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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조사관 이야기] 부주의? 전기적 요인? 화재 원인은 어떤 차이가 있나?

경기 부천소방서 이종인 | 기사입력 2020/08/20 [10:00]

[화재조사관 이야기] 부주의? 전기적 요인? 화재 원인은 어떤 차이가 있나?

경기 부천소방서 이종인 | 입력 : 2020/08/20 [10:00]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실수로”라는 말과 “깜빡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조그만 잘못은 사과보다는 그냥 웃어넘기는 게 미덕처럼 여겨진다.

 

“미안해. 내 잘못이야!” 하는 사과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데 쑥스러워서 “미안해. 내 잘못이야!”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리 간단한 실수라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서로가 더 좋은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신뢰가 돈독해질 수 있단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작은 실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다면 “에이, 설마! 그게 원인이라고…”라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안전수칙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상당히 많은 일을 무심코 또는 간단하게 간과하고 스스럼없이 지나치고 있단 걸 깨닫게 될 거다.

 

실제 자동차로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창문을 열고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이 참 많다. 담배를 피울 땐 즐거운 마음으로 내 기호를 즐기고 담배꽁초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담배를 다 피우고 나면 담배 냄새가 싫은지, 내 차 안에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인지, 차창 너머로 휙 던져버리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또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어떤 전기기기를 목적에 따라 다 사용하고 나면 전원 코드를 뽑아 두거나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안전 수칙이다. 귀차니즘이나 편의주의에 의해 그냥 지나칠 뿐… 이런 간단하고 쉬운 안전수칙을 실천하다 보면 재난은 멀리 여행을 떠나고 행복은 나도 모르게 내 곁을 지킨다.

 


 

어느 겨울날 공장 화재

어느 해 겨울 새벽녘 겨울비가 살포시 내리던 날 발생한 화재다. 화재는 무인경비 시스템 직원이 현장을 확인한 후 신고했고 불길이 거세게 올라오고 있어 정확한 발화지점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모든 화재 현장에서 단독건물 화재면 화재조사관은 발화지점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 발화지점을 알 수 없는 데다가 두 건물이 비슷하게 연소하고 있었다면 현장에 잔류한 연소 흔적과 객관적인 증거를 모두 수집해 발화지점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두 개 이상 건물에서 동시에 연소하는 현상이 목격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더욱더 신중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해야만 한다.

 

현장에 공개된 증거를 수집하라!

화재 현장에는 공개 증거와 비공개 증거가 있다. 먼저 공개된 증거를 수집하고 비공개 증거는 절차를 밟아 수집해야 한다. 공개 증거는 건물 주변이나 외부에 나타난 연소 흔적 또는 전기시설 차단 여부, 화재 당시 풍향, 비에 노출된 지점 등이다.

 

외부에 남은 연소 흔적은 누구나 쉽게 접하고 볼 수 있는 증거들이다. 이 증거들은 객관적이지만 현장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엉뚱하게 소문이 나기도 한다.

 

전기시설 차단 여부는 차단기 2차 측 문제로 발생한 차단인지, 화재를 인지하고 인위적으로 차단한 증거인지를 분리해 확인해야 한다. 외부에 가연물은 없었는지, 가연물의 연소 상태는 어떤지, 연소 당시 풍향은 어느 방향이었는지 등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해야 한다.

 

화재 당시에는 비가 왔기 때문에 외부로 나타나는 연소 현상에는 차이가 있다. 비에 젖은 부분과 젖지 않은 부분의 연소 차이가 크게 나타나진 않지만 연소한 패턴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샌드위치 패널에 무레아 패턴(Moire pattern)은 거의 변함 없이 나타나지만 변색 흔적은 냉각 속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 [사진 1] 화재 현장


[사진 1]과 같이 건물과 건물이 맞닿은 부분에서 화염이 분출해 어느 쪽이 먼저 연소하고 어느 쪽이 연소 확대한 부분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목격자 진술을 청취하라!

목격자 윤모씨는 조간신문 배달 중 “하늘에 까맣게 연기가 올라와 건물을 쳐다보니 건물 2층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고 있었다”고 했다.

 

무인경비 시스템 직원인 이모씨는 “침입경보가 울려 현장에 출동하니 OO테크 뒷부분에서 불길이 솟고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했다. “어느 쪽에서 먼저 불길이 올라오던가요?”라고 물으니 “불길이 어느 지점에서 먼저 솟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두 건물 다 불길이 있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사진 2] 지붕 변색 흔적


지붕은 연분홍색으로 잔류했다. 연분홍색의 짙고, 옅은 차이만 있을 뿐 전체적으로 고르게 연소한 흔적이 있었다. 목격자 진술과 목격자가 있던 위치를 확인하고 불길이 어떻게 보였는지, 불길을 보는데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은 없었는지 등을 고루 살펴 화재지점을 추론해야 했다.

 

전기시설을 확인하라!

현장에 잔류한 증거 중 차단기를 확인하면 통전 여부 정도는 알 수 있다. 공급에 이상이 발견된다면 공급부터 말단 부하까지 확인해야 한다.

 

건물 내 전선과 배전반 차단기의 이상 유무, 통전 여부를 확인했는데 A 공장 차단기 대부분은 트립(Trip) 돼 있었다. 차단기가 트립됐다는 건 차단기 2차 측에 전기적 이상이 발생했다는 객관적 증거긴 하지만 트립만으로 화재 발생을 입증할 수는 없다.

 

화재 발생 이후에 차단기가 트립됐는지, 전기적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했는지 등 선ㆍ후를 입증할 수 있는 시간적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트립된 차단기 만으론 이상 여부 확인은 어렵고 통전 여부 확인만 가능하다.

 

▲ [사진 3] A 공장 차단기

 

차단기는 [사진 3]과 같이 트립된 상태로 잔류해 있었다. 그러나 공장 소훼 상태가 심하고 전선이 용융된 상태인 것만으로는 전기적 이상을 논할 수 없다. 화염이 계속해 머물고 전선이 용융된다면 잔류한 흔적으로는 전기적 이상이나 용융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전기시설을 확인할 때는 연소한 건물 모두를 확인해야 한다. 작게 소훼했다고 발화지점에서 제외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 작게 소훼한 부분에서 점화원을 제공하고 소진된 후 주변 가연물이 더 많이 소실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사진 4] B 공장 배전반


[사진 4]와 같이 B 공장 배전반 차단기는 전혀 이상 점이 없었다.

 

▲ [사진 5] COS

 

[사진 5]와 같이 전봇대 COS는 탈락해 있었다. 전봇대에 연결된 전선은 A 공장과 B 공장으로 연결됐다.

 

전기시설을 놓고 보면 발화지점은 A 공장이다. 그러나 전기시설만으로 발화지점을 단정할 수 없다. 전기선이 연결된 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전봇대와 변전설비, A 공장, B 공장이 연결돼 있었다. 차단기 트립은 A 공장에만 있고 B 공장에는 없었다.

 

내부 가연물과 연소 패턴을 살펴라!

건물 내부 연소 흔적이 어떻게 잔류했는지, 내부 소훼 형태와 지붕의 변색 흔적이 상관관계가 있는지, 내부 연소 방향성과 외부에 나타난 변색 흔적의 방향성이 맞는지를 확인했다.

 

▲ [사진 6] A 공장 사무실


A 공장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소훼돼 있는 데다가 방향성이 나타나 있어 연소점을 추론할 수 있었다. [사진 6]에서 보듯 내부 중앙은 천장 샌드위치 패널이 소락됐다. 입구 칸막이에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화염이 진행한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건물 내 구획실 연소 현상은 공기의 유동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소 진행으로 창문이나 문이 개방돼 공기가 유입되면 연소 패턴이 달리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도 A 공장 사무실은 연소 형태의 방향성이 잔류했다.

 

사무실에서 발화한 흔적보다 다른 곳에서 연소한 열로 연소 확대해 탄화한 형태로 판단했다. 사무실과 맞닿은 회의실 탁자는 원형으로 유지돼 있었고 천장과 벽면이 붕괴한 상태였다. 따라서 A 공장 사무실과 회의실은 화염이 분출한 흔적보다 다른 지점에서 발화해 연소 확대한 현상으로 판단하고 발화지점에서 제외했다.

 

▲ [사진 7] A 공장 회의실


샌드위치 패널 벽면에 나타난 흔적은 위에서 아래로 하방 연소한 흔적이 식별됐다. 회의 테이블 위의 종이나 가연물들은 연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 이런 흔적들은 화염이 직접 전파된 게 아니라 샌드위치 패널 벽에 막혀 간접으로 전파한 흔적이라고 판단해 발화지점에서 제외했다.

 

▲ [사진 8] A 공장 사장실

 

붕괴한 지점도 세심히 살펴라!

A 공장 사장실도 내부 벽면이 붕괴해 철골만 남았다. 사장실 소훼 상태로는 화염의 방향성을 판단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고루 소훼되고 붕괴해 마치 발화지점으로 오판할 수 있는 형상들이 식별됐다.

 

현장은 잔류한 패턴만으로 발화지점을 판단할 수 없다. 내부 가연물 종류와 위치, 공기 유입경로, 건축물 형태 등을 모두 꼼꼼히 살피고 연소 방향성을 확인해야 오류가 적다.

 

▲ [사진 9] A 공장 실험실


A 공장 실험실 책상 주변과 하단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연소가 진행한 형태였다. 왜냐하면 [사진 9]의 오른쪽은 화염에 의한 연소로 색깔이 선명했고 왼쪽은 검게 그을린 형태와 미연소 가연물이 식별됐기에 [사진 9] 우측에서 좌측으로 화염이 진행한 형태로 판단했다.

 

작은 단서라도 챙겨라!

화재 현장에서는 하나의 작은 단서라도 수집하고 생각하면서 연소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 건축물 내부 구획실 화재에서 가연물 위치와 공기 유입경로에 따라 잔류한 패턴이 달라진다.

 

따라서 패턴으로만 섣불리 발화지점이나 연소 방향성을 판단하면 오류가 발생한다. 즉 연소 방향성과 가연물 종류, 위치, 양, 공기 유입경로 등을 종합해 판단하고 지붕의 변색 흔적이 있다면 함께 판단해야 한다.

 

특히 현장을 조사할 때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나 차량 블랙박스 등이 없는지, 건물에 무인경비 시스템은 설치돼 있는지, 모두 확인하고 조사해야 정확한 화염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 [사진 10] A 공장 실험실


A 공장 실험실 도금조다. 연소 형태가 심하고 가운데 부분이 밝은 색으로 변색한 건 다른 부분에 비해 계속 연소했거나 가연물이 많았을 거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실험 도금조에는 비슷한 가연물이 있었다. 따라서 [사진 10]과 같이 흔적이 잔류하고 주변으로 분열한 흔적이 관찰되는 건 발화지점일 가능성이 크다.

 

▲ [사진 11] 스위치


도금조는 4개의 실험조로 각각 구분해 이뤄져 있었다. 각 실험조 별 스위치 1개는 OFF, 1개는 ON 위치로 확인됐다. 실험실 도금조가 켜져 있었던 거로 판단했다.

 

발열 여부를 확인하라!

실험 도금조 작동 스위치 1개가 켜져 있는 게 확인됐고 도금조 내부에는 시즈 히터(Sheath Heater)가 관찰됐다. 이 중 하나에서는 특이점이 관찰됐다.

 

▲ [사진 12] 시즈 히터(Sheath Heater)


[사진 12]처럼 시즈 히터는 유독 하나만 하단까지 탄화했고 벽면에 적 산화 현상이 잔류한 히터가 식별돼 발열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발열됐다면 통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전선의 이상 점은 없는지, 전선 연결 부분에 특이점은 없는지, 차단기가 설치돼 있는지, 플러그를 사용했는지 등을 확인해 통전 여부를 판단했다. 현장에서 플러그 받이가 용융된 채 발굴됐고 도금조에 연결된 전선에서도 용융 흔적이 발견됐다.

 

A, B 공장 연소 형태를 비교하라!

도금조 실험조가 A 공장 전기시설의 특이점 중 말단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인접한 B 공장 연소 형태는 어떤지 살펴 A 공장 연소 형태와 발굴된 증거를 비교해 발화지점을 찾아야 한다.

 

▲ [사진 13] B 공장 내부


B 공장 내부도 A 공장과 비교했을 때 소훼 상태나 천장의 붕괴 형태가 비슷했다. A 공장과 인접한 부분이 비슷한 연소ㆍ붕괴 형태로 식별돼 발화지점을 찾으려면 정확한 증거가 필요했다.

 

▲ [사진 14] B 공장 공실


B 공장 일부가 공실임에도 [사진 14]와 같이 소실되고 천장이 붕괴했다. 이러한 형태는 가연물이 있어야 함에도 가연물은 확인되지 않았고 천장이 연소 확대한 방향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천장은 말이 없었다. 샌드위치 패널로 내부 가연재는 모두 소실됐고 철재에도 방향성이 전혀 없었다.

 

▲ [사진 15] B 공장 내부


B 공장 내부는 A 공장 내부보다 더 많이 소훼되고 붕괴했다. 두 공장의 업종과 가연물을 비교해 봤는데 두 공장 모두 도금공장이었고 가연물 양도 대동소이했다. 연소 흔적만으로 발화지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기계적 증거를 확인하라!

다행히 두 공장 모두 무인경비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무인경비 시스템 경보 시간과 감지기 위치를 확보하면 발화지점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시간 차이를 확인하고 감지기 위치가 확보된다면 발화지점을 찾는 객관적 근거로 활용하는 데 참 좋은 증거가 된다.

 

무인경비 시스템의 침입경보나 열선 경보를 확인할 경우 주의할 점이 있다. 감지기가 설치됐다면 감지기 설치 위치가 발화지점이 아닐 수 있다. 감지기가 바라보고 있는 지점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감지기는 그 불빛 또는 열을 보고 감지하기에 설치된 지점이 아니라 바라보고 있는 지점이 발화지점일 수 있다.

 

이런 경우 발화지점을 정확히 판단하려면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 도면이 필요하다.

 

▲ [그림 1] A 공장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 도면

 

▲ [그림 2] B 공장 무인경비 시스템 설치 도면


도면을 확인한바 구획실마다 감지기가 설치돼 있으나 1회선에 여러 개의 감지기를 설치해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지기가 설치된 경우 감지기 번호를 확인하고 그 지점의 연소 형태를 비교해 발화지점을 결정할 수 있다. 이 사건은 화재 원인보다 발화지점이 더 중요한 사건이었다. 화재로 인해 세 개 공장에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발화지점을 명확히 하고 화재 원인을 규명해야 했다.

 

▲ [그림 3] A 공장 무인경비 신호 내역


A 공장 무인경비 신호 내역은 오전 4시 18분께 최초 이상이 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 [그림 4] B 공장 무인경비 신호 내역

 

B 공장은 오전 4시 29분에 화재를 감지했다. 

 

두 공장 모두 무인경비 시스템의 시간은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A 공장이 B 공장보다 11분 더 빨리 화재를 감지했던 거로 확인됐다. 따라서 화재지점은 A 공장으로 판단했다.

 

그렇다면 화재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A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내부에 화재 원인이 있었다면 최대한으로 근접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때 소거법을 활용해 화재 원인을 추론해야 한다.

 

연소 경로를 확인하라!

무인경비 시스템 도면과 신호 내역을 확인하면 A 공장 8번 감지기가 1차로 감지되고 약 2분여 뒤 4번 감지기가 감지됐다. 따라서 A 공장 도금조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도착 시 화세는 최성기였으며 건물 외부로 화염이 분출하는 상황이었다. 옥상에 설치된 수변전 설비에 COS가 탈락한 상태로 잔류하고 A 공장 배전반을 확인한바 메인 차단기는 ON 위치에 있었고 분기 차단기는 트립 상태였다.

 

실험실로 사용하는 부분 기계 측면 콘센트에서 용융 흔적이 발굴된 점, 단락으로 관찰되는 전선 용융 흔적이 발굴된 점, 무인경비 시스템의 감지시간이 연소 확대 방향을 나타내고 있는 점, 샌드위치 패널에 수열ㆍ변색 흔적이 잔류한 점으로 볼 때 A 공장 도금조 실험실에 발화해 연소 확대된 화재로 판단했다.

 

▲ [사진 16] 플러그 받이


[사진 16]은 A 공장 도금조 실험기기 플러그가 꽂혀 있던 플러그 받이인데 일부 용융된 형태로 관찰됐다. 전기적 에너지에 의해 형성된 용융 흔적으로 판단했다. 콘센트는 전기 부하 측 말단의 전기시설로 확인됐다. 전선에서도 용융 흔적이 발굴됐으나 전선보다 콘센트가 부하 측에 있었다.

 

▲ [사진 17] 플러그 용융 흔적


화재 원인 추론

실험실 내부에는 도금에 필요한 화공약품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 반응이 있을 개연성은 있으나 도금은 수조에 넣고 전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도금에 사용하는 약품 중 물과 반응하는 물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화학적 발화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방화 가능성은 발화 시간이 오전 4시 25분께로 A 공장과 B 공장 모두 무인경비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외부인 출입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인에 의한 화재는 보험금 수취보다 사업절차 상 주문받은 제품을 완성해 납품하는 절차에서 수익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인위적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관계자들은 실험실 전기를 차단했다고 진술했으나 스위치가 켜져 있었고 차단기가 트립 된 상태로 있어 통전 됐던 게 확인됐다. 콘센트가 플러그 받이에 잔류한 용융 흔적은 전기적 흔적으로 식별되고 전선 말단에 설치됐던 콘센트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하단에 설치됐던 콘센트의 부주의 개연성은 확인되지 않으나 실험용 도금조 전원을 켜 놓은 상태가 확인되는 점으로 볼 때 부주의 가능성이 있다.

 

기계적 요인은 실험용 도금조 전원을 켜 놓고 퇴근한 점과 도금 수조의 히터가 발열했던 것으로 식별되는 점, 도금 시 전기를 이용하고 수조 내 연결됐던 전선에서 일부 용융점이 관찰되는 점 등으로 볼 때 기계적 요인 중 자동제어 실패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있었다.

 

관계자 진술과 최초 목격자 진술을 참고하고 잔류한 연소 패턴과 현장의 미연소 잔류물, 주염흔, 집중 탄화된 지점 발굴, 무인경비 시스템 감지시간 등을 종합해 발화지점을 추정해 봤다.

 

목격자는 오전 4시 25분께 신문을 배달하다 건물 뒤에서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였다고 진술했다. 무인경비 시스템의 열 감지 경보가 최초 오전 4시 18분께로 감지되고 순차적으로 오전 4시 20분, 4시 29분에 열선 경보가 감지됐다. 오전 4시 34분께에는 인근 폐수처리장에 설치된 무인경비 시스템의 단전경보가 울려 열의 이동이 감지되는 걸 참고해 현장에 잔류한 화염 진행패턴과 분열 흔적으로 발화지점을 확인했다.

 

여기서 콘센트 플러그 받이가 용융된 채 발굴됐고 용융된 흔적을 면밀히 살펴보니 전기적 요인에 의한 흔적으로 식별되는 점, 현장에서 발굴된 플러그 받이 2개 중 1개는 플러그가 꽂힌 채 용융된 형태로 발굴된 점, 차단기가 트립된 상태로 잔류한 점 등을 종합할 때 기계 과열에 의한 전기적 요인으로 판단했다.

 

경기 부천소방서_ 이종인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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