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차량 화재 이야기]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원인 - SEI(Solid Electrolyte Interface) 11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화재 원인은 열폭주다. 대개 열폭주는 전해액의 고갈과 SEI의 분해, 음극활물질과 전해액의 반응, 양극활물질과 전해액의 반응, 전해액의 분해, 음극활물질과 바인더의 반응 등이 원인이 돼 일어난다. 그중에서 SEI의 분해가 가장 크다. 전해액의 고갈은 SEI 층의 파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SEI(Solid Electrolyte Interface)는 전극 위에 형성된 얇은 피막 층으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통로다. 리튬이온은 유기물층을 통해 SEI를 통과해 이동할 수 있지만 리튬이온을 제외한 다른 성분들의 SEI 층을 통과할 수 없다.
SEI 층이 파괴되면 음극과 전해액이 반응해 새로운 SEI 층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전해액이 기화된다. 음극과 전해질의 화학반응에 의해 가스 발생이 심해지면 전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SEI가 파괴되고 생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해액 분해물질이 지속해서 쌓이게 되고 층의 두께는 점점 증가한다.
SEI는 무기물층과 유기물층으로 이뤄져 있고 유기물층은 사슬구조로 무기물층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리튬이온은 유기물층을 통해 SEI를 통과해 이동할 수 있어 리튬이온을 제외한 다른 성분들의 이동을 방지할 수 있다.
SEI 층이 두꺼워지면 리튬이온은 전도성이 큰 부분으로만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전해액 채널의 변화가 일어난다.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가 특정 위치로만 집중되는 곳에서 리튬금속이 석출되기 시작하면서 상대 전극 방향으로 뻗어 나가 분리막을 파손시키게 되는데 이것이 덴드라이트(Dendrite)다. 따라서 전지제조공정의 설계는 전해액 채널 설계라고도 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전지가 만들어지면 에이징(Aging) 공정을 통해 전해액 채널을 안정화해야 한다. 하지만 에이징 공정이 충분하지 못하면 채널의 형성이 잘못될 수도 있다. 전지의 안전성은 제조 후 초기 시점이 가장 중요하다. SEI 층과 전해액 채널이 안정화되는 기간이 필요한 거다.
전해액의 고갈은 리튬이온전지를 정격전압 이상으로 과충전하게 될 때도 일어난다. 액상의 전해액이 열을 받으면 가스화돼 기화하고 전기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Swelling)이 발생한다.
SEI의 분해반응으로 발생한 열은 전극 내에 층간 삽입된 리튬, 유기 전해액과의 반응을 촉진해 전해액은 가연성의 탄화수소 가스를 방출하고 점점 더 고갈된다. 이런 반응은 일반적으로 100℃에서 일어난다. 130℃ 부근에서는 고분자 분리막이 녹아 양극과 음극 사이의 단락을 일으킨다. 금속산화물인 양극의 분해 과정에서 산소를 방출하게 되며 방출된 산소는 전해액과 반응해 화재가 발생할 만한 조건을 만든다. 양극의 붕괴는 매우 큰 발열반응이므로 온도와 압력은 점점 더 높아지고 열폭주에 이르게 된다.
김훈 리스크랩 연구소장(공학박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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