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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바람 잘 날 없는 메탈히터 논란, 어디까지 왔나

(주)메탈히터-지엔에스엠(주), 3년간 이어온 재산권 분쟁
핵심 쟁점 세 가지 중 특허ㆍ디자인소유권 등은 판결 ‘종결’
수요 늘어나는 메탈히터… 중요한 건 잡음 없는 기술 안정화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9/25 [12:50]

[집중취재] 바람 잘 날 없는 메탈히터 논란, 어디까지 왔나

(주)메탈히터-지엔에스엠(주), 3년간 이어온 재산권 분쟁
핵심 쟁점 세 가지 중 특허ㆍ디자인소유권 등은 판결 ‘종결’
수요 늘어나는 메탈히터… 중요한 건 잡음 없는 기술 안정화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0/09/25 [12:50]

▲ (주)메탈히터 제품, 지엔에스엠(주) 제품

 

[FPN 박준호 기자] = 2016년 1월 광화문역 천장 스프링클러 배관이 동파돼 역사 안에 물이 차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1월 말엔 최강 한파로 서울역과 가양역, 종로3가역, 주안역 등에서 연이어 스프링클러 배관이 터졌다.


이 같은 배관 동파는 자칫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누수로 인한 시민 불편은 둘째치고 화재 초기 불을 끄기 위한 소방시설이 제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메탈히터 동파방지 시스템’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소화 배관에 부착하면 이 메탈히터가 열을 전달하면서 한겨울에도 소화수가 얼지 않도록 일정 온도를 유지해준다.


2011년 처음 개발돼 소방시장에 들어온 메탈히터는 일반 건축물부터 물류창고, 특수시설, 공동주택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장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2017년 곤지암의 한 물류센터에 메탈히터가 설치됐고 용인양지물류센터에도 적용되는 등 소방시설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대책으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다.


그러나 메탈히터를 둘러싼 여러 논란은 제품의 이름처럼 뜨겁기만 하다. 우리나라 대표 메탈히터 제조사인 (주)메탈히터(대표 허윤경)와 지엔에스엠(주)(대표 서상민)가 회사 소유권과 제품특허권, 디자인소유권 등 재산권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더해 메탈히터 제품 자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메탈히터는 별도로 승인이나 인증을 받아야 하는 법적 의무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이 곧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소방시설 동파 기능의 주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메탈히터 시장에서 나타나는 논란을 들여다봤다. 관련 기술의 소비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필요한 민원과 비방 혹은 거짓 정보를 해소ㆍ예방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밝힌다.

 

(주)메탈히터 vs 지엔에스엠(주) 3년간 이어진 소송

▲ 판결문


허윤경 (주)메탈히터 대표와 서상민 지엔에스엠(주) 대표 간의 소송 핵심은 ▲회사 운영 주체 ▲제품특허권 ▲디자인소유권 등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서상민 대표는 지난 2011년 상민이엔지에서 메탈히터 기술을 선보인 이후 2013년 (주)상민이엔지로 회사를 법인화했다.


이후 허윤경 대표는 2016년 2월 2일 (주)상민이엔지(현 메탈히터) 주식을 명의자들로부터 양도받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상민이엔지는 2017년 1월 곤지암의 한 물류센터에 메탈히터 1만2천개를 납품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상민이엔지 창립자 서상민 대표가 그해 10월 사표를 내고 다음 해 지엔에스엠을 설립하면서 회사 구성원들이 갈라졌다.


서상민 대표는 회사를 나온 직후인 2017년 11월 허윤경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허윤경 대표에게 회사를 넘긴 게 아니라 명의를 신탁했기 때문에 회사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 스스로 명의신탁해지 사실을 증명해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소송은 권리관계가 없는 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에 아무런 이익이 없다”며 각하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허윤경 대표는 2018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대 업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 업체는 소송의 핵심 쟁점인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가 누구인지, 제품특허와 디자인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주)메탈히터는 지난해 11월 서상민 대표와 당시 지엔에스엠 직원들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이직 시 경영정보를 공개해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게 이유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달 지엔에스엠 본사와 전 직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상민이엔지(현 메탈히터) 운영 주체 누구였나
재판부는 여섯 가지 근거로 허윤경 대표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허윤경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회사 주식을 명의자들로부터 양도대금을 지급하고 양도받아 허윤경 명의로 주주명부에 기재한 점 ▲허윤경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회사 계좌로 1억3200만원을 입금해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회사 대출금 또는 채무를 변제한 점 ▲서상민은 퇴사 후 지엔에스엠을 새로 설립해 운영한 점 ▲서상민은 허윤경을 상대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진정했고 이후 허윤경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벌금 200만원이 발령된 점 ▲허윤경은 다수의 소방 관련 자격증과 소방기술 관련 단체 임원을 수행하는 등 회사 업계에서 지속해서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점 ▲현재에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허윤경 대표가 회사 주식을 양도받음으로써 인수해 운영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서상민 대표는 항소를 진행하지 않았다. 서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에 돌려받아야 한다. 현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추가 소송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허윤경 대표가 회사의 운영 주체라는 판결까지 나온 상태로 정리된다.

 

◇메탈히터 제품특허권 소유자는?
동파방지시스템인 메탈히터의 제품 특허권 관련 소송에선 서상민 대표에게 특허권이 주어지는 게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상민 대표는 2017년 11월 20일 (주)메탈히터를 상대로 ▲옥외소화전 동파방지유닛 보호시스템 ▲수계설비 보호장치 및 보호방법 ▲스프링클러의 동파방지장치 ▲동파방지 시스템 및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동파방지 시스템의 알람 및 유지보수 장치와 방법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플라스틱 배관 또는 물탱크의 동파방지 장치 ▲배관 동파방지 장치 ▲동파방지 히터의 온도제어시스템 등 모두 7건에 대한 특허권 이전등록절차를 이행청구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중 ‘동파방지 히터의 온도제어시스템’ 특허에 대해서만 1/2 지분을, 나머지 6건의 특허권은 모두 서상민 대표에게 이전등록절차를 이행토록 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허윤경 대표는 관련 특허가 자사 제품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지엔에스엠이 인정받은 특허들은 우리 회사가 생산하고 판매하는 ‘메탈히터동파방지시스템’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특허소송의 대상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사 특허를 침해한다고 할지라도 서상민 대표와 처음 제품개발과 관련해 계약할 때 통상실시권을 승인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즉 계속 메탈히터 제조와 판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허 대표 설명이다.

 

◇메탈히터 디자인소유권은 어디 있나

▲ 메탈히터 시공


디자인소유권은 두 대표가 각각 인정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0민사부(재판장 우라옥)는 서상민 대표에게 2제품(AT-200, AT-100)의 디자인소유권을, 허윤경 대표에게 1제품(AT-60, AT-MINI)의 디자인소유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제품의 경우 두 가지 이유로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심미감이 상이해 허윤경 대표가 등록한 디자인과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1제품은 네 가지 근거로 대부분의 형상이 동일,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심미감이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서상민 대표는 상고했지만 지난 3월 16일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로써 허윤경 대표에게 1제품의 최종 디자인소유권이 주어졌다.


1심 재판부가 손을 들어주자 허윤경 대표는 지난해 9월 10일 서상민 대표를 상대로 디자인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지엔에스엠이 용인양지물류센터에 설치한 1제품을 모두 폐기ㆍ회수하라는 게 청구취지다.


이 소송은 화해권고결정까지 내려진 상태다. 이 결정에선 디자인 침해 제품을 양도 또는 대여하기 위해 청약하는 행위를 하지 말고 보관 제품을 폐기하라고 명시했다.


또 허윤경의 허락 없인 용인양지물류센터에 설치된 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허락하에 사용하되 그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 또는 교체 비용은 지엔에스엠 측에서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게 두 업체의 공통된 설명이다.

 

차세대 기술 메탈히터… 중요한 건 ‘기술적 안정화’
열선과 메탈히터는 건물의 수도 배관에 설치, 일정 온도를 유지해 동결과 동파를 막아주는 제품이다. 주로 지하철역사나 물류창고, 필로티구조물 등 외기와 직접적으로 닿는 건물에 설치된다.

 

그중에서도 메탈히터는 제품 성능과 사용자 편의성을 인정받아 아파트와 주차장, 학교, 공장 등 다양한 곳에 적용되고 있다.


2017년 곤지암 물류센터에 1만2천개, 다음 해엔 용인양지물류센터에 2만개가 설치되면서 동파방지시스템을 이끌어갈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메탈히터 업체가 두 곳으로 양분화되면서 기업 운영 주체, 기술특허, 디자인소유권 등 재산권을 두고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두 업체의 소송은 디자인권 침해금지 건을 제외하고 모두 종결된 상태다. 지엔에스엠은 올해 디자인 침해에서 벗어난 제품을 출시했고 (주)메탈히터는 기술특허와 무관한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장기간의 소송 과정을 통해 두 회사가 공급하는 제품의 재산권 문제는 정리돼 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턴 지엔에스엠 제품에 ‘작동불능’, ‘접지불량’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돼 왔다. 특히 평택의 한 물류창고에 설치된 지엔에스엠 메탈히터가 가동되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서상민 대표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설치 기사의 시공 문제로 오작동이 발생한 것이지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며 문제성을 부인했다. 제품 자체의 하자가 아닌 시공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는 주장이다.


지난달에는 ‘부실 접지 논란’이 불거지며 메탈히터 제품 자체에 대한 신뢰성과 안정성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엔에스엠에서 공급하는 메탈히터의 접지에 문제가 있어 감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

 

이에 서상민 대표는 “우리는 압착방식으로 접지하고 있다. 전 제품이 100Ω 이하고 국내ㆍ외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규정에 있는 나사식 접지의 문제점은 나사가 풀렸을 때 접지저항이 유지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뛰어난 압착접합기술을 반영해 출고하고 있다”고 문제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논란이 계속되자 서상민 대표는 결국 나사식 접지 방법으로 제품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최근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설비 등을 갖춘 주요 시설물의 안전성을 강화하려면 위해 습식 스프링클러설비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탈히터는 기존 열선방식 동파 방지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방시설의 신뢰성과 발전을 위해 유용한 기술이 바로 ‘메탈히터’라는 얘기다. 그러나 수요가 늘어나는 메탈히터의 보급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술적 안정화’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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