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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칼럼] 소방관의 심장은 아프다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5>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기사입력 2021/04/01 [09:35]

[이건 칼럼] 소방관의 심장은 아프다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15>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입력 : 2021/04/01 [09:35]

▲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방재신문

소방관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 직무에 대한 헌신, 그리고 사람을 살리기 위한 높은 수준의 기술일 것이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살리는 전문가 소방관. ‘불꽃 심장’을 가진 그들은 오늘도 우리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엔 구급대원의 역할이 증가하면서 ‘하트세이버(Heart Saver)’라는 명칭에 맞게 수없이 많은 사람의 멈춰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위험요인에 의해 소방관의 심장이 위협받고 있다.

 

소방관의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불리는 심장질환은 과부하가 걸리면 심장마비와 같은 심각한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생리적(physiological) 요인과 심리적(psychological) 요인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출동 벨이나 소음, 불규칙한 수면, 유해물질 노출, 장시간 이어지는 육체 피로, 무거운 장비 이송, 동료의 순직 등 다양한 상황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감정 피로, 그리고 마치 에너지가 방전된 것처럼 무기력해지는 ‘번 아웃(Burn-out)’ 상태로 연결되기도 한다.

 

‘미연방 소방국(USFA)’에 따르면 지난 세기 동안 소방대원 순직자의 절반은 심장마비가 원인이었다고 발표할 만큼 심장질환은 소방대원 순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62명의 순직자 중 3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소방활동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구가 시작된 건 1970년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출동할 때와 화재 진압할 때 소방대원의 심장박동 수가 어떤지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면 1992년엔 화재를 진압하는 활동이 심장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 추적했다.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건강한 심장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2003년 80만명에 이르는 의용소방대원을 이끄는 ‘미국의용소방대원협회(NVFC)’에서는 금연 등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금연자가 많은 소방서에는 소방차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기부여도 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심장을 약하게 만드는 잘못된 습관들이 있다. 예를 들면 담배나 술, 약물, 콜레스테롤, 고혈압, 비만, 높은 혈당수치, 불규칙한 식사, 영양결핍 등이 심장질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며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 또한 마찬가지라고 한다.

 

대응보단 예방이 중요하다는 건 비단 재난현장뿐만 아니라 영원히 꺼져선 안 되는 소방대원의 뜨거운 심장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과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것, 적당한 수면을 할 것, 혈압측정 등 매년 정기 검진을 받을 것, 금연할 것, 과음을 피할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화재현장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기와 연기도 소방대원의 심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개인보호 장비를 정확하게 착용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되는 구급대원에 대한 폭언이나 폭행 또한 해당 대원에게 심각한 우울증,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극단적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 역시 심장에 절대 좋지 않다.

 

소방업무와 심장질환의 연관 관계는 대단히 전문적인 영역이므로 소방청에서는 전문가를 통한 자문이나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용역 등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일선에서는 소방서별로 건강프로그램이나 현장 안전수칙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예방 교육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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