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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시장 화재/집중취재④-단독] 서민 삶터 화약고 만든 서천군… 청사 건물 안전은 챙겼다

지난해 완공한 신청사는 서천시장과 ‘딴판’, 내ㆍ외부 천장에 불에 강한 자재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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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2/24 [19:47]

[서천시장 화재/집중취재④-단독] 서민 삶터 화약고 만든 서천군… 청사 건물 안전은 챙겼다

지난해 완공한 신청사는 서천시장과 ‘딴판’, 내ㆍ외부 천장에 불에 강한 자재 적용

최영,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2/24 [19:47]

▲ 서천군청 전경  © FPN


[FPN 최영, 박준호 기자] = 서천군이 과거 서천특화시장(이하 서천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연성 플라스틱 천장재를 적용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정작 자신들의 청사 천장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자재를 쓴 사실이 드러났다. 군민의 생활 터전은 위험 속에 내팽개치고 청사 안전은 챙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FPN/소방방재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천군은 2016년부터 군청 신청사 건립을 추진했다. 주민공청회와 여론조사 등을 거쳐 서천역 부근을 건립부지로 최종 선정하고 2020년 착공, 지난해 3월 준공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5670㎡ 규모로 47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직접 서천군청을 찾아 필로티 천장과 건물 내부에 쓰인 마감재를 확인해봤다.

 

서천군청은 1층 정문 입구와 1ㆍ2층 좌측이 필로티 구조를 띤다. 우측 편 서천군의회와 연결되는 통로 또한 필로티 형태다. 그런데 외부 필로티, 주차장 진ㆍ출입로 천장 마감재 모두 금속 재질인 알루미늄으로 시공돼 있었다.

 

▲ 서천군청 1층 필로티 천장에 사용된 알루미늄 천장재. 이 천장재는 용융점이 600℃인 준불연성으로 서천시장에 설치된 가연성 플라스틱 천장재 SMC보다 용융점이 3배 이상 높다.  © FPN

 

알루미늄 천장재는 금속 소재인 알루미늄에 색을 입힌 자재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내식성과 준불연성(용융점 600℃)을 갖춘 게 특징이다. 가연성 SMC보다 용융점이 3배 높아 화재에 강하고 가격은 두 배 이상 비싸다.

 

서천군청사에는 서천시장 내 천장재와 동일 크기의 자재를 3천 장 이상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 천장재에만 최소 수천만원의 예산이 더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청사 내부는 서천시장 2층과 달리 알루미늄 천장재보다 더 불에 강한 마이톤과 석고보드 천장재를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톤은 순수 자연광석으로 제조되는 미네랄울이 주원료인 불연성 제품이다. 석고보드 천장재 역시 주성분이 황산염 광물로 만들어진 불연재다.

 

▲ 서천군청 내부에 적용된 석고보드와 마이톤 천장재. 이 건축자재는 알루미늄 천장재보다 더 불에 강한 불연성 제품들이다.  © FPN

 

이를 두고 군민의 복리와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서천군이 자신들의 업무공간만 안전을 챙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민의 삶의 터전이자 연간 무려 100만명의 인파가 오가는 서천시장 내부 천장에는 위험천만한 SMC를 잔뜩 적용하면서도 새롭게 지은 자신들의 청사에는 불에 강한 자재를 썼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서천군은 군청사는 물론 서천시장의 건축허가부터 사용승인까지 전반적인 건축 행정 절차를 담당한 관할 지자체이자 소유권자다. 특히 2015년엔 시장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며 서천시장의 노후시설 정비대책과 건축자재 선정 등 리모델링 사업 전반을 결정하고 추진했다.

 

서천군청사와 서천시장 모두 서천군의 계획과 결정에 따라 지어진 건물인데도 건축 자재의 안전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시민의 안전만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부른다. 서천시장에 청사와 같은 준불연 이상 수준의 자재들을 설치했다면 최근 사고처럼 화재확산이 되지 않았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전해 들은 한 지역주민은 “본인들이 근무하는 곳은 안전하게 만들고 서민들이 생활하는 시장은 위험하게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시민은 건물이 안전한지 위험한지 알 수가 없는데 이런 걸 알아서 챙기라고 지자체와 공무원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FPN/소방방재신문>은 이와 관련해 서천군 홍보팀과 도시건축과 등 관련 부서에 입장을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최영, 박준호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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