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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외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

중증 응급 환자를 살리는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Ⅱ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이강현 | 기사입력 2020/05/20 [15:10]

선진 외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

중증 응급 환자를 살리는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Ⅱ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이강현 | 입력 : 2020/05/20 [15:10]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중증 응급환자를 빠르게 적절한 의료기관까지 골든타임 내에 이송해 최종치료를 받기까지 전 과정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선진국형 의료서비스다. 기본적으로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 체계를 수립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재정이 넉넉한 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미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가 구축된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하면 실수를 줄이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을 거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주요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시스템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의 시작

헬기는 기존 고정익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서 수직 이착륙할 수 있고 공중에서 정지도 가능해 산이나 바다에서의 재난자, 부상자 구출에 적합한 수단으로 이용됐다. 1939년 첫 비행을 한 헬리콥터의 효시인 VS-300을 개발한 이골 시코르스키는 “누군가에게 구조가 필요할 때 비행기는 하늘에서 꽃을 내려주는 것밖에 못 하지만 헬기는 내려서 목숨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말부터 실용화됐다.1) 미군은 시코르스키 VS-300을 발전시킨 R-4로 1944년 4월 미얀마 전선에서 부상 군인 4명을 구조ㆍ이송하는 데 사용했다. 일반인을 헬리콥터로 구조한 최초 사례는 1945년 11월 시코르스키 R-5가 코네티컷주의 폭풍으로 재난된 배에서 2명을 구조한 일이다.2) 한국전쟁(1950~1953년) 때는 헬기 구조가 매우 활성화됐다. 1951년 1월 처음으로 헬기 부대가 편성돼 8055 이동군외과병원(MASH, Mobile Army Surgical Hospital)에 배치됐다. 헬기가 활용되면서 부상병의 사망률은 2.5% 전후로 감소했다. 이후 베트남 전쟁에서 헬기 이송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돼 부상병의 사망률이 1~1.7%로 감소했다. 민간에서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각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중환자 응급처치 장비가 탑재된 전용헬기에 응급의료진이 탑승하고 요청 시 5분 내 출동을 목표로 한다. 20~30분 이내 현장에 도착해 전문인명구조술을 시행하면서 최종 치료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이런 목적은 나라마다 여건과 형편에 따라 운영 주체나 범위의 차이는 있으나 선진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의 근본적인 방향이다. 각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의 운영현황은 [표 1]과 같다.

 

▲ [표 1] 각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의 비교(*ADAC: Allgemeiner Deutscher Automobile-Club, DRF: German air rescue, REGA: Swiss air rescue, LAA: London air ambulance)


1. 미국

미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전쟁에서 구조와 부상자 처치 경험을 시작으로 민간까지 확대됐다. 베트남 전쟁에서의 역할을 인지한 미국 메릴랜드 주립 대학병원의 알 애덤스 코울리 박사는 일상적 응급의료체계에 적용하기 위해 메릴랜드 주지사와 경찰청장을 설득했고 1969년 메릴랜드주 전역으로 헬기 응급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알 애덤스 코울리 박사는 외상치료에 있어 ‘황금시간, Golden hour’의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헬기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미국에서는 1972년 이후 덴버의 성앤토니 병원을 시작으로 병원기반 응급의료 전용헬기 보급이 활성화됐다.

 

미국의 헬기응급의료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수혜자 부담 원칙으로 운영된다. 응급의료헬기 운영 거점 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은 국토가 넓어 의료접근성 강화를 위해 헬기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의 응급의료 헬기는 1980년에 32곳에서 운영하며 32대의 헬기가 운영됐으나 10년 후엔 174곳의 운영 거점에서 231대의 헬기로 증가했다. 2005년에는 272곳의 운영사이트에서 753대의 헬기가 운영됐다.3) 최근엔 그 수가 더욱 증가해 660개 이상의 거점에서 1000대 이상의 헬기가 활용돼 연간 약 35만명 이상이 헬기를 이용한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2. 독일

독일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뮌헨의 한 병원을 거점으로 1970년부터 시작됐다. 독일은 1960년대 말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매년 약 2만명 이상에 달했다. 이를 감소시키기 위해 독일 자동차연맹인 ADAC를 중심으로 시작된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1975년 8개 거점에서 운영됐다. 헬기가 병원에 대기하다가 출동 요청부터 2분 이내에 의사와 파라메딕을 태워 이륙하고 현장으로 가는 걸 원칙으로 했다. 헬기는 반경 50㎞ 정도의 지역으로 15분 이내에 의사가 현장에서 중증 응급환자에게 응급치료를 시행하는 걸 목표로 했다. 이는 ‘뮌헨모델’이라 불리며 유럽 각국의 모범이 됐다. 1980년 독일의 응급전용헬기 거점 수는 30개로 확대됐다. 그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5년 후 반으로 감소했고 30년 후에는 ⅓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게 단지 응급의료 헬기만의 공헌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망자 감소에 큰 역할을 한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그림 1] 독일 하노버 의대 병원에 대기 중인 응급의료 전용헬기

 

1990년 동서독일 통합을 거치면서 현재는 독일 전역(약 80군데)에 응급헬기가 배치돼 한곳 당 평균 출동 건수는 연간 약 1천 건 이상이다. 응급헬기의 운항은 ADAC 외에도 DRF, 민간헬기회사 등이 맡고 있다. 독일 내무부나 국방부도 상당수의 응급의료 헬기 지원을 하고 있지만 최근 그 업무를 민간으로 양도하는 추세다.

 

3. 스위스

스위스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서비스는 1952년 시작해 적십자 산하인 REGA에서 운영하고 있다. 스위스 내 13곳의 헬기 기지와 민간헬기 회사 2개의 기지를 활용해 헬기 18대가 운영된다. 이 헬기들은 알프스의 높고 험한 산악지대까지 연간 1만7천건 이상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1987년부터 야간에도 헬기 운항을 시작했으며 2019년 전체 임무 건수의 약 20%가 야간임무다.4)

 

일부 지역을 제외한 스위스 전역에는 의사가 탑승한 응급의료전용 헬기가 15분 이내에 날아간다. REGA는 스위스 국민의 약 ⅓ 이상이 연간 30 스위스 프랑 이상을 기부하는 기부금과 의료보험비로 운용된다. 

 

4. 영국

영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1987년에 정부의 관여가 거의 없이 운영되고 있어 취약한 구조였다. 하지만 런던의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세계적으로도 이상적이자 모범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런던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1989년 데일리 익스프레스 신문사의 기부로 AS365N 헬기를 런던시 내 위치한 로열 런던 병원 옥상에 대기시켜 런던시 내는 물론 주변을 포함한 반경 50~70㎞의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환자 발생 지점 200m 이내까지 접근해 착륙하는 걸 목표로 한다. 2007년 8월에는 영국 전체 26군데에 응급헬기 거점을 갖췄고 현재는 41곳의 헬기운영 기지가 있다. 그중 스코틀랜드의 2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주민의 기부금과 복권사업, 기업 후원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항공의료자선연합이 전 국민으로부터 기부금을 모아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항에 기부하고 있다. 

 

▲ [그림 2] 영국 런던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5. 일본

일본의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고베지진 이후 응급의료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독일의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영 시스템을 받아들여 2001년 도입됐다. 2020년 1월 현재 전국 44개 도도부현에 53대의 헬기가 배치돼 운영 중이다. 3개 지역을 제외한 도도부현마다 1대 이상의 닥터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닥터헬기는 병원에 배치돼 출동 요청 시 5분 이내 이륙을 목표로 한다. 헬기에는 조종사와 정비사, 의사, 간호사 각 1명씩 탑승한다. 2016년 기준 기지당 평균 492건 임무를 수행했으며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아직 야간에는 닥터헬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기지당 예산은 중앙정부 70%, 지방정부가 30% 정도로 담당하고 있으나 지자체의 재정 능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 [그림 3] 일본 前橋(마에바시) 적십자병원의 닥터헬리

 


1) Fortier R. Igor Sikorsky : one man, three careers National Aviation Museum 1996. http://www.aviation.technomuses.ca/assets/pdf/e_sikorsky.pdf 

2) http://www.sikorskyarchives.com/first.html 

3) HISTORY OF AIR MEDICAL AND AIR AMBULANCE SERVICES IN THE UNITED STATES. AIR AMBULANCE NEWS. August 21. 2012

4)スイスエアレスキュー(REGA)の 夜間運航について. 2020. 2. 

참고문헌)  西川渉ドクターヘリ“飛行救命救急室” 時事通信社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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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_ 이강현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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