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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규격 바뀐 방화장갑, 얼마나 아시나요?

두 배 껑충 뛴 가격 ‘화들짝’ 이유 있는 가격 변화
‘방화장갑’ 명칭은 똑같지만 Type 따라 특성 달라
“원하는 게 무엇이냐” 편의? 안전? 알고 선택해야

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0/06/22 [10:00]

[FOCUS] 규격 바뀐 방화장갑, 얼마나 아시나요?

두 배 껑충 뛴 가격 ‘화들짝’ 이유 있는 가격 변화
‘방화장갑’ 명칭은 똑같지만 Type 따라 특성 달라
“원하는 게 무엇이냐” 편의? 안전? 알고 선택해야

신희섭 기자 | 입력 : 2020/06/22 [10:00]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활동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개인보호장비. 그중에서도 방화장갑은 소방관의 손과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필수 장비다. 불꽃이나 열, 이물질 등으로부터 소방관을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방화장갑은 지난해 새로운 표준규격이 만들어졌다. 이 규격에 맞춰 인증을 획득한 방화장갑(화재진압용 장갑)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각 시ㆍ도 소방본부는 출시를 기다렸다는 듯 구매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과거 단 한 가지 기준으로만 운영될 때와 달리 새롭게 정립된 표준규격에서는 Type 1과 Type 2로 성능의 세분화가 이뤄졌다. 겉으로 보면 두 Type 모두 명칭은 방화장갑으로 같지만 성능을 따져보면 엄연히 다른 제품들이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아직 이렇게 분리ㆍ운영되는 방화장갑의 표준규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두 Type의 장갑이 동일한 성능을 가진 제품이라고 오해 하는가 하면 심지어 디자인이 다른 장갑을 Type으로 나누고 있다고 착각하는 소방관까지 생겨나고 있다. 장비 성능에 대한 소방청의 홍보도 미진한 실정이어서 방화장갑을 바라보는 소방관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119플러스>가 새롭게 변화된 방화장갑 구매에 있어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과거 기준과 현재 운영되는 표준규격을 꼼꼼히 비교해 봤다. 과연 어떤 개선이 이뤄진 걸까. 또 Type 1과 Type 2 장갑의 성능은 무엇이 다른걸까.

 


장갑 소재부터 변화 불러온 강화 기준

소방장비의 규격과 내용연수에 관한 규정은 그간 고시에 위임 근거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 12월 27일 ‘소방장비관리법’이 시행되면서 고시 내용이 법률로 이관됐고 소방장비에 대한 표준규격도 새롭게 제정되기 시작했다.

 

방화장갑은 방화두건, 안전헬멧 등과 함께 가장 먼저 표준규격이 만들어졌다. 과거 방화장갑은 약 19종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인증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약 29종의 시험에서 합격해야만 인증 획득이 가능하다. 

 

내염ㆍ내열성 분야 시험의 경우 과거 기준에서는 열 통과, 내열, 방염 성능, 열방호 성능, 복사열 성능 등으로 진행됐다. 표준규격에선 난연 성능과 불꽃열ㆍ복사열 방호 성능, 불꽃ㆍ복사열 방호 성능, 내열 성능 등으로 시험 항목이 구체화됐다.

 

이 중 난연성능의 경우 시험 과정에서 봉제 부분이 터지면 불합격이다. 또 불꽃열ㆍ복사열, 접촉열 차단성능 등도 ‘KS K ISO’ 관련 규정에 따라 더욱 엄격해졌다.

 

방수성능도 표준규격에서는 과거 기준보다 강화된 ISO 규격을 따른다. 과거 기준에서는 장갑 착용 후 표면장력 34dyne/㎝ 이하 수용액에 담가 장갑 내부에 13.8㎪ 압력으로 5초 동안 공기를 불어 넣어 누설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시험했다.

 

표준규격에서는 세탁시험 뒤 24시간 컨디셔닝한 후 면장갑을 착용하고 방화장갑을 꼈을 때 젖지 않아야만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방화장갑에 대한 인증기준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장갑의 소재다. 최근 인증을 획득한 장갑을 살펴보면 겉감에 아라미드보다 성능이 우수한 PBI를 사용했다. 과거에는 PBI를 사용한 장갑이 없었기에 이런 변화는 강화된 기준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 투습방수층에도 고어텍스사의 멤브레인이 적용된다. 고어텍스사의 멤브레인은 현존하는 원단 중 투습방수력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각 시ㆍ도 소방본부의 최근 입찰공고 내용을 보면 장갑 가격은 20만원을 상회한다. 조달청에 10만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등록됐던 과거 방화장갑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명칭은 같지만 Type 달라” 시험 항목부터 차이

방화장갑 규격 변화 중 가장 큰 사항은 Type의 구분이다. 이렇게 Type 1과 Type 2로 세분화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일선 소방관들의 요구 때문이다.

 

표준규격 제정 당시 소방청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소방관이 착용하는 장갑 수준으로 우리나라 방화장갑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고심 끝에 소방청은 표준규격을 Type 1과 Type 2로 나눠 운영하고 일선 소방관들이 Type을 직접 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규격 설정 취지와 달리 현실에선 Type을 구분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소방관서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방화장갑을 구매하고 있다. 그런데 Type 1과 Type 2는 방화장갑이라는 동일한 명칭과 코드로 나라장터에 등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차이점을 인식하는 소방관들은 많지 않다.

 

시험 항목의 세부내용을 보면 Type 1과 Type 2는 성능적으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염연히 다른 장갑이라는 얘기다. 

 

Type 1과 달리 Type 2 장갑은 용액침투 저항 시험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이 시험은 투습방수층 재료와 솔기 부분에 적용되며 황산과 염산, 수산화나트륨, o-Xylene 등 4종 용액을 이용해 진행된다. 

 

또 Type 2의 경우 불꽃열, 복사열, 불꽃열ㆍ복사열, 접촉열 차단 성능의 합격조건도 Type 1 장갑보다 월등히 높다.

 

장갑의 불꽃열 방호성능 합격 조건은 열전달지수(heat transfer index, HTI)에서 차이를 보인다. Type 1은 HTI24 ≥ 13초, HTI24 - HTI12 ≥ 4초다. 반면 Type 2는 HTI24 ≥ 17초, HTI24 - HTI12 ≥ 6초로 값이 크다. 

쉽게 말해 섬락 수준의 불꽃열에 노출됐을 때 방화장갑 안쪽 온도가 24℃ 상승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Type1은 13초 이상, Type 2는 17초 이상이 돼야 한다는 소리다. 

 

복사열 방호성능도 Type 1은 RHTI24 ≥ 20초, RHTI24 – RHTI12 ≥ 4초인데 Type 2는 RHTI24 ≥ 26초, RHTI24 – RHTI12 ≥ 8초다. 히팅기를 이용해 열을 가했을 때 방화장갑 안쪽 온도가 24℃ 상승하는 데 소요 시간이 Type 1은 20초, Type 2는 26초 이상 돼야 합격이다.

 

단순히 몇 초 차이처럼 보이지만 불꽃이나 열에 노출된 소방관의 안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기계적 특성을 시험하는 항목 중 내마모성에 대한 합격 조건도 두 Type의 장갑이 서로 다르다. 방화장갑의 내마모성은 ‘KS K ISO 12947-2:2014’에 따라 300g/㎡의 가동된 사포지(grade 100/F2)로 9㎪의 압력을 가해 진행한다. Type 1의 경우 2천회, Type 2의 경우 8천회 이상 마모 횟수를 견뎌야 한다. 부연하면 이 역시 내마모성이 Type 2가 네 배 이상 뛰어나다는 걸 보여준다.

 

▲ 표준규격 시행 이전 소방관들이 구매하던 방화장갑

 

Type 나뉜 방화장갑, 특성 제대로 알고 구매해야

표준규격 시행 이후 방화장갑에 대한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2종이다. 각각 Type 1 제품과 Type 2 제품으로 제조사도 서로 다르다.

 

현재 시ㆍ도 소방본부에서는 자체 품평회와 소방청에서 지난 2월 개최한 ‘중앙소방장비시연회’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방화장갑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품평회나 시연회가 개최될 당시에는 인증을 획득한 장갑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증조차 없는 제품으로 평가가 진행된 셈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장갑을 구매하는 소방관서에서는 새롭게 만들어진 표준규격에 따른 장갑의 성능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품평회 또는 시연회 당시 성능이나 착용감만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선된 방화장갑 표준규격에 따른 이해가 시급한 이유다.

 

소방청에 따르면 과거 표준규격 제정 이전의 장갑과 Type 1의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추가된 시험항목 탓에 몇몇 기준이 강화된 건 사실이다. 

 

중요한 건 Type 2 방화장갑에 대한 이해다. Type 2 장갑의 성능은 과거 방화장갑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불꽃열과 복사열 방호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위험 물질이 장갑 내부로 침투하는 시험은 Type 2 장갑에서만 이뤄진다. 이는 유해물질 등으로부터 소방관 손의 보호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방호성능과 위험 물질 침투 방지 성능을 확보한 탓에 사실 착용감은 Type 1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Type 1보다 더 오랜 시간 방호성능을 가져야 하는 Type 2 장갑은 그 특성 때문에 사용되는 소재가 많아지고 두꺼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방청이 방화장갑의 타입을 두 가지로 구분한 이유는 장비를 선택하는 소방관의 안전과 편의성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소방관의 장갑 사용에 대한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화장갑에 대한 이해부터 올바로 하는 게 필요하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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