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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천 화재 재발 막는다” 범정부 합동 대책 발표

건축 마감재 기준 대폭 강화… 적정 공기 산정 의무화
‘공사장 화재안전기준’ 제정… 방화포 난연성능 기준 마련
화재안전관리자 선임 의무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 확대
패트롤 점검 대폭 확대하고 지역에는 건축안전센터 설치
화재 예방활동 전문교육 과정 개설, ‘다중인명피해처벌법’ 제정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0/06/20 [23:58]

정부 “이천 화재 재발 막는다” 범정부 합동 대책 발표

건축 마감재 기준 대폭 강화… 적정 공기 산정 의무화
‘공사장 화재안전기준’ 제정… 방화포 난연성능 기준 마련
화재안전관리자 선임 의무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 확대
패트롤 점검 대폭 확대하고 지역에는 건축안전센터 설치
화재 예방활동 전문교육 과정 개설, ‘다중인명피해처벌법’ 제정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0/06/20 [23:58]

▲ 38명이 숨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정부가 38명이 숨진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마감재 화재안전기준을 모든 공장과 창고로 확대하는 등 강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법무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했다. 

 

앞서 정부는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범정부 화재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은 이천 화재를 계기로 시공 중인 건설 현장에 초점을 맞췄다.

 

기업의 비용 절감보다 노동자의 안전을 우선 고려하고 건설공사 위험요인의 단계별 파악과 지속적 관리를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또 안전 규정이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도록 개선 과제 목표를 설정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세부 내용을 조명한다.

 

▲ 근원적 문제 해결을 통한 건설현장 화재사고 근절     ©고용노동부 자료 제공

 

모든 공장ㆍ창고까지 난연성능 마감재 적용 확대 

정부는 먼저 화재 시 대형 인명피해 발생 요인으로 지목된 샌드위치패널 등 건축자재의 화재안전기준을 강화한다. 현재는 600㎡ 이상 창고나 1천㎡ 이상 공장에만 마감재 화재안전기준(난연성능 이상)을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공장과 창고까지 확대한다. 

 

샌드위치패널을 마감재로 사용할 경우 준불연 이상 성능을 확보하고 심재는 무기질(그라스울 등)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준불연은 700℃에서 10분 이상 불이 붙지 않는 성능으로 난연보다 대피 시간을 두 배 이상 확보할 수 있다.

 

▲ 공장ㆍ창고 건축물 건축자재 사용기준     ©고용노동부 자료 제공

 

냉동창고 우레탄폼 작업과 같이 난연성능에 못 미치는 단열재 사용이 불가피하면 건축심의를 받고 전담감리를 배치해야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오는 2025년까지 우레탄폼 등 단열재의 화재 안전성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또 인접 건축물 이격거리에 따라 방화유리창(화염ㆍ연기 30분 이상 차단)이나 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토록 하고 창호의 경우 화재안전성능 기준을 독일 등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릴 계획이다.

 

화재안전 품질인정 제도도 도입한다. 건축자재 화재안전성능과 관련 업체의 품질 관리능력을 모두 평가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인정을 취소하는 등 형사 처벌과 함께 행정 제재도 적용할 방침이다. 

 

▲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우리나라 건축 실태에 산적한 다양한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화재로 38명에 달하는 건축 공사 인부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최누리 기자

 

공공ㆍ민간공사 적정 공기 산정 의무화 

정부는 공공과 민간공사의 적정한 공사 기간 산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계획과 설계단계에서 전체ㆍ직업별 공사 기간을 산정하고 전문가 안전성 검토를 무시하는 등 무리한 공기 단축을 지시하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 불량 건설업체 명단을 공개해 발주자 등이 안전 시공능력을 확인하고 적격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화재 등 사망사고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개편해 현장 안전활동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대형사고 시 근로자에게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근로자 재해보험 가입도 의무화한다. 보험료 일부는 발주자가 부담하고 우수 시공사가 수주에 유리하도록 보험료 편차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장 위험요인 개선에 충분히 사용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의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회계시스템 항목에 관련 내용을 포함하고 중대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경우 사용 실적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 화재 대책 이후 주체별 역할 변화     ©고용노동부 자료 제공

 

화재안전관리자 선임 의무화 

화재 위험 작업의 안전조치도 강화한다. 가연성 물질 취급작업과 화기 취급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지 않도록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감리 담당자에게 공사 중지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인화성 물질 취급작업 시 가스경보기와 강제 환기장치 등 안전설비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의 ‘공사장 화재안전기준’도 제정한다. 

 

또 인화성 물질 농도 기준을 설정하는 한편 인화성 물질 작업 시 제트팬과 국소환기장치 등 강제 환기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정부는 제트팬 등 화재 예방 장치에 드는 설치비용을 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화기 작업 시 사용하는 방화포에 대한 난연성능 기준과 사용기준도 마련한다.

 

위험작업 감시기능 강화 방안으로는 안전 전담감리를 도입해 공공공사는 규모와 관계없이 배치하고 민간공사는 상주감리 대상에 배치한다. 

 

또 시공 중인 건축물에는 화재안전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고 안전관리자 선임대상을 현행 120억원 규모 공사에서 50억원으로 확대한다. 원청에는 미리 위험한 작업의 일시와 내용, 기간 등 정보를 파악해 하청 업체들의 작업조정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안전관리 계획 의무 강화, 화재대응체계 개편 추진

적정 대피로 확보와 비상대피훈련 등 긴급조치계획을 반드시 수립해야만 착공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안전관리계획 수립기준 내 비상시 긴급조치계획을 개선하기로 했다.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안전위험이 높은 작업 이후에는 비상 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월 1회 진행하고 그 여부를 현장 감리ㆍ감독이 확인하도록 했다. 

 

▲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소방방재신문

 

소방은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 체계 방안을 구축한다. 전국 단위 119통합상황관리체계를 만들어 전국 시ㆍ도에서 가용할 수 있는 소방력을 파악해 대응할 방침이다. 

 

또 시ㆍ도별 경계지역에서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공동대응할 수 있는 출동체계를 만든다. 기존에는 관할 중심의 출동체계였다면 앞으로는 거리 중심 출동대가 편성된다. 

 

화재 초기부터 출동대를 확대 편성하고 인명구조 우선 원칙에 따른 현장 지휘 활동과 긴급구조통제단 운영이 이뤄진다. 인명구조 순서는 ▲인명 위험이 절박한 부분 또는 층 ▲중상자, 노인, 아이 등 위험도 높은 사람 우선 구조 ▲자력 피난 불능자 우선 구조 등이다. 

 

패트롤 점검 ‘화재 사고’까지 확대

건설 관련 경력자 등 민간인력을 채용해 순찰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지킴이를 현재 200명 수준에서 400명으로 늘리고 국민감시단은 국토관리청(5개)별 10~20명을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안전보안관의 경우 1만여 명을 추가 투입해 화재 위험과 위험시설물을 살핀다.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지도ㆍ점검 등을 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중앙정부는 위험작업 시기 등 현장 정보를 공유해 재정과 교육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최누리 기자

 

지역건축안전센터를 통해 지자체 건축 현장을 관리하는 기능도 강화한다. 이에 2021년까지 광역 시ㆍ도와 인구 50만명 이상 지자체 지역에는 건축안전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민간순찰자와 지자체 등이 위험 현장을 발견하면 고용노동부 또는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에 통보해 신속한 점검이나 감독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패트롤 점검을 ‘화재’ 사고까지 넓히고 패트롤카도 108대로 확대한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소방청, 지자체가 합동으로 정기적인 조사와 점검도 진행한다. 

 

화재 예방활동 전문교육과정 개설

화재 예방을 위한 교육 체계도 강화한다. ‘산재예방요율제 사업주 교육’에 화재 위험요인과 조치 등의 내용을 추가할 계획이다. 제조업 등 50인 미만 사업주가 관련 교육을 이수하면 1년간 산재보험료를 10%로 할인해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화재 예방 활동 관련 전문 교육과정을 개설ㆍ운영해 사고 시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소방안전원 14개 지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 6개 광역본부에서 전문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정부는 화재폭발 등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고 관련 내용을 홍보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이행할 수 있는 위험작업별 안전조치 표준매뉴얼도 보급한다. 

 

▲ 경기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최누리 기자

 

‘다중인명피해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

올해 안에 기업ㆍ경영책임자의 사업장 안전에 대한 관심과 책임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부터 ‘법인과 경영책임자 책임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다중이용시설과 산업재해 등으로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다중인명 피해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특별법도 제정한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건에 대한 구형 기준을 개선하고 양형위원회와 양형기준 개선을 합의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4일 양형위원회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건을 독립범죄 군으로 설정하고 기업 벌금형에 대한 양형기준 신설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는 장관은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이번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현장에서 실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다”며 “기업 경영책임자들이 안전을 경영 핵심가치로 인식한다면 우리 일터는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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