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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천장 속 화재 무방비 개선해야 할 때 입니다"

전남 화순소방서 박석호 | 기사입력 2020/11/20 [10:00]

"주방 천장 속 화재 무방비 개선해야 할 때 입니다"

전남 화순소방서 박석호 | 입력 : 2020/11/20 [10:00]

지난 1월 9일 오후 5시 5분께 전라남도 무안군 근린생활시설 △△점포 주방에서 후라이팬 고기 기름을 녹이던 중 기름(동식물류) 과열로 화재가 발생했다.

 

스프링클러 설비가 정상 작동했음에도 초기에 화재를 잡지 못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천장을 뜯어내고 나서야 비로소 진화됐다. 화재조사 결과 천장 속 덕트(후렉시블 덕트)가 불연재료가 아닌 가연성 자재(타포린 PVC1))로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로 A 씨의 점포 20㎡가 그을리고 천장이 소실되면서 약 3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화재의 문제점 확인을 위해 덕트설치업(예일덕트)을 하는 전문가를 찾았다. 그는 “시ㆍ군과 소방서에 특별한 규정과 신고사항이 없기 때문에 천장 속에 설치하는 덕트 설비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가격이 저렴한 타포린 PVC(합성수지) 덕트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고 했다.

 

▲ [그림1] 불연성 금속재질 덕트

▲ [그림2] 타포린 PVC 덕트

 




 

 

 

 

 

 

 

▲ [그림3] 기름 제거 중 덕트 화재

▲ [그림4] 천장 연소 확대

 

 

 

 

 

 

 

 

 

 

 

 

 

화재 위험성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후라이팬에 동식물유(고기 기름과 식용유)를 넣고 가연성 타포린 PVC 덕트를 설치한 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는 동식물류 기름이 끓다가 360℃ 온도에 착화된 후 3분 만에 천장 덕트까지 닿았다. 600~700℃ 온도에서 가연성 PVC 덕트를 타고 순식간에 연소 확대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그림5] 타포린 PVC 덕트 화재실험 장면

스프링클러 등 소화설비가 작동하더라도 천장에서 확대되는 화재를 막을수 없는 상황이었다(스프링클러 소화설비는 반자 아래에 있기 때문).

 

가까운 일본 요코하마시와 후쿠야마시는 화재예방조례에서 주방설비 설치 조례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음식점 등에서 덕트를 설치할 땐 소방서에 신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일반음식점 등이 영업을 하려면 시ㆍ군에 신고해야 한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1’을 보면 ‘충분한 환기를 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신고 시 환기설비만 설치돼 있으면 된다. 천장 내 덕트설비 재료가 어떤 건지 살펴보진 않는다. 한번 설치하고 나면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위험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선 일반음식점 신고 시부터 ‘소방기본법 시행령 별표1’ 내용 중 ‘음식 조리를 위해 설치하는 설비’에 ‘조리를 위하여 불을 사용하는 설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각목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는 법 규정을 적용해 소방서에 소방ㆍ방화시설 완비증명서를 발급받듯이 신고 또는 동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덕트 설비업자가 배기덕트 재질과 도면을 제출하도록 하고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소방의 업무는 점차 다양해지고 국민의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올해 4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이젠 우리 소방관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한 발 더 앞장서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2019년 전국 화재 발생 건수는 4만103건이다. 그중 음식점 화재는 2681건으로 전체 화재의 7%를 차지한다. 발화요인별로는 부주의 2만149, 전기적 9459, 기계적 4046건 순으로 부주의 화재 중 음식 조리 시 화재는 3532건(17.52 %)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음식점이나 음식 조리 중 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따라서 일반음식점 등에 덕트설비 안전기준을 적용하는 것 또한 국민안전을 위하는 길임을 잊지 말고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1) * PVC폴리염화비닐의 약자로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하나로 강하고, 색을 내기 쉽고, 단단하거나 유연하고, 잘 마모되지 않으나 열에는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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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소방서_ 박석호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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