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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지만 대형재난 위험 안은 무서운(?) 터널과 소방의 대비

중앙119구조본부 나종찬 | 기사입력 2020/08/20 [10:00]

편리하지만 대형재난 위험 안은 무서운(?) 터널과 소방의 대비

중앙119구조본부 나종찬 | 입력 : 2020/08/20 [10:00]

올해 2월 17일에 전라북도 남원에 있는 완주-순천고속도로의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에 대해 들어 봤을 거다. 질산탱크로리 차량이 전복하면서 31중 다중추돌 교통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대형 화재와 폭발이 일어나면서 5명이 사망하고 48명의 중ㆍ경상자가 발생했다. CCTV 화면으로 확인한 사고 진행 순서를 보면 1차로 일반 승용차량이 추돌했다.

 

이로 인해 2차 질산탱크로리 차량(질산 약 1만8천ℓ 적재)이 추돌ㆍ전복했고 3차 PVC 탱크로리 차량이 추돌했다. 마지막으로 곡물사료차가 추돌하면서 발생한 화재가 폭발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사고대응 일부가 지연된 원인은 당시 대설주의보가 발령되면서 도로가 결빙됐고 갓길 정체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단순 추돌에 의한 화재가 탱크로리에 실린 질산(HNO3)으로 인한 부식성(산성, 인체 유해 독성)과 조연성(산소공급원 역할로 화재가 대형ㆍ폭발성을 띔)으로 인해 대형 화재ㆍ폭발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가 터널 중앙부에서 발생하면서 장비나 인력 진입이 지연됐고 화학물질인 질산에 대한 인식 부족과 그 위험성 등에 대한 정보전파가 늦어진 것도 한몫했다.

 

다시 말해 최초 단순 화재와 교통사고 대응에서 유독성, 폭발성에 대한 위험성 전파가 늦어짐에 따라 대응에 혼선이 발생한 거다. 터널 내 CCTV 영상 정보와 운송 차량 내 적재물 등에 대한 정보 파악이 늦어지자 전반적인 상황파악에도 문제가 생겼다.

 

1. 투싼, 아반떼 추돌 2. 질산탱크로리 추돌, 전복 3. PVC 탱크로리 추돌 4. 곡물사료차 추돌(화재 발생) 5.6. 사매2터널사고 현장


왜 사매2터널에서 사고가 발생했을까

사매2터널은 연장 길이 약 712m로 1㎞가 안 되는 단 터널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법령상 터널은 1㎞ 이상의 장대 터널(3㎞ 이상은 초장대 터널로 분류)에 대해선 제트 팬과 같은 방재설비(관련 근거 :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 국토교통부 예규)나 연결송수관 설비 등(관련 근거 : 도로터널 화재안전기준, 소방청 고시)의 사고 대응을 위한 설비가 강제된다.

 

하지만 사매2터널과 같은 1㎞ 이하 터널에 대해선 설비 측면에서 대책이 전무하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던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이하 중구본)는 2020년 7월 1일 한국도로공사와 터널을 포함한 고속도로상 재난 대비ㆍ대응 강화와 협업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편하지만 무서운(?) 터널

터널은 최근 10년 사이 우리 생활에서 고속도로 등 차량 운행 중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생활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무서운(?) ‘터널’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우리나라 터널은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많은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지역 간 신속한 이동에 대한 요구가 커지며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산을 우회해 이동하는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주행하면서 사고 위험도 컸기에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터널은 고속도로에 꼭 필요한 시설이었다.

 

특히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터널 수는 2006년 1064개에서 2018년 2566개로 약 2.4배 증가했다. 터널 연장(길이) 또한 2006년 75만4495m에서 2018년 189만6983m로 약 2.5배 증가했다. 

 

▲ 자료 출처 국가 통계포털

 

▲ 자료 출처 국가 통계포털

터널과 관련된 사고를 살펴보면 안타깝게도 터널 개수나 연장이 증가함에 따라 터널 내부 사고 또한 증가했다.

 

또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의 ‘터널사고 현황 및 기하구조 연관관계’ 자료에 따르면 터널 내 사고 치사율이 3.9%로 전체 평균 1.9%의 약 두 배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관리연구원의 ‘고속도로 터널부 교통안전 및 소통향상 종합대책(Ⅱ)’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터널 사고는 2011년 306건에서 2015년 402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다.

 

고속도로 전체 사고 대비 터널 내 사고의 비율을 살펴보면 더 확연한 추세를 보이는데 고속도로 사고는 2011~2013년 7336건에서 2017~2019년 6106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에 비해 고속도로 사고 중 터널 내에서의 사고 비율은 2011~2013년 11.8%에서 2017~2019년 19.2%로 오히려 7.4%p가 증가한 걸 볼 수 있다. 점차 우리 사회 전반에서 터널 내 사고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짐을 알 수 있다.

 

터널 내 사고 위험성

터널 내 사고는 몇 가지 주요한 특성과 위험성을 갖는다.

 

첫째, 구조물의 특성상 반 밀폐형을 띠고 있어 한 번의 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이 많아 화재나 폭발이 발생하기 쉽고 바로 이어서 ‘연기ㆍ화학물질 등’의 밀집으로 인해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또 대응하는 소방관들도 레벨A 화학보호복을 착용하는 경우 활동시간이 20여 분 밖에 되지 않아 터널 내 이동시간 고려 시 대응시간이 짧아져 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둘째, 사고 시 고속도로 등의 정체로 이어져 현장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중구본은 신속한 우회로, 반대편 차선의 차량을 통제해 사고대응에만 사용하는 등 대응 간 협력 강화를 약속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셋째, 화재 발생 시에는 연기가 확산하고 역류 현상으로 뜨거운 연기가 공기의 흐름과 함께 퍼지다가 냉각돼 가라앉는다. 공기 흐름의 역류로 인해 상류층의 공기가 부력을 잃고 바닥으로 퍼지는 연기역류 현상(Back Layering)이 발생하면서 질식 위험이나 시야 제약이 증가한다.

 

이 밖의 기타 고려사항으로는 터널 내ㆍ외부 무선 통신 제약 발생, 일부 운전자 차량 내 대기 경향ㆍ노약자의 자력 탈출이 어려운 점, 화재로 인해 천장부의 조명 소실이나 제트 팬 등 방재설비 소실로 인한 낙하물 발생 가능성 등이 있다.

 

▲ 연기확산ㆍ역류 현상(부력을 잃는 연기층)


터널 재난에 대비하는 중구본의 노력

소방청에서는 중구본을 중심으로 최근 터널의 급격한 증가와 터널 내 사고비율의 지속적인 증가에 주목했다. 그 결과 터널 내 재난에 대한 대비와 현장대응 강화를 위한 큰 노력의 성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로 3㎞ 이상의 초장대 터널의 위치, 출동 경로, 설치된 방재 시설ㆍ유관기관 등 터널에서 소방활동에 필요한 데이터를 현행화한 현황집을 작성ㆍ배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신속한 현장접근이나 터널 내 시설물 활용성을 높이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로 고속도로상 터널 재난 발생 시 출동대의 접근이 지연되는 것과 신속하고 정확한 현장 상황 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에 착안해 전국 총 7385개의 CCTV 영상(고속도로 2479, 터널 4906)을 중구본 상황실에 연계한다.

 

소방의 국가직화에 걸맞게 전국의 모든 터널 내 대형 복합재난 발생 시 화학물질의 위험성과 대응방법까지도 제공할 수 있도록 7월 중 체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 특수재난에 관한 전문가를 다수 보유한 중구본은 내년에 완공 예정인 ‘한국도로공사 터널방재교육센터’와 상호 교관 교류, 합동훈련 등을 통해 재난대응에 관한 전문성을 높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법령ㆍ제도개선 협의회 운영을 통해 현재 교통사고와 화재에만 치중된 방재설비를 화학물질 누출이나 폭발이 병행된 대형복합재난에 확대되도록 공동으로 입법 소요제기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수도권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거미줄같이 촘촘한 고속도로망 구축으로 인해 우리 생활은 매우 편리해지고 단시간에 원하는 곳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통행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최근 건설 중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밀양-울산 구간을 보면 터널이 총 17개에 일부 터널은 약 8㎞, 6.5㎞에 이르는 등 그 연장이 매우 길다.

 

거기에 더해 수도권의 GTX 개통의 경우 지하 50m에 해당된다고 하는데 사고 발생도 당연히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같은 밀폐공간에서의 재난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대비가 기술발전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

 

중앙119구조본부_ 나종찬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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