부한 채 민원을 종결 처리했다.

 

같은 해 9월에도 주방소화장치가 폭발했다는 민원을 재차 접수받았지만 소방청에 이첩하지 않고 ‘민원에 첨부된 사진만으로는 제품의 이상 유무를 알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이후 기술원은 업체에 A/S 받은 제품 시료를 확보할 수 있는지 문의조차 하지 않은 채 역시 민원을 종결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방청장은 소방용품의 품질관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유통 중인 소방용품을 수집해 검사할 수 있다. 기술원에는 제조단계에서의 제품검사 권한만 줬을 뿐 유통단계에서의 수집검사 권한은 위탁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기술원이 결함 제품 수집검사 권한이 있는 소방청에 이첩하거나 보고하는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월 무안 아파트의 주방자동소화장치 파열 사고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방청에 접수되고 언론에 보도가 되고 나서야 시료를 채취해 시험하는 등 후속사고 방지에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또 감사원은 기술원이 법령 근거조차 없이 주방자동소화장치의 부분품만을 형식승인 내주고 제품검사를 실시한 사실도 문제를 삼았다.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주거용 주방소화장치는 수신부와 감지부, 저장용기부 등이 상호 결합해 일정 조건하에 작동하는 하나의 소화 시스템이다. 따라서 시스템 전체가 아닌 그 부분품을 대상으로 형식승인 내주는 건 법령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술원은 법 근거 없이 부분품인 저장용기에 대해 별도로 형식승인 내줬다. 더 큰 문제는 제조업체가 완제품 형태로 형식승인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용기의 재질 등이 기존 제품과 동일한지 등을 조사하지도 않았다.

 

기술원은 2018년 10월부터 약 1년간 총 4만2700개의 저장용기를 부분품 제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검사 비용은 완제품 검사수수료 5247원이 아닌 429원을 적용했다.

 

기술원이 저장용기 제품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술원의 저장용기 제품검사 계획 자체에 주위온도 시험 등 5개 항목이 누락돼 있었고 소화시험 중 온도 상한 시험 등 6개 검사항목 내식시험과 재질 분석 시험 일부는 아예 하지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주방자동소화장치의 이해 못할 폭발 사고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방청은 파열사고 현장을 포함해 전국 54개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158대를 무작위로 표본 수집해 정밀 조사했다. 그 결과 제품 결함이 확인돼 지난 1월 6일 결함제품을 신제품으로 무상교환하고 이미 교체한 소비자에게는 환급하는 내용의 리콜 명령을 내렸다.

 

리콜 대상은 해당 업체가 2011년 10월부터 2014년 12월, 2015년 1월 1일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생산한 16개 모델 총 34만여 대다. 해당 업체는 소방청의 리콜 명령을 거부했고 소방청은 형사고발을 한 상태다. 소방청과 해당 업체는 리콜 타당성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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