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 “통합된 소방헬기 출동체계가 더 많은 국민 지키길 소망합니다”[인터뷰] 대통령상 2관왕… 김상현 소방청 소방항공과장
2023년 11월 25일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2023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소방청의 ‘소방헬기 국가단위 통합 출동체계’가 대통령상(금상)을 수상했다.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주민편의를 위한 행정제도나 일하는 방식 개선 등에 이바지한 정책을 선정해 시상하는 대회다. 앞서 통합 출동체계는 같은 해 11월 8일 열린 ‘2023 범정부 적극행정 경진대회’에서도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소방에서는 2023년 말 기준 중앙119구조본부 8, 시도 소속 23대를 포함, 총 31대의 소방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에는 6493회 출동해 2239명을 구조ㆍ이송했다.
대통령상을 두 번이나 받은 통합 출동체계는 중앙과 시도로 이원화된 체계를 소방청으로 일원화하는 정책이다. 쉽게 말해 국민 입장에서 시도 관할 구분이 아닌 가장 가깝고 빠른 항공대를 출동시키는 서비스다.
“이번 수상은 소방항공 분야에서 그간의 노력과 정책이 국민안전에 이바지하고 있음을 증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노력해준 정진균 계장을 비롯 소방항공과 동료 직원분들과 시도 항공대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같은 성과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소방청 소방항공과의 오랜 노력 덕분이다. 그 중심엔 김상현 소방항공과장이 있다. 김 과장은 1997년 제9기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소방에 입문해 경기 광주소방서장과 국립소방연구원 연구기획지원과장,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상황담당관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소방항공과가 2023년 4월부터 대전과 충남, 충북, 전북지역을 소방헬기 통합출동 시범지역으로 선정ㆍ운영한 결과 출동 1건당 시간은 평균 14분, 거리는 42.4㎞로 나타났다. 통합 이전 평균 28분, 83.9㎞였던 것과 비교할 때 14분, 41.5㎞나 단축된 셈이다.
“헬기 운용은 청 상황실 운항 관제, 시도 상황실, 일선 항공대, 일선 소방관서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통합출동은 소방에서 가보지 않은 길이라 차근차근 추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효과는 극대화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통합출동을 진행하고 있죠”
올해 초에는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남, 제주, 경북, 경남까지 지역을 확대하고 5월께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그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119항공대는 시도지사의 지휘와 예산지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소방청이 전국 통합출동을 지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게다가 헬기와 인력을 국가가 통합운영할 수 있는 공유재산 전환도 불가했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우선 소방청에 소방헬기의 출동과 현장 활동을 관리ㆍ조정ㆍ통제할 수 있는 운항관제실과 항공정비실을 설치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내ㆍ외부의 냉소적인 시선과 관계부처의 반대에도 국회와 관계자를 끊임없이 찾아 필요성을 설명했고 효과성에 대한 논리적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끈질긴 노력 끝에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에 성공했고 비로소 통합 체계 정착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이렇게 실현된 통합출동체계는 국민안전 인프라 개선과 함께 다른 이점도 가져왔다.
2018년에는 보험료를 낮추고 보상은 높인 전국 소방헬기 보험 통합계약체결로 88억원의 국고를 절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소방청은 경찰청과 해경청, 산림청 등 4개 국가기관 항공보험 통합을 제안해 현재는 이 기관들이 보험을 통합 가입하고 있다.
“2023년 소방항공 보험료의 경우 전년보다 45억3800만원이나 절감할 수 있었어요. 2019년에는 소방헬기 통합 정비를 추진해 362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이 예산으로 충북 청주에 119항공정비실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소방항공과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김상현 과장은 이전부터 ‘소방장비 통’으로 불려왔다. 2017년께 ‘소방장비관리법’을 만들면서 개인보호장비를 포함한 소방장비의 체계적 관리와 확보에 힘을 보탠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개인장비에 문제가 많았어요. 장비 품질 자체도 그랬지만 예산이 없어 개인이 사서 쓰곤 했죠. 언론이나 국회에서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상투적으로 소방의 3요소라고 하면 인력과 장비, 용수인데 장비는 특히 중요합니다. 장비 없이는 불을 끌 수도, 현장 활동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죠”
장비 확보와 품질 보증, 성능의 지속적인 유지 등 관리 체계가 부실하던 상황에서 김 과장은 표준규격 장비기준을 정립했다. 동료 직원들,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것도 벅찬데 이해관계에 놓인 업체들까지 고려해야 했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배덕곤 기획조정관님, 김인균 미래인재기획단 계장과 함께 10개월간 명절 빼곤 모든 날을 출근했어요. 그 결과 법령과 표준규격 정립뿐 아니라 내용연수가 지난 소방차량 중 사용에 문제가 없으면 사용을 연장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상현 과장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소방관의 삶을 살았다. ‘소방관은 사람을 살리는 직업인데 살리는 일을 제대로 안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죽어갈 수도 있겠구나’를 항상 염두에 뒀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일선 안전센터와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얻은 깨달음이다. 소방청에 자리한 지금은 정책적으로 그 ‘제대로 살리는 일’에 일조하고자 노력한다는 그.
“제가 87학번인데 같이 근무하는 직원 중에 87년생도 많습니다. 세대 차가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업무 효율이 나올 수 있을까 많이 고민돼요. 앞으로 업무나 인간적으로 열심히 하는 건 물론이고 뻔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직한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정직하면서 소통하는 사람. 세상에서 이보다 중요한 게 있을까요?”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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