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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칼럼] 소방학교 교관 인력, 턱없이 부족하다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3>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기사입력 2021/03/19 [10:46]

[이건 칼럼] 소방학교 교관 인력, 턱없이 부족하다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3>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입력 : 2021/03/19 [10:46]

▲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해마다 미국의 소방학교에서는 훈련 중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신임 소방대원의 경우 기존 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고 발생률이 높으며 비록 경력이 있는 대원이라 할지라도 훈련에서 자칫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 활동이 필요한 교육과정, 예를 들면 화재진압 훈련, 로프와 사다리훈련, 미로 탈출 훈련, 구급 교육 훈련, 화학사고 훈련, 수난ㆍ산악ㆍ도시탐색ㆍ차량ㆍ항공기 등 각종 구조훈련 등에서 자격을 갖춘 충분한 숫자의 교관을 확보하는 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앙소방학교를 포함해 모두 9개의 소방학교(서울, 경기, 충청, 광주, 부산, 경북, 인천, 강원)와 1개의 교육대(제주), 1개의 소방교육훈련장(경남), 1개의 소방교육과(전남)가 있다. 신임교육을 비롯해 전문교육, 특별교육 그리고 사이버교육 등이 마련돼 있으며 여기에 위탁 교육, 의용소방대원과 일반인을 위한 교육까지 합하면 연중 운영하는 교육과정은 40~50여 개가 넘는다.

 

하지만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교관의 숫자에 있다. 그나마 교관을 많이 확보한 학교라고 할지라도 그 숫자는 30여 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화재와 구조, 구급 등 분야별로 세분화하면 결국 5~10명이 채 되지 않는 교관으로 많은 숫자의 교육생과 훈련을 소화해야만 한다. 부족한 교관 인원을 충원하기 위해서 일부 소방학교의 경우 일선 소방서에서 직원을 파견받아 교관을 충원하고 있지만 방법이나 기간 면에서 제한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교관의 숫자는 교육의 질과 비례한다”
적은 숫자의 교관으로 많은 수의 교육생을 담당하다 보면 교육이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한 자체 평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섬세한 기술 전수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교육의 질을 단순히 암기 위주의 시험성적 결과로만 판단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 제공되는 교육의 수준과 질에 대한 객관적인 ‘품질평가(Quality Control)’가 이뤄져야 하며 여기엔 교육생들의 의견 또한 반영돼야 한다.

 

미국에서는 교육생과 교관 숫자의 적정 비율에 관해 참고할 만한 기준이 마련돼 있다. ‘미연방산업안전보건청(OSHA)’규정 29 CFR 1910.120과 ‘미국소방서장협회(IAFC)’에서 발간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현장교육의 경우 교육생 5명당 교관 1명이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충분한 교관을 확보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소방학교에서는 현장 교관이 안전담당관의 역할을 겸해야 하므로 적은 숫자의 교관으로는 불가피하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기구인 ‘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의 한 사고 조사보고서에서도 소방기관은 실기평가를 수반하는 현장교육에 충분한 교관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방화협회(NFPA)’기준 1521번에 따라 자격을 갖춘 안전담당관도 지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더 많은 숫자의 보조 교관을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악천후가 예상될 때, 많은 수의 교육생이 참여할 때, 장시간의 훈련이 이어질 때, 복잡한 훈련으로 인해 추가 지시나 안전 모니터링이 필요할 때가 대표적인 상황이다.

 

텍사스 샌 엔젤로에 위치한 미 국방부 소방학교의 경우 현재 150여 명의 교관이 배치돼 있다. 교관 1인당 교육생 3명 정도의 비율로 배정돼 안전 확보는 물론이고 섬세한 기술 전수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한편 교관의 수준도 ‘미국방화협회(NFPA)’ 기준 1041번에 따라서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눠 그 역할에 차이를 두고 있다.

 

한편 이론 강의의 경우 기본적으로 교수요원 2명이 강의를 진행한다. 먼저 주 강사가 1교시를 진행하면 보조강사는 주 강사의 강의기법을 벤치마킹하며 필요할 경우 보조를 해 준다. 1교시를 마치면 보조강사가 바로 강의를 이어받아 진행하며 주 강사는 이 시간을 이용해 필요한 행정업무를 보거나 보조강사의 강의를 모니터링하고 평가에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결국은 충분한 숫자의 교관이 확보돼야 가능한 일이다.

 

“소방서비스의 시작, 소방학교”
소방학교 교관의 인원 배치는 현장의 연속선 상에서 고려돼야 한다. 하지만 소방학교는 현장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으로 분류돼 추가로 인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전에 했던 교육내용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등 교육의 수준이나 질적인 면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렵고 섬세한 기술 전수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많은 숫자의 교육생이 3~4개월가량 참여하는 신임교육의 경우에는 교육생들의 안전에도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다. 교육과 훈련, 그리고 평가까지 모든 걸 담당해야 하는 교관들의 고충은 열정페이 그 이상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반인들의 교육이나 시시때때로 진행해야 하는 각종 시연도 업무량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수준 높은 교육과 미래 대한민국의 안전을 담당할 소방대원들의 기술향상, 그리고 현장이나 일선 소방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시스템의 구축은 ‘소방서비스가 시작’되는 소방학교에서부터 구축돼야 한다.

 

소방관 국가직 2년 차를 맞이해 소방학교의 전반적인 교육지원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교육생당 적정 숫자의 교관이 배정돼 있는지, 교육의 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개선할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안전사고 예방대책 등 견고한 소방서비스의 시작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갈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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