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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말 많은 급기가압제연설비의 근본적인 원인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기사입력 2020/12/24 [13:53]

[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말 많은 급기가압제연설비의 근본적인 원인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입력 : 2020/12/24 [13:53]

▲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이젠 소방기술자 누구나 급기가압제연설비가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걸 안다. 건축법의 배연설비를 소방에서 급기가압제연설비로 가져오면서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전 세계가 통상적으로 적용 중인 계단실 가압방식을 채택하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건축법의 배연설비는 부속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여기에 억지로 꿰맞추다 보니 급기용 수직 풍도의 건축 구조적 위치가 문제가 된다. 부속실 급기 풍도 위치를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계단실 급기 방식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돼 탈이 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이 급기구의 댐퍼 성능기준을 비상식적으로 유도하는 바람에 제연설비를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했다. 소방기술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거다.

 

우리의 경우 법 기준과 KFI 인증제품이 성능과 기술 보다 우선된다. 처벌 위주의 현행 제도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모순이다. KFI 인증제품이 잘못되면 그 몫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소방제품의 인증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부속실과 수직 급기 풍도는 하나의 밀폐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 공기를 가압하면서 연기를 제어해 계단실로 번지지 않게 하는 기술이 바로 급기가압제연설비이다. 하지만 KFI는 연기 제어가 불가능한 급기댐퍼의 기준을 만들어 비상식적인 댐퍼를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밀폐된 가압공간에 공기를 계속 넣으면 그 공간은 과압으로 인해 출입문을 열 수 없게 된다. 과압이 되지 않도록 넘치는 공기를 배출해주는 게 기본 원리이다. 해외에는 개구율을 수동으로 조절하는 급기댐퍼와 플랩댐퍼를 사용한다. 풍량 조절이 가능하고 과압과 과풍량은 플랩댐퍼로 즉시 빼내어 과압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한다. 

 

KFI 인증 댐퍼는 자동으로 차압과 과압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플랩댐퍼와 같이 과압을 조절할 수 있는 릴리프 댐퍼의 사용을 차단하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KFI 인증 기준 명칭을 ‘자동차압ㆍ과압조절형 급기댐퍼’에서 ‘자동차압 급기댐퍼’로 슬쩍 바꿔 책임을 기술자들에게 넘길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KFI 인증 제품은 급기 시간문제와 풍량 조절도 원천적으로 불가하다. 부속실을 거쳐 피난하기 위해선 출입문 개방 시 즉각적인 방연풍속 유지가 기본이 돼야 한다. 그런데  KFI 인증 기준에서는 압력센서를 이용해 날개를 열리거나 닫히는데 시간을 10초 이내라 규정하고 있다. 

 

부속실을 거쳐 계단실로 피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이게 말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 또 송풍기의 위치와 급기댐퍼 높이에 따라 급기구의 송풍량이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풍량 조절을 위해 개구율 조절은 필수다. 그런데 KFI 인증 댐퍼는 이와 상관이 없어도 되는지 말이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건 이것뿐만이 아니다. 인증 시험 테스트룸 모형을 보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제연설비의 기본원리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속실의 과압과 과풍량을 제어하는 급기댐퍼 시험과도 전혀 무관하다. 계단실 출입문도 없고 심지어 급기 댐퍼에 있어야 할 풍량 조절 날개를 풍도에 설치해 놓고 있다.

 

풍량이 조절되지 않는 KFI 인증 댐퍼를 모든 현장에 공급하고 있으니 TAB가 과연 소용이 있을까 의문이다, 제연설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곳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관련법을 무시하면서 댐퍼 날개를 알루미늄 재질로 인증해 주고 있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나 뒤에서 이를 눈감아 주고 있는 소방청을 생각하자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라도 소방당국이 나서서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책임을 물고 보상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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