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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친환경ㆍ기능성 섬유 소재 글로벌 리더 삼일방직(주)

50년의 역사와 기술력 보유… 금탑산업훈장 수상
업계 최초 미국 현지 공장 운영… 인재 육성ㆍR&D에 지속 투자
불에 강한 ‘NevurN’ 및 첨단 산업용 신소재로 글로벌 시장 공략
노희찬 대표 “한 올의 실이 생명을 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1/10/20 [10:00]

[COMPANY+] 친환경ㆍ기능성 섬유 소재 글로벌 리더 삼일방직(주)

50년의 역사와 기술력 보유… 금탑산업훈장 수상
업계 최초 미국 현지 공장 운영… 인재 육성ㆍR&D에 지속 투자
불에 강한 ‘NevurN’ 및 첨단 산업용 신소재로 글로벌 시장 공략
노희찬 대표 “한 올의 실이 생명을 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신희섭 기자 | 입력 : 2021/10/20 [10:00]

 

인간이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세 가지를 우린 의식주(衣食住)라 부른다. 이중 ‘의’는 사람이 입는 옷을 의미하는데 보편적으로 섬유를 가공해 만든다.

 

섬유는 식물이나 동물의 털에서 추출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연 고분자물질을 원료로 사용하거나 물질의 화학적 합성을 통해 재생ㆍ합성섬유 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섬유에 대한 의미는 단순히 옷의 재료에 그치지 않고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도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섬유는 소방관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 활동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화복과 방화장갑, 방화두건 등이 모두 섬유를 이용한 장비다.

 

소방 장비에 사용되는 난연성 섬유는 그간 미국과 유럽 등이 시장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독자적인 기술로 난연성 섬유 개발에 성공한 국내 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삼일방직이 그 주인공이다.

 

▲ 삼일방직은 PBI퍼포먼스 사와 협업해 국내 방화복 제조사에 PBI 원단을 공급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기술력 겸비,

최고의 섬유 기업  

소방관들에게 삼일방직이란 이름은 낯설 수 있다. 섬유 장비를 제조하는 곳이 아니라 원사(실)와 원단 등을 장비 제조사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 복제를 만들거나 섬유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들 사이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정평이 자자하다. 섬유 제조 기술력이 워낙 뛰어나고 소량 주문에도 고른 품질의 실과 원단을 공급해서다. 

 

1973년 삼일염직으로 섬유 사업을 시작한 이 기업은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기업이다.

 

1983년 삼일방을 추가로 창업하면서 Chemical Coating 기술에 투자를 확대했고 고급 특수직물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며 투습방수ㆍ초발수ㆍ형상기억 등 고품질의 신상품을 연이어 탄생시켰다.

 

1997년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Lenzing 사의 모달(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하는 천연섬유)을 활용해 면보다 강도가 높고 속건 기능이 뛰어난 고강력 방적사를 개발하면서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은 1970년대부터 빠르게 성장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며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섬유 기업이 이 시기에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전했다.

 

삼일방직은 회사 문을 닫는 대신 섬유 산업의 고급화로 눈을 돌리며 오히려 투자를 확대했다. 공격적으로 설비를 확충하면서 섬유업계의 혁신이라 불리는 Air-jet 방적사도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방적사는 원료에서 추출한 섬유에 기계적인 꼬임을 주어 생산한다. Air-jet 방적사는 기계적 꼬임을 가하지 않고 특수한 노즐 내에서 고속 선회기류로 섬유를 회전시켜 실을 생산한다. 이렇게 탄생한 방적사는 내마찰성이 우수하고 보풀이 발생하지 않아 외관이 깨끗하다.

 

Air-jet 방적사를 통해 탄생하게 된 브랜드가 바로 ‘ECOSIL’이다. 삼일방직은 2010년 ‘ECOSIL’로 또 한 번 세계일류상품 지정의 성과를 올린다.

 

‘ECOSIL’은 현재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섬유다.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모달과 더불어 삼일방직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 삼일방직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종류의 원사


기업 성장의 원동력은 투자와 연구개발

2012년 삼일방직은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수여 받았다. 정부는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기업에게 산업훈장을 수여하는데 이 가운데 첫 번째가 금탑산업훈장이다.

 

2010년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우수인재 육성과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어온 삼일방직은 그간 네 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섬유소재 품질대상(2013년 난연 섬유 소재 NevurN, 2014년 친환경 기능성 원사 Drysil, 2019년 Anti-pilling 코어사 Corsil, 2021년 리사이클 US 피마코튼 방적사)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탑산업훈장과 두 번의 세계일류제품 선정, 네 차례에 걸친 섬유소재 품질대상 수상은 이 기업이 그간 연구개발에 얼마나 투자와 노력을 이어왔는지 보여주는 결과물들이다.

 

지금도 삼일방직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정부 R&D 연구기관과 협업시스템을 가동하며 친환경 자동차 내장재, 고강도 시스코어, 산업 자재용 복합사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 생산라인

 

특히 글로벌 방염 소재 전문 기업 PBI퍼포먼스 사와의 협업으로 국내 소방 시장에 PBI 원단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NevurN’의 홍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난연 방상외피개발을 수행하는 등 국방 섬유 개발을 비롯해 리사이클 분야 친환경 섬유 소재, ITㆍ자동차ㆍ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 섬유 소재 연구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 삼일방직은 군과 경찰 등 다양한 직군의 복제 원단을 공급하고 있다.


불에 강한 기능성 슈퍼 섬유 ‘NevurN’

‘NevurN’은 Never와 Burn의 합성어로 ‘타지 않고 녹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일방직에 따르면 Aramid와 렌징 FR 등을 혼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고 강인성과 탄력성, 편안한 착용감, 통기성 등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NevurN’은 산업과 생활환경, 용도 등에 따라 방호수준의 ‘NevurN-D(Defender)’, 보호 수준의 ‘NevurN-P(Protective)’, 안전수준의 ‘NevurN-S(Safety)’ 등 세 가지 제품군으로 생산이 이뤄진다.

 

▲ Air-jet 방적설비로 제조된 NevurN-S, NevurN-P

 

소방 분야에선 소방관들이 착용하는 특수방화복 원단을 생산하고 있다. 특수방화복의 겉감은 파라 아라미드(para-Aramid)와 메타 아라미드(meta-Aramid)를 혼방한 제품을 기본으로 공급한다.

 

한발 더 나아가 소방관들의 안전이 더 높은 수준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아라미드(Aramid)보다 한계산소지수(LOI)와 분해온도가 더 높은 PBI 소재의 제품도 만들고 있다.

 

활동복의 경우 현장에선 아직 폴리에스터나 나일론과 같은 비난연 소재가 사용된다. 소방관의 업무 환경과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 난연 소재를 채택해야할 필요성이 높다. 

 

이에 적합한 제품이 ‘NevurN-S’에서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치며 탄생한 ‘High Tech Spun-dyed FR Fabric’이다. 소방청 고시 ‘방염성능기준’을 만족하는 우수한 난연성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불이 붙어도 스스로 꺼지고 세탁 등을 거쳐도 난연성능이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일반적인 난연 제품과 달리 인체 친화적인 셀룰로오스 섬유의 함유량이 높아 땀 흡수력과 착용감이 우수하다. 

 

또 원단 색상이 선명하고 깨끗하며 햇빛, 땀, 마찰 등에 대한 견뢰도가 우수해 야외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소방관의 활동복 소재로 적합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별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공이 완료된 상태로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납기 기간이 짧고 소량 주문 시에도 일정한 품질이 보장된다.

 

“한 올의 실이 생명을 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인터뷰] 섬유 업계 큰 별 노희찬 삼일방직 대표이사

 

 

섬유 업계에서 큰 별로 불리는 노희찬 대표. 그의 약력을 살펴보면 왜 그가 이 업계에서 입지적 인물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학창시절 노희찬 대표는 원사나 직물보다 염료, 화공 등이 복합된 염색가공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유 기업에 입사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중견 방적 회사를 선택했다. 염색가공을 더 배우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염색가공과 더불어 지금의 노희찬 대표를 있게 한 건 직물에 코팅을 입히는 기술이다. 1964년 엔지니어로 일할 당시 그는 국내에서 최초로 특수 코팅 가공법 개발에 성공한다. 이후 친구의 도움으로 1972년 삼일섬유가공공업사를 창업하는데 이곳이 바로 삼일방직의 시작점이다.

 

노희찬 대표는 “창업 당시 어려움이 많았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을 거란 믿음에 밤낮없이 일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노력해 준 덕분에 삼일방직은 모달과 텐셀로 대표되는 인체 친화적 섬유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삼일방직은 현재 경북 경산에 위치해 있다. 2만여 평에 달하는 생산 현장에선 원사의 생산기기가 쉼 없이 가동된다. 지난해 이 기업에서 올린 매출은 1200억원이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희찬 대표에 따르면 삼일방직은 미국 현지에도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7년 스위스 면방기업 허만 뷸러(Hermann Buhler)가 운영하던 미국 공장을 인수했다. 국내 섬유 기업이 미국 현지에 진출한 첫 사례로 노희찬 대표 입장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선택이었다.

 

이처럼 때론 과감한 선택을 병행하며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노희찬 대표. 최근 그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고 나섰다.

 

노 대표는 “최근 글로벌 섬유 시장에선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역시 이런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부가가치 제품에는 난연 소재의 섬유가 포함돼 있다. 특히 노희찬 대표는 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높다.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매출 때문만은 아니었다.

 

노희찬 대표는 “최근 대형 물류센터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더욱이 내년 1월 27일부턴 노동자 안전을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시행된다”며 “삼일방직은 기본적으로 실을 만드는 방직회사다. ‘한 올의 실이 생명을 구하고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모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들은 물론 산업 현장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최적의 소재를 개발하는 것도 토종기업인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삼일방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NevurN’의 기능 강화를 연구진에게 지시했고 최근에는 소방용 특수방화복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난연성이 향상된 섬유를 개발해냈다.

 

노 대표는 선진 외국에 비해 사각지대가 많은 우리 제도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선진 외국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산업현장의 안전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어길 시 매우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우리도 안전에 관한 각종 법 규정을 강화해 국민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게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안전복을 예로 들며 “다행히 우린 섬유 소재와 원사, 원단, 봉제까지 안전복을 제작할 수 있는 전 과정의 산업과 개발력을 갖추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제시된다면 선진국 못지않은 안전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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