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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칼럼] 스마트한 소방관 vs. 스마트폰만 하는 소방관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2>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기사입력 2021/03/15 [09:54]

[이건 칼럼] 스마트한 소방관 vs. 스마트폰만 하는 소방관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2>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입력 : 2021/03/15 [09:54]

▲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방재신문

소방업무에 스마트한 환경이 도입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시민에게 소방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소방관을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까지 보급돼 소방서비스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소방청에서는 ‘119신고’라는 앱과 ‘소방공무원 PTSD’ 앱을 보급해서 사용하고 있다. 강원소방전용 ‘119톡’과 산악이나 오지 사고 등 사고자의 위치파악이 힘든 경우 휴대전화로 신고하면 바로 신고자 위치정보를 119 상황실로 전달해주는 ‘강원119신고’라는 앱도 출시돼 있다.

 

1990년대 미국에서는 소방차에 태블릿을 장착하면서 출동대원들이 현장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현장 대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대상물의 가장 최근 소방검사 결과라든지 또는 해당 대상물이 보유하고 있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들이 대표적이다.

 

한편 ‘크루포스(CrewForce)’라는 한 앱의 경우에는 GPS를 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출동팀에게 정확하게 전송해 주고 단체 대화방 기능을 통해 현장에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무전기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져 그야말로 스마트한 현장활동을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다양한 기능을 통해 습득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현장지휘관은 대원들의 보건과 안전을 고려한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한 환경은 여러 가지 면에서 순기능도 있지만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역기능도 존재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두뇌의 화학작용을 바꿔 정신건강을 해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생산성을 낮춘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특히 팀워크가 중요한 소방관들에게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은 임무 수행을 위한 소통 부족의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기술 숙달과 같은 업무능력 향상의 기회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

 

오랜 기간 현장을 뛴 베테랑 소방관들은 스마트한 환경보다는 오히려 함께 하는 훈련이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기술을 전수하고 경험을 공유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자칫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가 될까 봐 후배들에게 섣불리 말을 걸기도 어려운 시대가 돼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과가 끝나거나 훈련을 마치면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일선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걸 만족시켜줄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스마트폰과 각종 앱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내도록 디자인됐으므로 사용자가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균형 잡힌 테크놀로지는 아닌 것이다.

 

요즘 소방대원들의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게임이나 주식 그리고 비트코인과 같은 재테크 등으로 업무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대원들 간의 소통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또 잦은 SNS 사용으로 불필요하거나 부적절한 게시물을 통해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소방대원이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성차별적인 표현을 적었다가 소방서에서 해고당한 사례도 있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한 소방관 합격자가 합격증과 함께 전직 대통령을 조롱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의 글을 올렸다가 소방학교에서 퇴소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모두가 스마트하다고 말하는 세상은 어쩌면 우리로부터 많은 기회비용을 빼앗아 가고 있는 건 아닐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한 유명 에세이처럼 소방관들에게는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자신만의 ‘현장활동 노트’에 아날로그로 기록하고 끊임없는 성찰의 시간을 통해서 내면화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보다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신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노련하고 성숙한 소방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소방관이 될 것인가? 아니면 스마트폰만 하는 소방관이 될 것인가? 그 결정은 전적으로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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