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해권 소방기술사

그동안 부속실 제연설비와 관련해 제조업체, 소방기술사, 개인ㆍ단체 등에서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있었다.

지난해 소방청이 주관한 제연설비 관련 토론회가 열렸고 제연설비에 대한 감사원 감사도 진행됐다. 제연설비에 관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1. 소방시설 목적에 맞는 성능확보

제연설비는 ‘소방시설법’에서 소화활동 설비로 분류된다. 그러나 제연설비는 소방대원의 소화활동뿐 아니라 재실자의 안전한 피난을 위한 설비기도 하다. 따라서 화재 초기와 중기화재 이후에도 잘 작동되도록 충분한 비상전원 용량과 송풍기 등 제연설비 구성품의 내열성능을 구체화해야 한다. 소화활동ㆍ피난설비의 목적에 맞게 기준과 설비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2. 거실제연설비에 대한 공론화

지금까지 부속실 제연설비는 사회적 이슈와 기술자들의 많은 관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건축물들의 대형ㆍ복잡ㆍ복합ㆍ심층화로 피난과 소화활동에 많은 위험이 감지되는데도 거실제연설비에 관한 연구는 공론화 되지 못하고 있다.

급ㆍ배기 풍량과 풍속, 시스템 구성 등 성능은 물론 거실 제연설비 대상 확대에 관심을 못 받고 있다.

특히 제연설비 성능확보의 필수적인 TAB는 기준이 없어 현장에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은 9층까지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지만 연기배출에 관한 논제로 거론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지하 공간에 대한 거실제연설비를 공식 의제로 채택해 피난은 물론 소화활동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3. 앞으로 개선의 방향은?

거실제연설비든, 부속실제연설비든 제연설비가 목적에 적합한 설비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향과 기술ㆍ성능ㆍ유지관리 측면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1) 제도적 방향

첫째, 공동주택의 부속실제연설비 방연풍속은 삭제돼야 한다. 기술자라면 유입공기 배출장치가 없는 공동주택엔 구조적으로 방연풍속을 만들 수 없다는 것에 모두 동의할 거다.

둘째, 부속실 제연설비의 성능이 확보된다면 부속실과 계단실 사이 출입문은 완전히 폐쇄되지 않아도 문제없다. 도어클로저의 폐쇄력은 피난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공동주택 계단실 밀폐와 관련해 제연설비의 성능이 확보된다면 창문 폐쇄는 자유롭게 설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거실제연설비 설치 대상에 지하주차장을 추가하는 등 지하 공간의 소화활동 설비 강화와 거실제연설비의 성능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 등 거실제연설비 전반에 관한 TFT를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2) 기술적ㆍ성능적 측면

첫째, 설계자의 독자적인 설계기법을 인정해줘야 하며 설계자는 그 성능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시공자와 감리자는 설계자가 제시한 기법과 방법에 따라 시공해야 한다.

셋째, TAB는 한국소방기술사회에서 인정한 소방전문 TAB 업체가 진행해야 하며 TAB 업체는 설계기준ㆍ기법에 따라 그 성능을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

(3) 유지관리적 측면

제연설비의 유지관리는 쉽지 않다. 특히 거실제연설비의 경우 영업시간엔 성능시험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유지관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평시엔 부분적인 성능을 확인하고 전체적인 성능 확인은 TAB 전문업체가 하도록 해야 한다.

4. 결론

제연설비는 피난과 소화활동적인 측면에서 다소 미진한 부분이 많다. 이런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기 위해 기술자들은 설계와 시공, 감리, 성능확보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 노력해야 한다.

설계자는 설계자만이 갖는 새로운 기법의 설계를 개발해야 하며 시공자와 감리자는 설계자의 설계를 임의로 변경하면 안 된다.

소방청은 한국소방기술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화재안전기준 제ㆍ개정의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민ㆍ관이 협력해 지하 주차장 제연설비 적용을 위한 기술개발과 제연설비 성능확보를 위한 TAB 기준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윤해권 소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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