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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주년 소방의 날 기획] 당신의 ‘빛의 순간’은?…
소방관의 가슴 속엔 반짝이는 ‘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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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김태윤 기자 | 기사입력 2023/11/20 [10:00]

[제61주년 소방의 날 기획] 당신의 ‘빛의 순간’은?…
소방관의 가슴 속엔 반짝이는 ‘별’이 있어

유은영, 김태윤 기자 | 입력 : 2023/11/20 [10:00]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365일 24시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악전고투 중인 소방관은 더욱 그럴 거다. 우리의 영웅인 이들에게 ‘포기’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잊지 말자. 그들은 소방제복을 입은 영웅이기에 앞서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 친구, 동료임을.

 

<FPN/119플러스>는 그간 ‘Hot!119’를 통해 일선 소방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소개해 왔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소방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부하는 소방관, 특별한 업적을 이룬 소방관 등 다양한 이들을 만났다.

 

연이은 취재 끝에 그들에게서 두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동료 소방관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는 점과 그 어떤 힘든 순간에도 바래지 않는 ‘빛의 순간’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소방관으로 살아오며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그날, 그때’를 떠올리며 지금까지 이겨낼 수 있었다”는 말이 늘 따라왔다. 어떤 ‘기억’이 소방관으로서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걸까.

 

<FPN/119플러스>가 61번째 ‘소방의 날’을 맞아 그 ‘기억’을 탐구해 보기로 했다. 동료이자 선ㆍ후배인 네 명의 소방관. 그들의 ‘빛의 순간’을 들어보며 나의 ‘빛의 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자. 

 


Question

자기소개해 주세요. 

왜 소방관이 되고 싶으셨나요?

소방관으로 활동하시면서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런데도 소방관으로 계속 살아가게 하는 빛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앞으로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으신가요?

다시 태어나도 소방관이 되실 건가요?

소방의 날을 맞아 전국 선ㆍ후배,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문성진 소방위 대전 대덕소방서

자기소개 대전 대덕소방서 119구조대에서 근무하는 소방위 문성진입니다. 2004년 1월에 입사해 소방관이 된 지 20년 정도 됐습니다.

 

왜 소방관 솔직히 소방관이 되기 전엔 소방차를 한 번도 못 봤어요. 어릴 때부터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알았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소방관이 돼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죠. 결혼하고 직장을 다니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친구들이 소방관이 된 걸 알게 됐어요.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적성에 맞을 것 같아 소방관 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사실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 이렇다 할 계기가 없다 보니 다른 사람처럼 직장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시작했어요. 하지만 소방관이 된 후 약간의 사명감과 보람이 생겼어요. 현재는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힘든 순간 2014년 1월 1일이었어요. 잊어버리지도 않네요. 건물 3층에서 고드름 제거 작업을 하다가 추락했거든요. 타박상을 입는 정도에 그쳤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돌이켜 보면 2014년은 제게 전환점이 되는 해였던 것 같아요. 구조 기술이 부족해 추락을 겪은 데 더해 세월호 사고가 터졌을 때 현장에 가고 싶었지만 실력이 부족해 갈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이듬해부터 로프 기술을 다시 공부하고 스쿠버 다이빙도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안타까웠던 현장은 2008년 정도에 겪었어요. 한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위해 아이들을 차에 태운 채 대전 대청댐으로 들어간 현장이었죠. 수심이 깊진 않았지만 야간에 수색하다 보니 실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결국 차를 견인해 올렸는데 그 순간 파손된 차량의 뒷문이 열리며 실종자들이 발견됐어요.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고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내가 왜 발견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괴로움도 있었고요.

 

빛의 순간 저도 부모이다 보니 특히 사고 현장에서 어린이를 안전하게 구조했을 때 보람을 느껴요. 하지만 그런 점보다도 ‘팀워크’가 발휘될 때 ‘이 맛에 소방관을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현장 활동 시 팀워크가 잘 맞아 임무를 성공리에 끝냈을 때 보람이 크죠. 팀워크가 좋으면 당연히 국민 안전의 완성도도 높아지니까요.

 

어떤 소방관 로프팀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훈련하고 대회에도 나가고 있어요. 대전 내 동료들과 다이빙을 다니곤 하는데 이게 제겐 즐거움이에요. 이렇게 습득한 기술이 현장 활동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현재 근무하는 구조대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현장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후배들에게 여러 노하우와 기술을 먼저 알려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생활하는 선배로 평가되길 바랍니다.

 

다시 태어나도 (눈시울을 붉히며) 그럴 것 같아요. 제게 소방관은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하고 싶은 말 행정 업무를 하는 소방관, 불을 끄는 소방관, 구조 업무를 하는 소방관, 구급 활동을 하는 소방관도 있습니다. 저는 구조대에만 있다 보니까 분야 간에 의견 충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분야별 소방관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니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하는 일은 다르지만 다 같이 고생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들 앞으로도 다치지 말고 행복하고 즐겁게 소방관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찬수 소방위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자기소개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예방과에서 근무하는 소방위 김찬수입니다. 약 18만5천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안깨남’의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왜 소방관 소방관이 되기 전엔 3차 병원 수술실과 마취과에서 간호사로 일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며 좀 더 안정적인 직장을 찾다가 소방관이 됐죠. 사실상 생계형 공무원으로 시작했어요. 근데 근무하다 보니까 적성에 딱 맞았습니다.

 

간호사 시절엔 정돈된 환경에서 처치했다면 소방관이 된 후엔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처치들을 시행하고 현장에 대응하게 되니까 매일매일이 너무 즐겁더라고요.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재밌게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힘든 순간 작은 투정일 수도 있겠지만 행정 업무를 시작하면서 출동을 다닐 때보다 묶여있는 느낌, 움직이지 못하는 느낌이 좀 답답해요. 현장 출동에서 오는 보람을 느낄 수 없다는 게 힘든 것 같습니다.

 

지금 얘기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동료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어요. 남양주에서 발생한 순직 사고 현장이었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화재진압 대원께서 나오지 않자 RIT 대원들이 그분을 구조했는데 그때 현장에서 1차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가까운 병원으로 갔거든요.

 

제가 평소에 이 사고를 신경 안 쓰려고 했나 봐요. 그 기억을 떠올리면 힘들어져서요. 그래서 가급적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빛의 순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 즈음이었어요. 남양주 신도시에서 구급대원으로 근무할 때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의 진통이 시작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임신부께선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셨어요. 그 당시엔 인근에 출산 가능한 병원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일주일 후에 비슷한 출동을 또 나가게 됐어요. 구급차에서 한 주 사이에 두 명의 아이를 받은 거죠. 무척 보람이 크고 기억에 남아요. 보호자들과는 한동안 연락하면서 안부도 묻고 아이 백일 땐 옷 선물도 보냈어요.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유튜브 ‘안깨남’ 채널의 성과가 되게 좋아요. 총조회수가 8천만 회 정도 되거든요. 알게 모르게 간접적으로 많은 국민을 온라인 안전 교육으로 구한 셈이 아닐까 싶어 뿌듯합니다.

 

 

어떤 소방관 우선 ‘안깨남’ 채널을 많은 분이 보실 수 있도록 잘 만들어서 국민께 소방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그런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솔직히 다시 태어나면 소방관 안 한다고 답하려 했어요. 근데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으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무척 만족하고 있어요. 물론 금전적인 부분 등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보람 같은 걸 생각하면 다시 이 직업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 전국에 계신 동료분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열심히 하는 걸 인정받지 못하거나 힘든 순간이 찾아올 수 있을 거예요.

 

내 동료나 후배가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각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이건태 소방장 서울 구로소방서 

자기소개 구로소방서 현장대응단 119구조대에서 근무하는 14년 차 소방관 이건태입니다. 수난구조대에서 근무하다가 구로소방서 육상구조대로 온 지 1년 정도 됐습니다.

 

왜 소방관 군 복무를 특수부대에서 했습니다. 선배들이 전역 후 소방이나 경찰 쪽으로 많이 진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된 것 같아요. 소방과 경찰 중 소방이 현장과 더 밀접하다고 판단해 소방관이 됐습니다.

 

힘든 순간 아마 모든 소방관이 다 똑같을 거예요. 현장에 나가 원하는 대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을 때, 즉 여러 가지 현장 상황으로 인해 국민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을 때가 힘듭니다.

 

 

빛의 순간 약 2년 전 수난 구조 업무를 수행하던 때 아버지와 다투고 극단적 선택을 위해 홧김에 물에 뛰어든 학생을 구조했습니다. 학생은 구조되자마자 “죄송하다”고 말하더라고요.

 

극단적 선택을 위해 물에 뛰어들면 보통은 구조해도 좋은 소리를 못 들어요. 그분들은 저희를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사람으로 여기는 거죠. 수영해서 구조대상자를 붙들면 손을 뿌리치기도 하고 돌아가는 배에서 뛰어내리기도 해요. 울면서 하소연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위로를 해드릴 순 없어요. 그저 그 현장에서 돌아가시지 않게만 해드리는 거죠. 그렇게 돌려보내면 열에 한두 분은 계속 삶을 유지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요. 

 

한 달 정도 후에 학생과 아버지가 소방서를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아들과의 갈등 상황을 벗어났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댁으로 돌아가셨어요. 나가시는 길에 큰절을 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랐지만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됐어요. ‘자식이 이렇게 됐을 때 부모는 이런 심정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저희도 다 부모니까요.

 

어찌 보면 이런 사례는 저희가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나 다름없잖아요. 사실 이렇게 느끼는 보람만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상황이 저희에겐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소방관 출동 현장에서 보면 지식이 많은 소방관이 있고 동작이 빠른 소방관이 있어요. 현장을 넓게 보는 소방관도 있죠. 소방관마다 차이가 있는데 특히 멋있다고 생각한 소방관은 의지가 있는 소방관입니다.

 

저희끼리 기술보다도 구조대원의 의지가 있어야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곤 해요. 실력이 좋은 소방관은 너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시민을 돕거나 살리고 싶은 의지가 있는 소방관이 돼야 합니다. 저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업무가 만족스럽고 적성에도 잘 맞거든요. 제 아이에게도 추천해 줄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 현장은 진짜와 가짜로 구분됩니다. 어떤 때는 진짜 다쳐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반면 열 대가 넘는 소방차가 출동하고 있는데 “사실 마음에 불이 났다”고 장난을 치는 현장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겪다 보면 타오르던 마음이 꺼져버립니다.

 

또 혼자서 충분히 병원에 갈 수 있는 손가락 부상의 경우도 구급차를 부르곤 해요. 현장 활동을 계속해 나갈 원동력을 잃게 되는 순간이죠.

 

꼭 악의적인 게 아니라 사고가 나 당황하시거나 잘 몰라서 119에 신고하시는 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소방관분들 모두 이런 일을 겪으실 겁니다. 그렇지만 지치지 말고 끝까지 현장 활동을 해내시기 바랍니다.

 

 

범정아 소방장 경기 안산소방서

자기소개 구급대원을 하다가 현재는 체험관과 소방안전교육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산소방서 소방장 범정아입니다. 2006년 12월 구급 경채로 입사해 16년 9개월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왜 소방관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우연히 응급구조학과를 알게 됐고 진학해 공부하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엔 2년의 경력을 채우기 위해 응급실에서 근무했어요.

 

이 때 응급실의 매력을 알게 돼 2년을 넘긴 3년 11개월을 일했습니다. 응급의료진이 다 함께 열정을 갖고 환자를 처치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좀 더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들을 보면서 병원에서의 처치도 중요하지만 일차로 현장 구급대원의 처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소방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고 시험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힘든 순간 구급대원으로 활동하다 보면 현장에서 심정지 환자를 많이 만나게 돼요. 지금도 생각하면 힘든데요. 12개월 정도 된 아이의 심정지 상황에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도착할 때까지도 회복되지 않았죠. 당시 저도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다 보니 그 순간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심정지 상황 중 현장에서 돌아가신 분을 보는 게 괴로웠어요. 마찬가지로 구급대원뿐 아니라 현장 출동 대원 모두 돌아가신 분을 보는 게 가장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빛의 순간 분만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어요. 1차로 구급대 출동 후 펌뷸런스 대원들까지 출동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분만이 진행된 후 2차 구급대로 출동했는데 응급처치 등 추가적인 사항을 잘 처리해 산모와 신생아를 건강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또 체험관 교육과 소방안전교육을 하면서 교육받은 아이들의 부모님이나 관련 선생님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었을 때 보람차요. 행사도 많이 진행하는데 안산소방서만의 특색 있는 행사 추진 시 “역시 안산소방서”라고 응원받을 때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소방관 저는 구급대원으로도 활동했었고 지금은 행정 업무를 하고 있어요. 구급대원이나 내근, 아니면 다른 업무를 맡게 돼도 그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소방관이 됐으면 합니다. 뭘하든 재밌고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계속 소방관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은 내근 중이지만 저희 남편은 구조대원으로 활동했어요. 구조대원으로 만난 남편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결국 반했고 결혼까지 하게 됐죠. 이번 생에 저는 구급대원이었지만 다음 생엔 남편처럼 구조대원이 돼 인명구조를 해보고 싶어요. 그때도 남편과 다시 결혼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전하고 싶은 말 선배들껜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렇게 탄탄하게 기반을 잡아 주신 것에 대한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후배들에겐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자기 개발 등으로 본인의 발전은 물론 소방 발전에도 이바지해 주시길 당부하고 싶습니다.

 

전국에 계신 출동 대원분들은 안전사고가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사고 없이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 내근 직원을 포함한 모든 소방관이 정년까지 건강하게 근무하고 정년퇴직 후엔 제2의 인생을 건강하게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61주년 소방의 날을 축하합니다!

 

마치며…

소방관으로서 힘들었던 순간과 이를 견딜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빛의 순간’에 관한 얘기를 통해 누군가는 ‘새삼스럽지만 소방관이 되길 참 잘했네’, ‘맞아, 나도 저런 상황을 겪었기에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지’ 등과 같은 공감을 표할 거다.

 

격무와 트라우마 등에 지쳐 ‘빛의 순간’에 공감하지 못한 소방관도 있을지 모른다. 퇴직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소방관을 평생 걸어야 할 길이라고 여겼기에 더 답답하고 괴로울 거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힘들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소방관에겐 진심을 담아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

 

그런데도 많은 소방관의 가슴 속엔 여전히 ‘빛의 순간’이라 불리는 ‘별’이 반짝이고 있다. 별을 따라 캄캄한 밤길을 헤쳐 나가는 여행자의 뒷모습을 상상해 보자. 당신의 별이 없다고 주저앉아선 안 된다. 가장 빛나는 별은 빛의 속도로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빛의 순간’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박노해, ‘별은 너에게로’

 

 

‘FPN TV’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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