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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로프 인명구조 최강자 가린다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

최우수팀에 민간연합 마에스트로 “구조대원들에게 도움 되고파”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0/11/25 [09:43]

[집중조명] 로프 인명구조 최강자 가린다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

최우수팀에 민간연합 마에스트로 “구조대원들에게 도움 되고파”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0/11/25 [09:43]

▲ 경기소방학교에서 ‘제1회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가 열렸다.  © 경기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지난 10월 18일 6층 높이 건물 옥상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당겨”라는 외침과 함께 결의에 찬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던 구조팀원들은 로프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안전망에는 구조대상자가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 이들은 지휘자 지시에 따라 각자 맡은 역할을 차분히 수행해 나갔다. 

 

들것에 실린 구조대상자가 옥상으로 점점 다가오자 주변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들의 임무는 구조대상자를 안전지역까지 옮기는 것. 들것이 옥상 담벼락에 이르자 그들은 더욱 신중하게 다음 동작을 이어갔고 결국 구조대상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이후 ‘끝’을 알리는 진행요원의 스톱워치가 눌리자 구조팀원들은 서로의 손뼉을 부딪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단장 전용호)은 10월 17일부터 이틀간 경기소방학교에서 ‘제1회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로프 인명구조 최강자를 가르는 이번 대회는 다양한 사고 현장에서 구조팀의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벤트 경기 포함 여섯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구조팀은 총 여섯 팀. 찬바람에 온몸이 움츠러드는 계절임에도 참가자들은 반팔 티셔츠를 입은 채 경기에 임했다. 그들의 열정은 쌀쌀한 바람 따윈 전혀 개의치 않을 만큼 뜨거웠다. 

 

치열했던 이틀간의 경기… 훈련 성과 마음껏 선보여 

▲ 구조팀이 경연대회에 임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대회 첫날엔 네 구간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이벤트 경기가 펼쳐졌다. 먼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5층까지 이어진 로프로 건물을 등반해야 한다. 이후 흔들리는 안전망을 지나 11층까지 연결된 로프를 타고 올라간 뒤 지상으로 이어지는 로프로 내려오면 끝이 난다.

 

경기는 누가 먼저 일찍 도착하는지에 따라 승점이 갈렸다. 참가자들은 이를 악물고 체력적 한계를 이겨내며 건물을 등반했다. 결국 서울소방재난본부의 ‘SR2U’는 18분 3초로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리며 1위에 올라섰다. 나머지 구조팀들은 23~31분 내로 모든 구간을 통과했다.

 

둘째 날은 이번 대회의 꽃인 ‘로프 인명구조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제마다 배치된 진행요원들은 로프 인명구조 숙련도와 시간, 구조대상자 관리 등을 중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때론 안전한 경기를 위해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중재자 역할도 했다. 

 

과제는 ▲인명구조사 1ㆍ2급 상황 연출 ▲가파른 언덕 밑에 있는 구조대상자 안전지역까지 구조 ▲높은 현장에 있는 구조대상자 지상 안전지역까지 구조 ▲두 건물 사이 그물망에 있는 구조대상자 안전지역으로 구조 ▲큰 장애물 뒤에 있는 구조대상자 최초 안전지역까지 구조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그간 갈고 닦은 로프 인명구조기술을 마음껏 선보였다. 때론 호흡이 맞지 않아 부딪히기도 했지만 팀워크로 똘똘 뭉친 이들에게 위기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숙련도ㆍ신속성 등 높은 점수로 우승 차지한 ‘마에스트로’

▲ ‘제1회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마에스트로’     ©경기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제공

 

이틀간 펼쳐진 대회에선 소방관과 일반인 조합으로 구성된 ‘마에스트로’가 신속성 등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영예의 ‘최우수팀’으로 선정됐다. 우수팀은 서울소방의 ‘SR2U’, 장려상은 대전ㆍ충청소방의 ‘Go! ChU’가 차지했다.

 

마에스트로 팀원인 전경원 씨는 “구조시스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들것 운영과 구조대상자 관리에선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다. 이런 부분에서 구조활동에 나서는 소방관과 민간팀 간의 수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섯 명으로 꾸려진 마에스트로 팀 대부분은 (주)안나푸르나 페츨 또는 힐몬코리아 등 구조장비를 유통하는 기업에 다니는 일반인이다. 나머지 한 명은 인천 강화소방서 소속 소방관이다. 이들 모두 영국 국제로프액세스협회(IRATA) LEVEL 3 등 다양한 라이선스를 보유할 만큼 전문지식과 능력을 갖춘 실력자들이다.

 

마에스트로 팀이 직접 구조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소통 때문이다. 구조대원들과 구조시스템ㆍ장비의 장단점 등에 대해 공유한다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대회를 준비했다. 

 

전경원 씨는 “우리가 다루는 분야가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이 아닌 장비에 대해 신뢰를 쌓는 직접적인 활동으로 기억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준비는 순탄치 않았다. 팀원별 능력과 장비 준비, 훈련 일정 등에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각 팀원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고 앵커ㆍ홀링시스템을 구성하는 등 차근차근 훈련을 반복하면서 구조시스템을 완성해 나갔다.

 

▲ ‘마에스트로’ 팀이 경연대회에 임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미션마다 지휘자와 라인 관리자, 엣지맨, 구조자 등 역할을 바꿔가며 서로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구조시스템이 잘못됐을 땐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 놓여도 라인 관리자가 앵커를 신속히 구성하고 구조자가 본인 라인을 별도로 설치해 홀링에 소요되는 에너지와 시간을 줄이는 등의 훈련도 이어갔다.

 

전 씨는 “실제 상황을 설정한 훈련에선 매 순간 문제점이 발견돼 팀원 간 이견 조율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발전된 팀워크로 과제를 완료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은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이들은 팀워크 향상을 위해 서로 생각한 로프 인명구조 기법을 적용해 나갔다. 전경원 씨는 “로프 인명구조 기법의 경우 첫 계획단계부터 지휘자와 팀원들 머릿속에서 이미 결정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때도 있다”며 “한 가지 미션을 정해 각 팀원이 제시한 기법을 계획별로 직접 해보는 방법은 팀원 역량을 높이고 팀워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용호 단장 “구조대원 역량 강화에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전용호 경기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장     ©최누리 기자

올해는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계곡물이 불어나고 산사태로 건축물이 무너져 내렸다. 불어난 물과 흙더미에 사람이 고립돼 목숨을 잃거나 힘겹게 구조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경기소방 특수대응단이 이번 대회를 개최한 배경은 다름 아닌 구조대원 역량을 높여 어떤 상황에서도 구조대상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서다.

 

전용호 단장은 “점차 위험이 높은 팀 단위 전문구조 기법이 요구되면서 이런 현실을 반영한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며 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경기소방 특수대응단은 한 번의 이벤트성 대회가 아닌 매년 전국 로프 인명구조 경연대회를 열어 구조대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 단장은 “새로운 로프 인명구조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다양한 기법을 공유하고 자신들의 수준을 점검하는 등 구조대원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기소방 특수대응단은 로프 대회뿐 아니라 구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황별 로프 인명구조기술을 표준화하고 관련 자료를 전국 소방관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전 단장은 “코로나19로 참가팀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내년엔 로프 인명구조 대회가 관련 종사자들의 관심 속에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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