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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방사선 사고 대응’ 대한민국 소방이 앞장섭니다

중앙119구조본부 장은정 | 기사입력 2020/10/20 [10:30]

‘한국형 방사선 사고 대응’ 대한민국 소방이 앞장섭니다

중앙119구조본부 장은정 | 입력 : 2020/10/20 [10:30]

일 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만 교통사고로 매년 7천명 정도가 사망한다. 그런데도 왜 해마다 차량 보유 대수는 점점 늘어갈까? 행위를 함에 있어 위험이 존재하더라도 그 위험을 상회할만한 더 큰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도 마찬가지다.

 

방사선에 의한 피폭이나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위험보단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연구기관, 의료기관 등 많은 분야에서 방사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필요에 의해 방사선을 사용하는 산업체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방사선 사고 발생 우려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방사선 사용시설에서는 방사선안전관리자를 법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안전하게 관리ㆍ감독하고 있지만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고의 규모가 더욱 확대되지 않게끔 발 빠르게 초동대응을 하기 위해 소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방사선은 왜 이토록 나를 두렵게 하는가?

▲ 2011년 3월 11일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후쿠시마 제1 원전 폭발(출처 연합뉴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5분 일본 도호쿠 지역에 규모 9.0의 대지진 이후 역사상 최고의 쓰나미가 발생했다. 최대 38m의 파도에 센다이와 여러 마을이 물에 잠겼고 많은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12일 오후 3시 36분에는 후쿠시마현 제1 원전에서 전력 공급이 차단되고 원자로가 냉각 기능을 상실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큰 진동이 감지되고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건물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이 장면이 전 세계 뉴스로 방영되면서 쓰나미로 인한 측은지심은 이내 방사능 공포로 돌변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만7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의 보도를 잠재웠다. 

 

우린 방사능이라 하면 원전 사고나 버섯구름, 돌연변이, 기형아 발생을 먼저 떠올린다. 이런 불안은 고스란히 부정적인 인식으로 머리에 각인돼 있다. 아마도 쓰나미에 의한 막연한 공포는 남 일 같지만 방사선은 나와 내 가족의 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일 거다. 

 

다행스럽게도 목숨을 건 원전 결사대 중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투입된 인력의 피폭 방사선량이 적었고 안전 규정대로 엄격하게 인력을 운용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방사선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이나 진료 등의 목적으로 X-ray 또는 CT 검사를 해본 적이 있을 거다. 검사실 내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방사능 표지가 있고 ‘임산부는 사전에 고지해 달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린 검사를 할 때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될까? 

 

흉부 X-선 1회 촬영 시 대략 0.1mSv(100μSv)1), CT 검사는 10~25mSv(10,000~25,000μSv), PET-CT 검사는 10~18mSv(10,000~18,000μSv) 정도의 피폭을 받는다.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방사선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철저한 관리하에 피폭되므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검사는 지양하는 게 좋다. 

 

인공방사선 외에도 우주로부터의 방사선이나 공기 중에 존재하는 라돈(Rn) 등을 통해 항상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 이런 자연방사선으로부터 피폭하는 연간 방사선량은 1인당 2.4mSv(2400μSv) 정도다. 이렇듯 우린 어디에서 생활하든 방사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 방사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기도 하다. 

 

그럼 얼마의 방사선에 피폭돼야 인체에 영향이 발현되는 걸까? 한 번에 많은 방사선량에 피폭되느냐, 적은 양을 여러 번 나눠 받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에 500mSv(500,000μSv) 정도 피폭 시 일시적으로 백혈구 수치가 감소한다.

 

그 이하의 선량에선 거의 무증상에 가까우며 이론상 인체의 영향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원자력안전법상 긴급작업에 종사하는 작업자의 선량한도를 500mSv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저선량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삼가는 게 필요하다.

 

방사선 사고란?

▲ 현장 통제구역 설정

▲ 외부 방사선량률 측정값




 

 

 

 

 

 

 

 

 

의도치 않게 인체 내ㆍ외부에 방사선 피폭이 발생해 사람의 신체와 정신적인 건강에 피해를 주거나 미래에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걸 ‘방사선 사고’라 한다. 크고 작은 방사선 사고는 연도별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주로 비파괴검사업체 등 산업체 분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8월 중앙119구조본부(이하 중구본)로 방사능 관련 사고가 접수됐다. 대전 대덕구 소재의 핵연료 회사에서 밸브 점검 중 원인 미상의 요인으로 배관 내 존재하는 핵 원료 물질인 UF6(육불화우라늄)이 200~300g2) 누출돼 사상자 2명이 발생한 사고다.

 

사고 시 발생한 분진이 시설 내 자동화재탐지설비(연기감지기)를 작동시켜 대전소방본부로 신고가 접수됐다. 중구본에서도 충주119화학구조센터(이하 충주센터)에서 출동했다. 중구본 충주센터에서 현장에 도착했을 때 누출장소는 폐쇄 조치돼 안정화 작업 중이었다.

 

방사선 측정기로 시설 외부의 방사선량률을 측정하니 0.000117mSv/h(0.117μSv/h)가 나왔다. 자연방사선량률이 0.0001~0.0003mSv/h(0.1~ 0.3 μSv/h)임을 고려하면 외부로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볼 수 있었다. 안정화 작업 후 사고장소의 방사선량률은 0.000511mSv/h(0.511μSv/h)로 측정됐다. 이는 자연방사선량률보다 조금 높은 수치지만 방사선 관리구역의 평시 수준에 준하는 선량이므로 제염이 잘 됐다고 판단됐다. 

 

누출물질인 육불화우라늄은 다른 불화우라늄(UF3, UF4, UF5, U4F17 등)과 달리 저온에서 기체가 되며 농축우라늄 제조 원료로 사용된다. 우라늄은 분열 시 알파선을 방출하며 입자 형태의 방사선으로 투과력이 약하다.

 

공기 중에도 몇 ㎝ 날아가지 않아 인체 외부에서 피폭 시엔 고려 대상이 아니다. 투과력은 약하지만 짧은 거리에서 잃는 에너지의 양이 커 인체 내부로 방사성핵종이 섭취되면 영향의 정도가 아주 크다. 이 사고로 사상자 2명이 발생했는데 이들은 방사선 피해라기보다 UF6 공정 중 발생한 불화수소(HF)에 의한 화상이었다. 

 

이번 사고는 공장 내 음압시설과 배기 설비 설치 등 관련 규정 준수로 인해 시설 외부로의 방사선 누출은 없었다. 게다가 소방대원이 보호복 착용이나 통제구역 설정 등 적정 조치를 취해 초동대응이 잘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방사선 사고에서의 소방의 역할

▲ 화생방분석차

▲ 핵종분석기(RAD IQ HH100)

▲ 원거리 방사선측정기(FHZ612Si-10)

  

현재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총 24기의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2024년까지 추가로 4기를 준공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를 두고 있는 시ㆍ도 소방본부와 중구본에서는 원자력ㆍ방사능 분야로 경력자를 특별채용하고 있다. 산업체에서의 일반적인 방사선 사고부터 원전 사고와 같은 국가적 재난까지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함이다. 또 적절한 초동대응은 물론 현장대원의 안전까지 확보하기 위해 최첨단 장비도 보유하고 있다.

 

화생방분석차처럼 오염지역의 기상 파악이나 오염물질에 대한 측정ㆍ분석이 가능한 차량과 사고 시 누출되는 방사선 에너지를 분석해 핵종을 찾아내는 핵종분석기(RAD IQ HH100), 먼 거리에서 방사선량률을 측정해 소방대원의 피폭선량을 줄일 수 있는 원거리 방사선측정기(FHZ612Si-10) 등이 대표적이다. 

 

중구본에서는 기존 원전 사고 현장대응 절차에서 미비한 사항을 개선하고자 방사선 비상 수준별3)로 중구본 현장대응 계획도를 수립했다. 이를 통해 출동대를 배치하고 세부 지침을 마련하는 등 유사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 대전의 육불화우라늄 누출사고와 같이 방사선 사고의 신고 접수부터 적절한 사고 대응까지 소방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런 사례를 토대로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합동훈련을 하는 등 방사능 사고 대응의 초석을 다지는 데 앞장서 체계적인 ‘한국형 방사선 사고 대응’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1) Sv(시버트)는 인체에 피폭하는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이며 m는 10-3(1/1,000), μ는 10-6(1/1,000,000)을 나타낸다.

2) 백색 비상 발령기준 : 200㎏ 누출 

3) 방사선 비상 : 백색 비상, 청색 비상, 적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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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119구조본부_ 장은정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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