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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요란하게 떠든 소방산업진흥 정책과 토막 난 진흥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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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3/10/20 [10:00]

[플러스 칼럼] 요란하게 떠든 소방산업진흥 정책과 토막 난 진흥예산

119플러스 | 입력 : 2023/10/20 [10:00]

빈 수레가 요란하다 했던가. 올해를 소방산업 진흥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소방청의 당찬 계획이 공염불에 그치게 생겼다. 내년도 예산으로 요구한 소방청의 소방산업진흥예산 23억원이 1/3에도 못 미치는 7억8500만원 수준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소방청은 국가 소방산업 진흥 추진계획과 함께 내년도 진흥예산을 27억원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진흥예산 규모인 4억2천만원보다 6배를 확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줄곧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예산으로 감당해온 산업 진흥예산에 정부 예산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당시 소방청은 해외 마케팅을 위한 소방용품의 기술기준과 화재안전기준을 영문으로 제작해 배포하고 해외성능 시연 비용과 특허, 국제인증 비용 등 다양한 내수, 수출 진흥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정작 늘어나는 소방산업 진흥예산은 3억6800만원 수준이다. 게다가 실질적 산업 진흥을 위한 예산 지원 항목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예산을 기존 2억3400만원에서 3억400만원으로 7천만원 증액했다. 하지만 이는 산업 진흥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진다. 박람회 소모품, 행사운영비 투입 비용을 늘리거나 전시관 또는 회의실 임차비, 개막식 행사비 등에 국한된 증액분이다.

 

4100만원이었던 해외시장개척단 운영예산은 1억6천만원으로, 1억1900만원을 늘렸다. 해외바이어 발굴을 위해 4천만원(20개 사 200만원씩), 전시회 참가비 지원 4천만원(20개 사 200만원씩), 한국관 설치 5천만원(25개 부스), 통역ㆍ기업홍보 등 운영비 1800만원 등이 포함됐다. 또 소방장비품평회를 위한 예산을 1억4200만원에서 2억2100만원으로 상향한다. 

 

그나마 이 예산들이 산업 진흥에 영향을 줄 만한 항목이지만 과연 산업계가 큰 체감을 할지는 의문이 앞선다.

 

특히 소방청은 공공판로 컨설팅 지원이라는 새로운 항목으로 1억원을 편성했다. 공공조달 전자입찰 컨설팅과 다수공급자계약 컨설팅 용역을 지원하기 위해 업체당 2백만원의 예산을 총 40개 사에 지원하겠다는 거다. 여기에 더해 실무교육 등을 4회 운영하겠다는 명목으로 회당 500만원씩 총 2천만원을 편성했다.

 

불과 3개월 전 야심 차게 발표한 소방산업 진흥 정책은 분야 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오랜 기간 정부의 관심을 받지 못한 소방산업의 진흥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내년부턴 무언가 달라질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방청이 편성한 소방산업 진흥예산을 따져보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1억원 가량의 증액 정도가 전부다. 새롭게 편성한 1억원 규모의 공공판로 입찰 컨설팅 지원사업 역시 화재예방 기술 분야의 진흥에 큰 영향을 줄 거란 기대를 하긴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수출 진흥을 위해 모든 부처가 경제부처, 산업부처라는 인식하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소방청의 산업 진흥 정책과 예산 요구안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정작 정부는 소방산업 진흥예산을 매몰차게 외면했다.

 

예산을 요구한 소방청의 무능인지, 이를 삭감한 기획재정부의 무관심이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정부가 국민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소방산업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육성과 진흥 필요성을 인식 못 하는 현실만큼은 분명하다.

 

대통령 말에 소방청이 그저 번드레하게 치장만 했던 건 아닌지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건 국회 차원에서의 예산 증액뿐이다. 하지만 소방산업 진흥에 관심을 가진 국회의원은 눈에 띄지 않는다. 더군다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지금 지역 현안만을 바라볼 그들의 행보 속에서 과연 소방산업에 곁눈질이나 해줄지 의문이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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