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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국감] 박완수 “소방설계 심의위원이 제품 사용 압력 행사”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서 특정 제품 써라… 소방청 "공정성 갖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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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0/10/14 [12:58]

[소방청 국감] 박완수 “소방설계 심의위원이 제품 사용 압력 행사”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서 특정 제품 써라… 소방청 "공정성 갖추겠다"

최영 기자 | 입력 : 2020/10/14 [12:58]

▲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 소방방재신문


[FPN 최영 기자] =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이 반드시 받아야만 하는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 과정에서 특정 심의위원이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을 부당하게 홍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창원 의창구)은 지난 13일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심의위원회 위촉 과정에서 많은 문제와 비리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데 소방청은 아직 알지도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소방관련법에 따라 연면적 20만㎡ 이상이거나 건물 높이가 100m 이상, 지하층 포함 층수가 30층 이상 등 고위험 대상물은 ‘성능위주 소방설계’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성능위주 소방설계란 소방 분야 전문가들이 설계단계부터 위험성을 사전 차단하고 피난안전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본격 도입된 제도다. 이를 위한 심의는 각 시ㆍ도소방본부별로 평가단을 구성해 운영된다.


박완수 의원은 “평가단 심사위원은 관계 고시에 의해 소방본부장이 임명, 위촉하도록 돼 있고 이 위원회가 전국에서 심의한 건축물은 1224개소에 달한다”며 “그 과정에서 외부위원의 경우 후보자 이력에 대한 면밀한 검증 없이 업체 대표가 심의위원회에 위촉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방시설업체를 경영하는 인원을 위촉하는가 하면 이 위원이 회의에 참가해서 자기 업체 제품을 사용토록 노골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데 소방 공직자들은 그냥 방치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이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위원회 회의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인천과 경기 소방본부 평가위원(심의위원)으로 참여한 A심의위원은 스프링클러 배관 동파방지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의 대표다.


박완수 의원은 “이 업체에는 20년 소방직에 근무했던 소방관 출신이 근무했고 심사위원은 그동안 경기지역 심의에 68회나 참여했다”며 “설계에 반영된 스프링클러가 자기가 운영하는 업체 제품의 설계 방식이 아니면 노골적으로 자기 업체 제품을 사용하라고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업체 특정 제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지어 이 업체 홍보 팜플렛에는 업체 제품이 경기소방본부 설계 심의위원의 전체 의견이라며 홍보했는데 도대체 소방청과 소방본부는 뭘 했는지 방치하고 있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이 이날 영상을 통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A 심의위원은 심의 대상물에 설계된 스프링클러의 방식이 ‘습식’이 아닐 경우 습식으로 적용하라고 대부분의 심의 과정에서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완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PPT 내용 영상 캡쳐


또 A 심의위원은 동료위원들과 습식 스프링클러 적용 시 필요한 동파방지시스템 중 특정 제품을 적용하라는 발언을 심의위원 선임 기간 중 실제 심의에서 18회나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심의가 이뤄진 경기도의 물류센터 2개소만 해도 수십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박 의원 주장이다.


스프링클러설비는 평상 시 배관 내 물이 차 있는지에 따라 타입이 구분된다. 평상시에도 배관에 물이 차 있는 습식 형태의 경우 겨울철 동파방지를 위한 온열 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 과정에서 기술적 동파방지 대책이 아닌 특정 제품을 요구했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게 박 의원 지적이다.


박 의원은 “이 사람이 심의위원도 하고 설계해주십사 설계책임자로도 참여하기도 했다”며 “그럼 심의위원도 되고 설계책임자도 됐는데 이렇게 수십억원의 자기 업체 제품 계약을 시켰다. 이런 심의위원이 있을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정문호 소방청장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그런 과정이 있었던 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경기, 인천 뿐 아니라 전국 소방본부에 심의위원이 다 위촉돼 있는데 외부에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까. 아니면 소방청에서 자체 확인해 조치를 하고 책임자를 처벌할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 청장은 “저희들이 전체 조사를 하겠다. 공정한 심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앞으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은 제척이나 기피, 회피 제도를 적극 활용토록 하고 평가단원에 대해서는 공무원으로 의제될 수 있도록 법령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심의가 이뤄지는 곳들이 경기도의 대형 할인점이나 유통센터 등이 다 들어가 있고 그동안 화재도 많이 났다. 자체조사를 하겠다고 하니 그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청장은 “성능위주설계가 공정한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고 조사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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