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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46년 만에 대변혁한 ‘소방 직장훈련’… 어떻게 달라졌나?

하루 아닌 연 기준… ‘총량목표관리제’로 대대적 전환
이론교육 위해 교재 제작ㆍ‘하브루타’ 토의 방식 도입
현장 활동 시간, 직장훈련 포함… 불합리한 부분 개선
총량목표관리 달성률 등 한눈에… 훈련 시스템 전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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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4/01 [10:00]

[FOCUS] 46년 만에 대변혁한 ‘소방 직장훈련’… 어떻게 달라졌나?

하루 아닌 연 기준… ‘총량목표관리제’로 대대적 전환
이론교육 위해 교재 제작ㆍ‘하브루타’ 토의 방식 도입
현장 활동 시간, 직장훈련 포함… 불합리한 부분 개선
총량목표관리 달성률 등 한눈에… 훈련 시스템 전산화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4/01 [10:00]

1978년 소방공무원 중 화재와 구조, 구급대원 등 현장 대원의 대응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근무 중 수행하는 직장훈련이 도입됐다.

 

모든 소방공무원은 현장 배치 전 소방학교에서 시행하는 신임자 교육을 이수한다. 하지만 과연 이 교육만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재난 현장에 강한 소방관이 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결과적으로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고 반복 숙달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직장훈련 제도’의 탄생 배경이다.

 

 

지난해 46년이나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돼 온 직장훈련이 대변혁을 맞았다. 학교 시간표 방식의 ‘근무일과표’에서 일 년간 훈련한 시간을 더해 계산하는 ‘총량목표관리제’로 전면 개편된 것. 운영에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행정으로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개선된 내용이 복잡하고 전에 없던 업무가 추가되면서 아직 혼란스러워하는 대원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FPN/119플러스>가 나섰다. 현장 대원들이 근무 중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직장훈련, 어떤 방식으로 바뀌었을까?

 

‘근무일과표’ 방식에서 ‘총량목표관리제’로 재편

# 2022년 9월 소방서 훈련탑에서 화재 발생 상황을 가정한 팀 단위 소방전술훈련에 참여한 A 소방관. 그의 임무는 주수다. 펌프차에 관창을 연결하고 발화지점을 향해 물을 뿌리려던 그때! 

 

“화재 출동, 화재 출동, 000번지….”

 

함께 직장훈련을 하던 네 명의 대원은 일사불란하게 펌프차로 뛰어갔다. 다행히도 방화복을 입고 있던 탓에 곧바로 출동할 수 있었다.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불을 껐지만 A 소방관을 비롯한 세 명은 징계받을 처지에 놓였다. 계획표상 직장훈련 시간에 훈련하지 않았기 때문. 출동을 다녀왔는데 징계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동안 직장훈련은 소방관서장이 계획한 ‘근무일과표’에 맞춰 주간 근무는 3, 야간 근무는 2시간 진행했다. 예를 들어 2조 1교대의 경우 오전 9시부터 10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훈련하고 야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하는 식이다.

 

그러나 A 소방관처럼 직장훈련을 받아야 하는 시간에 갑자기 출동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소방관 직무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소방청은 ‘근무일과표’ 방식을 ‘총량목표관리제’로 재편했다. 총량목표관리제는 근무일과표처럼 ‘하루’가 아닌 ‘연간’을 기준으로 하는 게 핵심이다.

 

우선 소방대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출동한 시간은 모두 직장훈련을 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A 소방관처럼 불합리한 처사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기준은 출동부터 귀소한 시점까지다.

 

예를 들어 인근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화재진압 활동을 했다면 5시간을 인정받는다. 오전 9시에 출동, 오후 9시에 귀소하면 12시간이 모두 용인된다. 여기에 더해 출동 재정비 시간으로 건당 귀소 후 30분이 추가 인정된다. 

 

단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는 훈련 불가시간으로 출동을 나가도 훈련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훈련하던 중 출동을 나갔으나 현장 도착 전 상황이 마무리돼 그대로 귀소했다면 어떻게 될까? 현장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훈련받은 거로 인정받는다.

 

직장훈련 시간이 공무상 출장이나 국제적 행사, 근접배치, 교육 입교 등과 겹친 경우도 직장훈련을 받은 것으로 갈음된다. 다만 6시간으로 편성된 훈련 시간에 모두 출장을 나갔더라도 최대 4시간만 용인된다.

 

 

일근과 3교대는 480, 4조 2교대는 연 360시간을 채우면 된다. 출동이 많아 훈련을 전혀 못 했더라도 다음 근무일 중 원하는 시간에 자기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자유도가 높아짐으로써 대원들의 부담과 압박감이 현저히 줄었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일 년간 근무 유형별 채워야 하는 훈련 시간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산정했다. 소방청은 모 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현장 소방공무원 업무 부하를 측정하고 적정 직장훈련량을 연구했다. 

 

화재와 구조, 구급대원의 출동부터 귀소까지 소요 시간과 행정업무, 장비 점검 등 필수업무 시간을 고려해 훈련이 불가한 시간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 평균 직장훈련 가능 시간은 4시간. 매달 10일을 근무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훈련 시간은 40시간이 된다. 이를 연간(12개월)으로 계산해 산정한 수치가 ‘480시간’이다. 

 

 

직장훈련, 팀 단위ㆍ개인 훈련 총 46가지… 

기관장 재량으로 추가 인정도

직장훈련 ‘총량목표관리제’로 인정받는 훈련은 크게 팀 단위 훈련과 개인 단위 훈련으로 나뉜다. 팀 단위 훈련은 ▲재난 현장 표준작전절차 훈련 ▲긴급구조(종합) 훈련 ▲장비조작 훈련(장비점검, 교대점검 제외) ▲도상훈련 ▲합동훈련(관계기관 포함) ▲체력검정 ▲단체 체력단련 ▲소방기술경연대회 훈련(시범종목 포함) 등 27가지다. 

 

특히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조ㆍ구급대원이 연간 40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특별교육훈련이 직장훈련으로 인정된다.

 

개인 단위 훈련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인종목 ▲각종 매체 활용 개인훈련 ▲합동훈련 ▲교육훈련기관 등 훈련교관 참여 훈련 ▲소방 무인비행장치 훈련 ▲개인 체력단련 ▲기타 정부시책 훈련 등 19개다. 

 

연간 목표 시간은 팀과 개인 단위 훈련 구분 없이 모두 인정한다. 이 밖에 소방서장이나 부서장이 현장 대원 역량 향상에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는 훈련도 포함된다.

 

팀 단위 훈련 개인 단위 훈련
표준교재 활용 훈련 표준교재 활용 훈련
각종 매체 활용 팀 단위 훈련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인종목
도상훈련 긴급구조(종합) 훈련
현지적응 훈련 합동훈련(유관기관 포함)
긴급구조통제단 훈련 직장교육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재난 현장 구급대응훈련

구조대원 특별구조훈련*

*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4조

구조대원 특별구조훈련* 

*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4조

구급대원 특별교육훈련* 

*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6조

구급대원 특별교육훈련*  

*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6조

합동훈련(유관기관 포함)

소방 무인비행장치 훈련  

※ 소방 무인비행장치 운용규정 제19조(교육훈련)

 

보건관리 교육훈련  

※ 소방공무원 보건안전관리 규정 제8조(일상적 보건관리 교육훈련)

각종 매체 활용 개인 훈련
소방활동 실무  긴급구조통제단 훈련
현장활동 표준기법 장비조작 훈련 ※ 장비점검, 교대점검 제외
재난 현장 표준작전절차 훈련 소방 전술훈련(평가시간 포함)
긴급구조(종합) 훈련 동원훈련 ※ 국가 소방 동원에 관한 규정 제13조
위험예지 훈련

보건관리 교육훈련  

※ 소방공무원 보건안전관리 규정 제8조(일상적 보건관리 교육훈련)

장비조작 훈련 ※ 장비점검, 교대점검 제외 교육훈련기관 등 훈련교관 참여 훈련
화재방어 검토회의 체력검정

현장 소방활동 안전교육 

※ 소방공무원 현장 소방활동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제10조

개인 체력단련  ※ 소방공무원 체력관리규칙 제4조(체력관리계획의 수립)
재난대비 상시훈련 기타 정부시책 훈련
소방 전술훈련(평가시간 포함)        
소방헬기 임무비행 훈련
체력검정
단체 체력단련 ※ 소방공무원 체력관리규칙 제4조(체력관리계획의 수립)
재난 현장 구급대응훈련 
기타 정부시책 훈련
소방기술경연대회 훈련(시범종목 포함)

▲ 직장교육훈련 총량목표 실적 인정활동 범위  ※ 기타 현장대응 역량 향상에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기관장(부서장)이 인정하는 훈련

 

이론교육 위해 표준교재 제작… 

격의 없이 토의하는 하브루타 방식 도입

현장 대원이 야외에서 하루 4시간 꼬박 전술훈련을 받으면 육체적으로 큰 부담일 수 있다. 게다가 비나 눈 등 악천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훈련이 불가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소방청은 이번 개편에 따라 이론교육도 직장훈련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현장 대원에게 실습뿐 아니라 이론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한몫했다.

 

우선 소방청은 직장훈련 교재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화재와 구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TF팀을 구성, 5개월 만에 표준교재를 개발했다. 

 

표준교재는 화재대응전술 50, 안전관리 28, 장비 조작 22개 등 총 100개 챕터로 구성됐다. 화재대응전술 분야엔 ▲일반건축물 ▲아파트 ▲지하공동구 ▲도로터널 ▲전통시장 ▲에너지저장장치(ESS)등 장소별 화재사례와 대응방법 등이 담겼다.

 

 

안전관리는 맨홀ㆍ붕괴사고 등 재난 현장 사례뿐 아니라 현장 활동 중 안전사고,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 등 소방공무원 안전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장비 조작 챕터엔 무인방수차와 고성능화학차, 고가사다리차 등 다루기 까다로운 소방차량의 조작방법과 주의사항, 점검ㆍ유지관리 방법 등을 이해하기 쉽게 사진까지 첨부했다.

 

교재 내용은 모두 영상으로 제작돼 전국 119안전센터까지 배부했다. 또 인사혁신처 인재개발플랫폼과 나라배움터에 게시해 일선 소방관 누구라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소방시설활용 매뉴얼과 현장소방활동 안전관리 실무해설서 등 4종도 추가로 전국에 배포했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새롭게 시도하는 훈련이 있다. 바로 표준교재와 영상을 활용한 ‘하브루타’ 기법이다. 하브루타는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동료들이 특정한 주제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논쟁하는 방식의 교육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효율적인 전기자동차 화재진압에 관해 격의 없이 토론하고 출동했던 재난 현장을 복기하며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디브리핑하는 식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하브루타는 경직된 수직적 관계와 단방향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을 두고 도입한 방식”이라며 “대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직장훈련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직장훈련 현황 ‘한눈에’

소방청에 따르면 직장훈련 시스템 개편 전엔 현장 대원들이 어떤 직장훈련을 얼마나 수행했는지 별도로 기록하지 않았다. 중앙 차원에서 현장 대원에게 부족한 훈련은 무엇이고 뭘 꼭 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에 소방청은 인사혁신처와 손잡고 직장훈련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그에 적합한 훈련을 개발ㆍ적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착수 4개월 만인 2023년 6월, 72개 중앙행정기관이 사용하는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축을 완료했다. 현장 대원 개인이 수행한 직장훈련 시간을 해당 사이트에 직접 기재하는 식이다.

 

개인, 소방서, 소방본부 단위로 총량 목표관리 달성률과 진행률, 훈련종류, 분야, 방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소방청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현장 대원의 능력을 실질적으로 키울 수 있는 훈련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전에 없던 업무가 늘어나면서 현장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현장 활동과 훈련만으로도 벅찬데

이런 행정업무까지 일일이 해야 하냐”

 

소방청 관계자는 “직장훈련 통합관리 시스템은 현장 대원들의 대응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훈련 개발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훈련은 국민은 물론 소방대원 스스로의 안전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지휘관의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직장훈련 운영관리자 교육과정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119빅데이터 분석과제에 선정된 ‘소방공무원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직장훈련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오면 운영방식을 합리적이고 적정하게 개선할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pakr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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