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원하는대로~” 작지만 강한 맞춤형 의류 기업 ‘리얼맨’‘젊음과 감각이 무기’… 신분과 조직 표현 넘어 감성을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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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안전을 위해 활약하는 소방공무원의 수가 6만5천명에 달하고 있다. 젊은 소방공무원의 수가 급격히 늘면서 그들의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교대 체계 등 근무 환경이 바뀌고 복지가 개선된 데 더해 각종 직무를 수행하는 소방공무원 보직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많은 현장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몸 바치는 소방공무원이 입는 복장은 그들의 긍지를 높이고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해 소방의 상징성과 함께 정체성을 표현한다.
소방공무원의 이미지를 만드는 디자인과 활동성, 착용감까지 높일 수 있는 소재 등 옷을 만드는 데 고려돼야 할 요소는 너무도 많다.
믿음직한 소방공무원다우면서도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멋진 옷. 하지만 이를 만족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특수직 공무원 조직 중에서도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는 소방의 눈높이를 맞추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여기 이런 한계성을 뛰어넘으며 소방공무원들로부터 ‘의류 맛집’으로 소문 난 특별한 기업이 있다. 특수의류 전문기업 리얼맨이 그 주인공. 리얼맨은 우리나라 소방과 군, 경찰 등 특수직 종사자들이 원하는 옷이나 피복을 주문 제작하는 젊고 트렌디한 기업이다.
대학 등산 동아리에서 어엿한 사업자로!
6년 전 생존 지식 등을 습득하기 위해 만든 대학 동아리에서 출발한 리얼맨은 당시 학교 뒷산을 한 바퀴 타고 내려와 맛있는 식사를 하며 술 한잔 기울이는 그런 모임이었다. 2016년 대학 시절 조별과제 중 호기심으로 특수부대원 컨셉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SNS 페이지를 처음 개설했다.
특수부대원의 활동 소식을 전하며 쌓은 인연으로 현장에 프로들과 협업을 통해 기능과 디자인을 겸비한 택티컬 웨어 제작에 관심을 두게 됐다.
소방과 군, 경찰, 경호, 특수구조대, 익스트림 아웃도어 등 현장에서 원하는 다양한 옷의 기능과 구조에 주목하게 된 리얼맨은 2018년 정식으로 사업자를 내며 특수의류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최초 ‘밀리터리 아웃도어 매니아를 위한 유니크한 아이템을 제공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사업이었지만 어느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곧 소방과 군, 해양경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장 대원들로부터 작업을 요청받는 일로 이어졌다.
많은 주문 물량에 마음이 들떴지만 주문이 접수되는 동시에 제작을 시작하던 초기 시스템은 한계가 있었다. 의류의 질과 디자인은 호평을 받았지만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현장 대원들의 불만과 항의가 이어졌다.
고된 경험과 실패는 그들만의 노하우를 쌓게 만들었고 차별화된 리얼맨의 모습을 찾게 해줬다. 지금은 샘플링을 시작으로 기능ㆍ현장 테스트를 거쳐 모든 게 만족되면 수천에서 수만 장씩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자신 있는 옷’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재고 의류의 색상이나 사이즈가 단 한 개라도 없다면 아예 납품 자체가 불가능한 일까지 벌어지다 보니 철저한 사전 조사와 테스트를 거쳐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멈추지 않은 리얼맨의 노력은 매년 3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건강한 기업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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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옷을 만드는 특이한 친구들 ‘리얼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어떤 환경 조건 속에서도 현장에서 활약하는 소방관이 입는 옷은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이 보장돼야 한다.
![]() ▲ 리얼맨이 직접 개발한 슈퍼 드라이 메쉬 |
리얼맨은 방수 기능과 통기성, UV 차단 등 특유 기능을 갖춘 소프트쉘 재킷부터 폴로 셔츠와 레스큐 티셔츠, 집업 셔츠, 팬츠, 심볼 패치 등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의류를 공급한다.
소방대원이 가장 많이 찾는 기본 반팔 티셔츠일지라도 리얼맨의 손을 거치면 특별해진다.
일반적인 액체 물질은 튕겨내 원단 오염을 방지하고 체내에서 생기는 액체는 빠르게 흡수ㆍ건조시키는 슈퍼 드라이 메쉬를 직접 개발했다.
방수와 방풍이 잘되면서도 땀까지 잘 마르는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자체 개발 소재의 티셔츠와 고급 등산복 느낌을 주는 재킷은 튼튼함과 활동성을 제공하는 리얼맨의 대표적인 맞춤형 의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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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맨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음과 감각이다. 평균 연령 28세로 구성된 직원들은 스타일의 트렌드를 읽고 실제 구현 가능한 기능성과 사회적 인식을 모두 고려한 옷을 개발한다.
‘납품을 통한 수익’의 목적보단 차별화된 의류로 인정받겠다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은 리얼맨의 경쟁력이다. 결정권자 눈에 보기 좋은 스타일이나 실무자가 일하기 쉬운 제품의 권유가 아니라 20~30대의 현장 대원과 소통을 거쳐 결정한 뒤 오히려 결정권자를 직접 설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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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그림도 ‘금손’ 거쳐 예술로!
리얼맨의 커스텀 능력은 가히 수준급이다. 특수부대 출신의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컨설터로 구성된 팀원들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일선 대원의 신분과 조직 표현을 넘어 그들의 감성을 옷에 녹여내고 있다.
단순한 패치 하나라도 의뢰가 들어오면 이를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마구잡이로 그린 듯한 스케치일지라도 전문화된 디자인을 거쳐 이미지를 완성하고 실제 실을 넣어 형상을 구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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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맨의 특별한 커스텀 능력은 해양경찰과 청와대, 경찰, 군 등 다양한 직종에 특수 복장을 공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소방에는 평소 소량구매가 불가했던 구조대, 화재조사, 일반 소방까지 기본 파이어 커스텀을 크롬텍티컬 소프트쉘로 런칭해 상시 구매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갖추는 수준에 올라섰다.
신뢰와 이미지, 운영, 관계라는 네 가지 가치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리얼맨은 이 모든 것을 지키면서도 더욱 강하게 추구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퀄리티가 보장되는 옷의 형상과 가격이다. 객관적인 평가로 품질을 인정받는 옷이야말로 리얼맨의 특별함을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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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입었을 때 편하고 멋져야 성공이죠”
[인터뷰] 이성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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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메이커를 사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만든 옷을 입거든요. 우리가 입었을 때 편하고 멋져야 소비자인 현장 대원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어요?”
강원도 화천 출신의 이성희 대표는 올해 갓 서른 살이 된 젊은 청년 사업가다. 어렸을 때부터 유달리 의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스포츠웨어와 아웃도어 등을 즐겨 입었다.
군 시절을 해병대에서 보내며 입영과 동시에 전투복의 매력에 매료됐다. 전투복을 입은 자신을 바라보며 신분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무한대로 커졌다고 한다.
“민간인이 보면 사실 육, 해, 공, 해병 모두 똑같이 보이는 전투복과 근무복이지만 실제로는 다 다른 특성이 있어요. 10년 전 이야기지만 그 경험으로 밀리터리 같은 특수 의류에 대한 사랑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대기업 보안요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이때 역시 경호, 보안복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시절에는 생존을 주제로 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ㆍ후배들과 SNS에 특수부대원 컨셉의 컨텐츠를 제작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바로 ‘리얼맨’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다.
특수부대 관련 소식을 전하고 활동하며 현장에서 활약하는 많은 대원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 현장의 프로들은 더 큰 자긍심과 멋을 추구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옷을 보급해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최초에는 밀리터리 아웃도어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내 스타일을 반영한 특별한 아이템을 제공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었죠. 그런데 어느덧 프로 현장 대원이 실제 활약하는 현장에서 리얼맨의 옷을 찾아주는 곳들이 많아졌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난 지금 리얼맨이 공급한 특수 의류는 이제 TV나 유튜브, SNS, 신문, 잡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소방은 물론 경찰과 경호, 군인 등 다양한 기관에서 착용하는 리얼맨의 옷이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걸 보여준다.
얼마 전에는 이 대표의 한 동료가 행사장에서 다친 사고가 있었다. 당시 현장 경호원이 동료를 구급차로 인솔했고 구급차에 올라탄 이 대표와 동료는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사고 당시 현장 경호원분이 입고 있던 옷과 구급차 속에서 동료를 처치해주시던 구급대원분께서 복장 속에 리얼맨이 공급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어요. 심지어 그 다친 동료와 저 역시 우리 옷을 입고 있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회사를 살려주는 건 고객이지만 결국 우리와 국민을 살려주는 건 그 고객분들이란 걸 말이죠”
이성희 대표는 리얼맨의 옷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편안함과 안전성을 제공받아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되길 기대하고 있다. 옷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월함보단 까다로움이 더 많길 바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장에서 활약하는 많은 대원과 소통하고 옷의 수준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대원들의 수준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장ㆍ단점에 대한 개선 요구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바다, 하늘, 정글, 사막 그리고 화마에 이르기까지 ‘그곳이 어디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형제들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오로지 제품과 서비스로 인정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