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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생활안전장비, 그 시작과 현재- Ⅱ

대한민국 최초의 말벌 제거 장비 개발 배경

(주)애니테크 김진우 | 기사입력 2022/03/21 [10:30]

대한민국 생활안전장비, 그 시작과 현재- Ⅱ

대한민국 최초의 말벌 제거 장비 개발 배경

(주)애니테크 김진우 | 입력 : 2022/03/21 [10:3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4. 말벌방호복에 대한 기준 확립

첫 제품 문제점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했다. 전문용 방호복 개발에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필수요소를 정하고 그걸 방호복에 접목하기로 했다.

 

1) 방호복 색상은 ‘흰색’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벌은 흰색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한다. 움직임을 느끼고 접근은 하지만 공격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래서 되도록 다른 색상을 사용하지 않는다. 

 

2) 원단은 최대한 매끄럽게

말벌이 공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강력한 턱으로 물체를 물어뜯거나 꼬리에 있는 독침을 놓는다.

 

이 두 가지를 사용하기 위해선 공격 대상에 다리로 단단히 고정해 앉아야 한다. 그런데 표면이 미끄러우면 앉으려고 할 때마다 미끄러지기 때문에 쉽사리 공격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방호복 외피는 특수가공된 나일론에 PVC 코팅을 입혀 제작한다. 이렇게 코팅하면 통풍이 안 돼 더울 수밖에 없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필자에겐 중요한 사항이다.

 

3) 가볍게, 질기게

 

여름철에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더위와 땀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안전을 이유로 방호복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면 사용자는 그 피로감을 온몸으로 떠안아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입고 벗어야 하는 옷의 무게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가벼운 소재를 3중으로 겹쳐 사용한다. 혹 말벌이 침을 놓을 때를 예상해 특수 제작된 질긴 소재를 매끄러운 소재(겉면) 뒤에 삽입한다. 벌침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말이다.

 

4) 헬멧은 튼튼하게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은 무조건 튼튼해야 한다. 작업 중 부딪히는 일은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 회사는 감전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국내 ‘산업안전보호법’ 안전인증 심사를 통과한 국산 제품을 사용했다. 이렇듯 충격과 감전으로부터 안전한 제품을 제공하면서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다.

 

 

말벌이 집을 짓는 곳은 일정하지 않다. 말벌 제거를 위해 고압선 근처에서 작업할 때도 있다. 감전사고를 당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하지만 신체 일부분을 잃을 수도 있다.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5) 말벌방호복 안면부 기능

말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접근하면 수십에서 수백 마리의 말벌이 몸 전체를 에워싸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가 됐든 공격하려 덤빈다.

 

게다가 벌집 특성상 도심에서는 땅속보다 사람의 눈높이 위에서 많이 발견된다.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이 많다 보니 사람의 양발이 땅에 온전히 붙어 작업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야가 좁으면 보이지 않는 지형지물에 대한 시각적 정보가 부족해 낙상이나 찔림, 부딪힘, 긁힘과 같은 사고를 입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시야각을 넓게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재질은 단단한 소재를 사용해야만 말벌이 날아들어 부딪히더라도 안면부(필자 회사에선 이렇게 부른다) 형태가 변하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형태가 편평하지 않고 울거나 시야가 깨끗하게 확보되지 못한다면 작업 시 위험할 수 있다.

 


벌집 제거 시 말벌에게서 나는 소리를 들은 많은 분은 “헬리콥터 소리가 난다”,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고 표현한다.

 

현장에선 수많은 말벌이 동시에 그런 소리를 내면서 날아다니니 작업자의 귀로 전해지는 느낌은 가히 공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필자의 집에 생긴 말벌집을 직접 제거할 때 필자 또한 그 소리에 순간 몸이 경직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큰 효과는 아니지만 귀 뒤로 들리는 소리를 어느 정도 감소시키고 작업자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말벌로부터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P.C) 소재로 얼굴 전체를 360° 둘린 안면부를 제작하고 있다(말벌 종마다 그 크기가 달라 반드시 큰 소리가 들리는 건 아니다).

▲ 종류별 벌 크기 비교(출처 국립공원관리공단)

 

필자는 12년이 지난 지금도 위 조건을 바탕으로 방호복을 제작한다. 전국 소방서 현장 대원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속해서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주된 이유는 말벌 제거에 사용하는 장비는 많지만 대원의 안전, 더 나아가 생명을 지켜주는 건 이 옷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도 해충보호복이나 말벌 제거복이 아닌 말벌방호복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더위에 대응이 가능한 방호복을 많이 찾는다. 더위와 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기에 제품을 개발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아이스팩을 옷에 삽입하는 방식이나 아이스 조끼, 공기호흡기를 사용한 냉각방식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무선 팬을 활용한 방호복과 땀 냄새 제거에 효과가 좋으면서도 세탁 시 원단이 크게 상하지 않는 세제도 함께 개발ㆍ출시했다.

 

(주)애니테크_ 김진우 : anytech119@daum.net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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