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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소방 전술, ‘소방내전’ 교범의 핵심입니다”

[인터뷰] 경기 고양소방서 서은석 서장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0/05/25 [11:45]

“한국형 소방 전술, ‘소방내전’ 교범의 핵심입니다”

[인터뷰] 경기 고양소방서 서은석 서장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0/05/25 [11:45]

▲ 서은석 고양소방서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FPN 최누리 기자] = “효율적인 현장 지휘를 위해 국내ㆍ외 화재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지휘관이 정해진 답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술을 펼칠 수 있도록 ‘소방내전’ 교범을 만들게 됐죠”

 

‘소방내전’을 제작한 경기 고양소방서 서은석 서장은 1987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연천ㆍ일산ㆍ양주ㆍ의정부ㆍ용인소방서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대원들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지휘관으로도 정평 나 있다.

 

“바둑에서 중반전 싸움이나 집 차지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을 포석이라고 합니다. 건설 공사에 비유하면 기초 공사에 해당하죠. 돌을 어느 곳에 놓는지에 따라 판의 승패가 갈립니다. 화재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력과 장비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화재진압 양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서 서장이 ‘소방내전’을 만든 이유는 신속한 화재진압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 화재 사례를 분석했다.  

 

이 교범은 우리나라 전술과 해외사례를 비교해 지휘관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소방차량 부서 방법과 고시원 등 장소별 화재 특징, 화재진압 방안 등 효율적으로 소방차량을 배치하고 소방호스를 이용해 신속하게 현장 접근하는 ‘한국형 현장대응 전술’이 바로 ‘소방내전’의 핵심이다. 

 

▲ ‘한국형 현장대응 전술’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박광진 소방경, 김남휘 소방경, 서은석 소방준감, 박세관 소방위(왼쪽부터)     ©고양소방서 제공

 

‘한국형 현장대응 전술’은 소화전을 중심으로 소방 물탱크차를 배치하고 현장 소방대원들이 소화전으로부터 수관을 길게 펴 원활한 현장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다. 다시 말해 소화전을 중심으로 소방차량이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화재진압의 대전제는 원활한 수원 공급 여부입니다. 구간별로 소방차량을 배치하고 소화전으로부터 일정한 거리 이내로 수관을 연결하는 방법은 세계적인 표준이죠. 그간 우리나라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던 걸 1년간의 노력으로 정착시켰습니다”

 

서 서장은 전술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형 소방호스 전개기도 개발했다. 경량 재질로 제작된 이 전개기는 소방관 1명이 직접 소방호스를 전개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초기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호스 전개의 필요성은 늘 느껴 왔습니다. 지역 특성상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 종종 놓이곤 합니다. 이에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소방호스 전개기 개발에 돌입했고 이후 접이식과 이동식, 휴대용 등 세 가지 전개기를 만들어 냈죠”

 

실제 활용된 사례도 있다. 지난 3월 27일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에 있는 한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소화전에서 300m 떨어진 곳이라 펌프차 진입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전개기 덕분에 불이 난 지점까지 달려가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이와 연계해 한국형 현장대응 전술을 위한 지휘관 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휘관이 진압 방법과 대원ㆍ소방차 배치, 지휘 방법 등을 즉시 판단해 현장을 운영하지 않으면 골든타임 내 화재를 진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 서은석 고양소방서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고양소방서 제공

 

“현장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휘관은 3차원적인 시각을 갖고 현장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매주 간부회의 등 훈련에서 작전도를 활용해 지휘관으로서 어떤 지시를 내릴지 점검하고 있습니다” 

 

정년을 1개월 앞둔 서 서장은 이번 ‘소방내전’을 끝으로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마무리 짓는다. 그가 현장에 필요한 전술 등을 연구한 배경은 지휘관이 상황별 지시를 내리면 대원들이 움직이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현재 ‘소방내전’은 국가기록원 정부간행물로 등록된 상태입니다. 제 바람은 ‘소방내전’이 각 소방서 실정에 맞는 교범으로 개선돼 화재 현장에서 활용됐으면 합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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