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어센더 백업하기(Backing up a Single Handled Ascender) 우리나라에서 흔히 ‘주마’라 불리는 ‘어센더(Ascender)’는 싱글 로프를 이용한 클라이밍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장비다. 이는 싱글 로프 테크닉을 위해 발명된 많은 장비 중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리지만 100%로 클라이머의 안전을 보장하진 않는다.
만약 클라이머가 어센더를 이용해 수목 작업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어센더가 작동되는 메커니즘에 의해 작업을 하던 중 잔가지나 나뭇가지 심지어 클라이머의 손에 의해 ‘어센더’가 열려 ‘로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예시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우리는 ‘어센더’에 반드시 백업해야 한다. 백업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필자는 클라이밍에 있어 ‘히치(Hitch)’를 이용한다. 아보리스트는 ‘히치 클라이머(Hitch Climber)’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백업하는 히치 매듭에는 어떤 게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쉽게 묶을 수 있어야 하고 체중이 실렸을 때 클라이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볼디테인 트리즈(VT, Valdotain tresse) 매듭법을 추천한다. 이는 스플릿-테일 코드(Split-tail cordage)를 활용해 클라이밍 라인에 백업 히치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어센더를 이용한 히치 매듭법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매듭법을 추천하고 싶다.
백업 준비하기(Setting up the Backup) Step ① : 묶고, 정리하고, 마무리하기(Tie, Dress, and Set the Hitch) 위에서 설명한 ‘볼디테인 트리즈(VT)’ 매듭을 클라이밍 라인에 묶고 다듬어보자. 필자가 생각했을 때 VT 매듭은 쉽게 풀리고 조여지는데 이런 특징은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조그마한 도르래와 Eye to eye 슬링을 이용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이중 잠금 카라비너(Double-locking carabiner)와 VT 매듭은 어센더 위의 구멍에 묶이고 하네스와 결합해 클라이머의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
Step ② : 히치 매듭법 테스트(Test the Hitch) 본격적인 클라이밍에 앞서 작업자가 묶은 VT 매듭이 잘 작동하는지 반드시 점검해라. 이 히치 매듭이 확실하게 제때 클라이밍 라인을 잡아주는지 말이다. 다시 한번 어센더의 작동 메커니즘을 생각해보면 어센더는 결합된 로프에 미끄러지며 올라가게 되는데 동시에 VT 매듭도 작동해야 한다(가끔 어센더를 로프에 껴둔 채 잠그지 않고 사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안 된다).
작업자가 히치 매듭법을 T.D.S(Tie, Dress, Set)했다면 클라이머의 체중이 히치에 전달됐을 때 반드시 작동할 거다. 만약 조금이라도 미끄러짐이 발생한다면 클라이밍 라인에 슬링을 몇 번 더 감아 히치를 묶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자면 반드시 지상에서 모든 점검을 하고 등반하자. 10m 이상 나무에 올라가서 발견하면 아찔하니까…
클라이밍 방법(Intro To Climbing Methods) 1. Work-Positioning 수목을 관리하기 위해 나무에 올라가 본 경험이 있는 클라이머라면 본격적인 작업은 나무 수관(Canopy)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는 걸 공감할 거다. 작업을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편안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나무 위에 올라선 작업자가 작업하기 쉬운 좋은 위치를 선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우리가 휴대하는 장비인 클라이밍 라인과 랜야드, 그리고 승족기(Spur)를 이용해 적절한 워크 포지션(Work-Position)을 선정할 수 있다. 위에서 예를 든 세 가지와 함께 활용한다면 나무의 어느 부분이라도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수목을 제거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관리를 위해 등반하는 경우 승족기(Spur)는 예외가 된다. 더블로프 테크닉을 능숙하게 다루는 클라이머는 랜야드를 활용해 등반하는 방향을 바꾸는 리-다이렉트(Re-direct)를 통해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곤 한다.
트리 클라이밍 챔피언십 대회만 보더라도 참가하는 선수 대부분이 이 방법을 활용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적절한 위치에 워크 포지션을 선정할 수 있을까? 결론은 많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클라이밍 테크닉과 작업 환경에 따른 장비를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방법은 존재한다. 하지만 필자는 매듭을 활용한 워크 포지션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업자가 나무 위에서 방향을 바꾸는 리-다이렉트(Re-direct)와 웨빙 슬링(Webbing sling), 2-in-1 랜야드(Lanyard) 그리고 클라이밍 라인을 이용해 추가로 확보 포인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2. 작업 방향 바꾸기(Using a Redirect) 이 방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리-다이렉트를 활용해 더블로프 테크닉(DdRT)으로 등반하는 작업자를 상상해보자. 그는 나무 어느 곳이든 접근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리-다이렉트를 모르는 등반자는 선뜻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기 두려울 거다.
필자는 이번 호에서 웨빙 슬링(Webbing sling)을 이용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리-다이렉트에 대해 산업 로프 종사자들은 종종 디비에이션(Deviation)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보리스트의 리-다이렉트가 활용에 있어선 훨씬 유익한 테크닉일 거다. 쉽게 말해 작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주변 나뭇가지에 슬링으로 앵커 포인트(The Primary tie-in point)를 만드는 걸 말한다.
작업자가 등반을 위해 최초로 설치된 앵커 포인트에서 멀리 나아갈수록 길어지는 로프로 인해 중력에 의한 스윙(Swing)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리-다이렉트를 충분히 활용할 줄 아는 작업자는 스스로 작업하기 수월한 각도를 발견하고 워크 포지션을 찾는다. 이를 습득한다면 큰 나뭇가지를 밟고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더욱 편안하고 안전한 각도로 일을 할 수 있어 작업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적절한 크기의 나뭇가지에 거스 히치(Girth hitch)나 바스켓 히치(Basket hitch)를 이용해 리-다이렉트를 위한 앵커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바스켓 히치는 양옆으로 나오기 때문에 두 개의 카라비너를 이용한다. 작업자가 하나의 카라비너를 이용해 리-다이렉트를 활용하고 싶다면 거스 히치를 이용해 앵커 포인트를 만들면 된다.
앵커 포인트를 만들 때 유의할 점은 곧고 표면이 매끄러운 나뭇가지에 매듭을 만들어야 하고 70~90㎝ 이내의 슬링을 추천한다. 70㎝ 슬링은 약 10㎝ 나뭇가지에 묶을 수 있을뿐더러 거스 히치를 이용한다면 약 18㎝ 크기의 나뭇가지에도 묶을 수 있다.
3. 리-다이렉트 회수하기 (The Retrievable Re-direct) 1) 매듭을 지어 리-다이렉트를 큰 카라비너에 통과시킨다.
2) 매듭이 마찰 보호기의 큰 링을 통과한다.
3) 매듭은 마찰 보호기의 작은 링에 걸리게 된다.
4) 마찰 보호기는 리-다이렉트를 위한 작은 카라비너에 걸리게 된다.
5) 두 개의 마찰 보호기와 리-다이렉트 앵커는 회수된다.
리-다이렉트 진가는 도르래를 활용하면 극대화할 수 있다. 도르래는 클라이밍 라인의 마찰을 현저하게 줄여준다. 한 개의 카라비너로 리-다이렉트했을 때 휠이 두 개인 더블 도르래를 이용하면 된다. 두 개의 카라비너를 이용한다면 각각 도르래를 설치하면 된다.
이론적으로 두 개의 카라비너를 이용한 리-다이렉트 방법은 나뭇가지에 바스켓 히치를 이용한다. 넓게 펼쳐진 나무 수관 속에서 작업하기 위해 장소를 옮기더라도 작업자는 손쉽게 리-다이렉트를 회수할 수 있다.
심지어 지상으로 내려와도 회수가 가능하다. 순전히 이론적인 내용이라 작업하는 현장에서 항상 쉽게 회수된다는 보장은 없다. 회수하기 위한 매듭이 리-다이렉트를 위해 설치된 카라비너에 걸리거나 마찰 보호기 링에 꽉 껴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나무 위에서 이런 문제에 직면했다면 나무에서 내려와 플랜 B를 생각하는 게 훨씬 낫다.
심지어 매듭이 카라비너를 쉽게 통과해도 회수되는 구간의 장애물로 인해 마찰 보호기나 카라비너가 수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지상에서 충분한 연습을 권장한다.
4. 리-다이렉트를 위한 웨빙 슬링 만들기(Making a Webbing Redirect Sling) 가격이 저렴하고 재질이 튼튼하며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있을까? 필자는 웨빙 슬링이 생각난다. 위 특징을 포함하는 웨빙 슬링은 모든 측면에서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왜 대부분의 클라이머는 수목 관리를 위한 고소작업을 할 때 추가로 라인을 설치하기 위한 로프를 들고 올라가지 않을까? 아마도 클라이머들이 적절히 리-다이렉트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리-다이렉트를 위한 웨빙 슬링을 만들어보자.
5. 웨빙의 구조와 강도(Webbing Construction & Strength) 많은 수목 작업자들은 웨빙 슬링을 약 2.5㎝의 튜블라 웨빙(Tubular webbing)으로 만들어 사용한다(Flat webbing 대신). 웨빙 슬링을 알아볼 때 먼저 육안으로 살펴봐야 한다. 모양이 평평한지 아니면 속이 텅 빈 할로우(Hollow) 구조 인지 말이다.
가장 강력한 마모 저항성을 가진 웨빙은 나일론 재질로 만들어져 나선형 구조(Spiral structure)를 가진다. 반면 가장 약한 마모 저항성을 가진 웨빙은 접합하는 이음매가 체인형 구조(Chain structure)로 돼 있다.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1inch의 넓은 튜블러 웨빙은 생각보다 강해 인기가 좋은 슬링이다. 인장강도는 약 1.8t으로 작지만 강한 녀석이다. 만약 사용자가 1inch의 넓은 튜블러 웨빙을 두 겹으로 겹쳐 사용한다면 약 3.6t의 인장강도를 내는 슬링을 만들 수 있다.
비록 웨빙을 이용해 매듭을 만들면 접합부에 의해 슬링의 강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이는 트리 클라이밍 장비를 이용해 보완할 수 있다. 만약 더 강력한 인장강도가 필요하다면 바스켓 히치를 이용해 앵커 포인트를 두 곳으로 만들어 슬링을 한 번 더 감아주면 웨빙 슬링에 대한 인장강도 손실을 줄여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슬링일지라도 거스 히치나 다른 히치를 이용할 경우 강도는 현저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매듭이 만들어진 접속 부위는 약 1/4에서 1/3가량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슬링을 통해 나뭇가지에 만드는 거스 히치는 정말 유용하다. 적절한 워크 포지션을 선정하기엔 충분한 강도를 제공해서다. 그렇지만 상당히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 특히나 큰 하중의 리깅 작업을 할 때는 절대적으로 거스 히치를 사용해선 안 된다.
수목보호관리연구소_ 김병모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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