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플러스 칼럼] 소방장비 발전 위한 ‘기회의 문’ 활짝 열어야 한다

광고
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2/08/22 [10:00]

[플러스 칼럼] 소방장비 발전 위한 ‘기회의 문’ 활짝 열어야 한다

119플러스 | 입력 : 2022/08/22 [10:00]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 기원전 인물인 조충국의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보는 게 훨씬 낫다는 뜻이다. ‘눈은 귀보다 믿음직하다’는 라틴어 말처럼 유사한 의미의 격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발전에 있어 ‘경험’을 중요시했다.

 

독일 하노버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소방 박람회 ‘INTERSCHUTZ(이하 인터슈츠)’가 막을 내렸다.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엿새간 열린 인터슈츠엔 전 세계 61개국, 8만5천여 명이 찾았다. 전시장엔 다양한 소방산업 관계자, 일반 관람객뿐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해 참관 온 소방공무원도 많았다. 

 

원래 5년마다 열리던 인터슈츠는 코로나19 여파로 7년 만에 재개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지난 2015년 전시회보다 규모가 40% 정도 축소됐다고 하나 세계 최대 소방 전시회의 위상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1300개 업체가 화재와 구조, 구급, 개인보호장비 등 소방ㆍ재난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참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단언컨대 세계 유수 전시회를 모두 비교하더라도 한 장소에서 이처럼 수많은 소방장비를 접할 기회는 인터슈츠가 유일하다. 

 

소방공무원에게 장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장비의 수준과 규모에 따라 사람을 살릴 수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장 출동 시 자신의 몸을 지켜주는 보호장비에서부터 소방차량이나 헬기, 각종 특수 장비 등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무려 930여 종에 달한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 중 군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장비를 운용하는 곳이 바로 소방이다.

 

더욱이 이런 장비들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각종 재난 현장 속 소방공무원의 목숨과도 직결된다. 세계 소방장비 시장의 흐름과 발전 수준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전시회에서 공유되는 수많은 정보가 우리나라 소방의 수준 향상과 산업 기술의 발전을 앞당기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대한민국의 소방 조직도 소방장비의 국제수준을 파악하고 첨단 장비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 하지만 인원은 13명. 제1회 전국 소방장비발전 연찬대회 수상자와 각 시도에서 심사를 통과한 자들로 알려진다. 6만4천여 명에 달하는 전체 소방공무원 수로 따져보면 겨우 0.02% 수준이다.

 

소방청의 국장급 인사와 담당 부서 인원 2명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인터슈츠를 찾은 소방공무원은 고작 10명이다. 전국 19개(경기북부, 창원 포함) 시도 소방본부에서 한 명꼴도 못 보낸 셈이다. 

 

인터넷을 통한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소방공무원이 SNS나 주최 측의 홈페이지, 해외 언론 등을 통해 인터슈츠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미디어물로 접하는 한정적인 정보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 인터슈츠엔 소방장비 기술에 관심을 가진 몇몇 일선 소방공무원이 사비를 들여 전시회장을 찾기도 했다. 소수로 구성된 대한민국 소방 참가단이 그들의 열정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함이 남는다.

 

인터슈츠를 찾은 한 소방공무원은 “세계의 소방 기술 발전 방향과 트렌드를 알게 됐고 소방공무원으로서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접한 경험 자체가 우리나라 소방 발전에 필요한 개개인의 식견에 적잖은 영향을 줬음을 의미한다. 

 

소방청이 출범한 지 5년이 지났다. 새로운 시대에 버금가는 시각과 패러다임의 전환은 과감한 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더욱 확고한 현장대응시스템을 가진 소방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기본 중 하나가 바로 소방공무원의 지식수준과 역량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열정과 의지를 가진 많은 소방공무원에게 세계 소방을 접할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소방장비 발전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대원들의 안전을 위한 일이자 이들의 안전은 곧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플러스 칼럼 관련기사목록
소다Talk
[소방수다Talk] 본캐 소방관, 부캐 유튜버?… 수만 구독자 사로잡은 소방 유튜버 이야기
1/4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