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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이태원 참사와 군중안전관리 전략, 미국은 어떨까

임동권 충북도립대학교 소방행정과 교수 | 기사입력 2022/11/14 [13:08]

[전문가 기고] 이태원 참사와 군중안전관리 전략, 미국은 어떨까

임동권 충북도립대학교 소방행정과 교수 | 입력 : 2022/11/14 [13:08]

▲ 임동권 충북도립대학교 소방행정과 교수 

코로나19 상황 호전으로 옥내ㆍ외 행사가 허용되면서 경기장이나 공연장, 축제 행사가 더 많은 군중에게 개방되고 있다. 완전 개방되는 행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런 시기에 많은 군중이 밀집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서 156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하는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고를 경험했다. 사고 현장이었던 골목에는 수만 명이 군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희생자 대부분은 해밀턴 호텔 옆 좁은 골목에서 압박과 밀침, 넘어짐 등의 사고로 이어지며 피해를 입었다. 이동 중 허용 한도를 초과한 군중 밀집에 따른 군중 난류(Crowd Turbulence)에 의해 압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가 아닐 수 없다.

 

현대 시대에선 예상치 못한 다양한 형태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방화협회(NFPA)의 ‘인명 안전 코드 101’에선 압사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코드를 이미 정립하고 있다. 

 

압사 사고 위험이 우리나라 사회 속 최대 이슈로 부상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발 방지를 위한 올바른 학습일 것이다. 이를 위해 인명 안전을 위해 마련돼 있는 미국의 안전 코드 형상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군중 난류 현상’

통상 사람들은 보행할 때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기 위해 시야를 확인한 뒤 움직인다. 군중 밀집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인지 활동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방향에 대한 안내가 없고 인파가 극도로 몰리면 보행의 흐름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메흐디 무사드’ 연구팀은 사람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혼란스러운 집단적 운동패턴이 발생하는 것을 ‘군중 난류’라고 정의했다. 압사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의 ‘더크 헬빙’ 교수는 ‘군중 난류는 사람들 간의 밀도가 높아졌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 상호작용으로 한 신체에서 다른 신체로 군중의 힘이 갑작스럽게 합산돼 전달되는 특정한 종류의 역학’으로 정의했다. 

 

군중안전전문가 ‘키이스 스틸’ 교수는 “군중 밀도가 1㎡ 당 4~5명을 초과하면 혼란 상태가 빠르게 축적될 수 있고 특히 지면이 평평하지 않을 때 더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제시한 바 있다.

 

‘군중 밀집 하중(Occupant load)’

대규모 행사장소에는 많은 수(경우에 따라서 수만 명)의 군중을 수용하게 된다. 인명 안전 코드에서는 일반적으로 제한된 공간 내에 최대수용인원 과밀을 피하기 위해 930㎡를 초과하는 시설물의 경우 군중 밀집 하중을 0.65㎡당 1명의 밀도를 초과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밀화가 발생하면 걷기가 불편해지고 혼잡이 가중돼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군중의 모든 움직임이 멈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명 안전성 평가(Life Safety Evaluation)’

코드에선 밀집 하중이 6,000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인명 안전성 평가(이하 LSE)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요구되는 인명 안전 평가는 규정된 군중보호와 통제체계만으로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평가항목은 ▲행사 유형 및 참가자의 성격 ▲군중 밀도, 군중의 입장 및 퇴장 ▲의료 비상사태 ▲화재 위험 ▲시설물 구조 ▲기상 조건 ▲장애물 ▲시설 내 및 근처의 위험 물질 ▲시설관리, 행사참가자, 비상대응기관 등 시설 내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역할을 맡은 사람들 간의 관계 등이다.

 

‘인명 안전성 평가’가 적용되는 시설물은 건축 전 필요한 물리적 요소가 설계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하고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건물 사용 전에도 시설 관리사항을 평가해야 한다. 

 

‘인명 안전성 평가’ 조항은 설계자와 완공 후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가 목표는 관리자에게 실제 건물 사용과 호환되는 안전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존 시설물(또는 건축물)에 대한 ‘인명 안전성 평가’ 규정에는 건물 시스템과 시설관리 평가, 인명 안전 설명, 평면도, 엔지니어링 분석과 계산, 운영 계획, 시스템 참조 가이드에 대한 요구사항이 포함된다. 

 

군중 행동과 성능 기반 설계 접근 방식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를 포함해 ‘인명 안전성 평가’에 대한 광범위한 세부 정보는 미국방화협회(NFPA) 코드 101, 인명 안전 코드의 부록 A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 입구와 출구(Main Entrance/Exit)’

코드에 따르면 행사가 개최되는 신규 또는 기존의 모든 시설물(건축물)에는 주 입구(Main Gate)가 있어야 한다. 이 개념은 시설에 들어갈 때 사용한 동일한 문/출입구를 통해 시설을 나갈 가능성이 있고 이와 같은 문/출입구에 익숙한 출입자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 입구가 총 출구 용량의 50% 이상이면 되지만 일부 유형의 새로운 집회 공간에서는 주 출입구가 총 출구 용량의 최대 2/3를 수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 출입구가 따로 지정되지 않은 시설물(건축물)에는 출구를 총 출구 폭이 최대 군중 밀집 하중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폭의 100% 이상을 시설물 둘레에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강당과 경기장 바닥(Auditorium and Arena Floors)’

강당과 경기장 바닥에 행사용 시설물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군중의 50% 이상이 인접한 고정 좌석 공간을 통과하지 않고 다른 출구로 향할 수 있도록 대피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이런 상황은 일반적으로 대형 경기장 또는 운동장을 콘서트 이벤트 개최를 위해 개조하는 행위에서 발생한다. 바닥면적을 사용해 기존 관람석이 외에 관람객을 추가로 더 수용하기 위한 임시 좌석 배치 시 검토돼야 할 부분이다. 

 

이는 고정 좌석 구역에 있는 사람들과 경기장 바닥에 설치된 임시 좌석 구역으로부터 건물을 빠져나가야 하는 사람들이 출구 수단을 함께하고 공유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출구 밀집 부하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행사에 참석해 있는 장소(바닥 좌석, 고정 좌석, 극장 좌석, 축제 좌석 등)에는 군중 관리, 경비ㆍ응급 의료 요원이 언제든지 어려움 없이 누구에게나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하고 대피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

 

‘비상 대응 계획(Emergency Action Plan)’

코드에 따르면 군중 밀집이 예상되는 행사장소에는 비상 대응 계획(이하 EAP)이 수립돼야 한다.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이 계획에는 최소 18개의 항목이 포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설물 일반현황(구조, 면적, 소방 및 방화시설 등) ▲당해 시설물의 비상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요소의 파악ㆍ각 위험 상황에 대한 대응절차(대응 매뉴얼) ▲행사실무자의 교육과 훈련 ▲계획문서 ▲시설물의 안전진단 결과와 유지관리 현황 ▲훈련실시결과 ▲대피 절차 등이 비상대응 계획의 일부 주요 항목들이다.

 

시설물의 ‘비상 대응 계획’은 검토를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소방, 경찰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 때 지방자치단체, 소방, 경찰이 요구하는 대로 재검토하고 보완돼야 한다. 

 

‘군중관리자(Crowd Managers)’

코드에는 행사장소에 최소 1명의 훈련된 군중 관리자 또는 군중 관리책임자를 배치해야 하는 규정도 존재한다. 수용인원이 250명을 초과하는 경우 시설 대부분에서 250명당 1명의 군중 관리자 비율로 훈련된 군중 관리자를 추가 배치토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군중 관리자 또는 군중 관리책임자로 지정된 사람들은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필요한 의무와 책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군중 관리 기술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 

 

군중관리 교육에는 일반ㆍ긴급상황에서 필요한 조치 등 군중 관리의 모든 측면은 물론 행사장소 수용인원에 대한 통제 능력 평가, 위험 식별, 예상 수용 수준 평가, 출입 수단의 적절성 등이 포함된다. 

 

‘군중 통제’는 곧 ‘국민 안전’

미국 인명 안전 코드에서 제시하는 내용처럼 군중의 통제는 대규모 행사장소에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놓쳐선 안 될 것들이다. 앞으로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알아야 할 지식이기도 하다.

 

시설물의 설계자, 소유자, 시설관리직원, 안전진단 담당자, 관할 지방자치단체, 소방, 경찰 등 다양한 기관과 관계자들 모두의 역할은 군중 밀집 행사 참석자의 안전 환경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모든 당사자가 행사 현장에 대한 실사를 거쳐 예상 문제를 발견하고 보완하는 등 상호 협업을 이뤄낼 때 비로소 군중의 안전관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생명을 지키는 그 고귀한 일에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는 미래가 찾아오길 바랄 뿐이다.

 

임동권 충북도립대학교 소방행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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