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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돌고 도는 119구급대 문제, 역지사지 자세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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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1/12/20 [10:00]

[플러스 칼럼] 돌고 도는 119구급대 문제, 역지사지 자세로 풀어야

119플러스 | 입력 : 2021/12/20 [10:00]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모두의 일상이 마비된 지 2년여 시간이 흘렀다. 급기야 우리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그간 개인의 자유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시행해 온 많은 규제가 풀리는 분위기다. ‘백신 패스’라는 제도를 기반으로 일상회복 기점에 다가선 듯하다.

 

하지만 구급대원과 의료진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11월부터 시행된 방역 완화 조치로 인해 확진자는 물론 위중증 환자 역시 늘어나는 탓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걸 변화시켰다. 그중에서도 병원의 모습은 180도로 바뀌었다. 안 그래도 높았던 대형병원의 문턱은 더욱 높아졌고 구급대원과 의료진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팬데믹 이후 발열 환자나 호흡 곤란 환자의 응급실 출입은 굉장히 엄격해진 상황이다. 혹시라도 확진자를 무조건 수용했다가 병원 전체로 번지는 날엔 의료시설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증상 의심 환자는 음압병실 등으로 보내진다. 음압병실이 없는 병원은 별도 격리 장소에서 검사를 시행한 후 음성 판정이 나와야만 치료가 가능하다.

 

개중에는 별도의 격리실에서 이동식 X-ray 기계 등을 활용해 폐사진을 촬영한 뒤 코로나19가 의심되지 않으면 진료는 봐주는 병원도 있다. 하지만 곳곳에선 여전히 응급환자 수용에 따른 애로가 이어진다.

 

소방에선 병원선정 문제 해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자체 보건건강국 등과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소통과 협력을 이뤄내려는 모습이다. 병원 역시 나름 수많은 사정과 애로가 있기에 소통을 통한 공동 노력으로 해결점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소방과 의료기관 이 두 곳만의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물음표가 여전하다.

 

의료기관은 등급에 따라 1, 2, 3차 병원으로 나뉜다. 1차 병원은 의원, 보건소 등으로 난도가 낮은 경증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2차 병원은 진료과 4개 이상, 전문과목 2개 이상과 30병상 이상의 병상을 보유한 병원을 말한다. 3차 병원은 의과대학부속병원과 종합병원을 지칭한다.

 

문제는 많은 국민이 ‘응급실’로써 3차 병원만을 떠올린다는 사실이다.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은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위중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환자에게 1, 2차 병원을 권유한다. 그렇지만 많은 환자가 규모가 큰 대형ㆍ종합병원으로의 이송을 요구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병원을 고집하는 일이 다반사다.

 

국민은 누구나 위급상황에서 119를 찾는다. 119는 언제든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국가의 복지 서비스이기에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환자 상태가 비교적 온전하든 술에 취했든 그들이 원한다면 3차 병원으로의 이송은 불가피하다. 이는 가뜩이나 부족한 응급실 병상이 늘 포화상태를 면치 못하는 배경이 된다.

 

심정지와 같은 위급상황에서 응급실을 전전하다 목숨을 잃는 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병원에 이송도 못 한 채 숨이 멎는 이가 어쩌면 내 가족이거나 내 친구일지도 모를 일이다.

 

응급의료체계는 소방과 의료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나아질 수 없다. 환자를 이송하는 소방과 이를 수용하는 병원, 수혜자인 국민 모두의 노력이 있더라도 해결할 수 있을까, 말까다.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다. 서로의 이해와 공동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유의 팬데믹 사태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기대한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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