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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전기차 화재 대응 시스템 선도한다” (주)세이프텍

수입 의존하던 질식소화덮개 국산화 성공, 성능 높이고 가격 낮춰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는 물론 진압까지 한 번에 ‘자동화 시스템’
뚝심으로 만들어낸 독보적인 화재 대응 기술, 다양한 현장 보급
이정식 대표 “글로벌 시장서 당당히 품질로 경쟁하는 기업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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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4/06/03 [10:00]

[COMPANY+] “전기차 화재 대응 시스템 선도한다” (주)세이프텍

수입 의존하던 질식소화덮개 국산화 성공, 성능 높이고 가격 낮춰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는 물론 진압까지 한 번에 ‘자동화 시스템’
뚝심으로 만들어낸 독보적인 화재 대응 기술, 다양한 현장 보급
이정식 대표 “글로벌 시장서 당당히 품질로 경쟁하는 기업될 것”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4/06/03 [10:00]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는 화재 시 진압이 어렵다. 산소 없이도 1천℃ 이상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관련 화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부 정책에 따라 충전시설 의무 대상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시설의 무분별한 설치로 전기차 화재에 대한 위험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에서도 고민거리가 늘고 있다. 건축 시장의 변화에 따라 건축물들이 대형ㆍ복잡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덩달아 커지는 지하 주차 공간과 이곳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충전되는 전기차가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하 주차장의 경우 공간 특성상 소방차량 진입이 어렵다. 이 때문에 소방은 질식소화덮개 등을 이용해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실정이다. 

 

불연성 재질로 제작된 질식소화덮개는 불이 난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화재 확산을 막아준다. 사용이 간편하고 초기 화재 대응 효과가 좋아 소방에서도 기본규격 도입을 고려할 정도로 효율성이 입증된 장비다.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질식소화덮개는 소방을 비롯해 다양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질식소화덮개를 이용해 전기차 화재 대응 설비를 출시하는 기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세이프텍(대표 이정식)은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력으로 고객 마음 사로잡은 세이프텍

2019년 설립된 세이프텍은 배터리 화재 대응 장비와 설비를 전문으로 개발ㆍ생산하는 기업이다. 사업 초기엔 노르웨이나 네덜란드 등에서 생산된 질식소화덮개를 들여와 유통했다. 소방관서에는 내연기관차의 화재진압 장비로 질식소화덮개를 소개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세이프텍엔 호재로 작용했다. 질식소화덮개가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판매량이 급속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품질과 가격이 좋은 제품을 공급해야겠다는 일념에 질식소화덮개 개발에 직접 나선 세이프텍은 2020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유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화재ㆍ안전 전문기업으로 첫발을 내딛게 된 셈이다.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점차 주목받기 시작한 세이프텍은 소방관서와 자동차 운반선을 시작으로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완성차 제조공장, 건설사 배터리 창고, 아파트 주차장 등에 공급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부터 대응까지 한 번에… ‘오토캡 EV’

‘오토캡 EV’는 주차장 내 전기차에서 불이 나면 화염 확산을 막으면서 화재를 진압하는 설비다. 하우징과 이동 레일, 열ㆍ연기 감지 센서, 안전 경광등, 위치제어 장치, 내화성캡(원단), 승하강 구동 와이어, 수조 형태인 하장판, 소화전 연결 관창 등으로 구성된다.

 

주차ㆍ충전 중인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 설치된 열ㆍ연기 감지기가 이를 감지하고 위치 제어장치를 통해 오토캡 하우징이 화점으로 이동한다. 내화성캡과 하장판이 바닥에 완전히 내려오면 소화전을 통해 물이 분사되면서 배터리를 냉각하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이 설비에 설치된 센서는 24시간 열과 연기를 감지할 수 있다. 두 가지 센서가 동시에 화재를 감지하기 때문에 오작동률을 최소화해준다는 게 세이프텍 설명이다. 하장판엔 특수 고무가 적용돼 어떤 바닥에서도 물이 새지 않도록 기밀성을 유지해준다.

 

또 ▲데이터센터와 같이 UPS 배터리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매립형’ ▲주차장 1면만 대응하도록 설계된 ‘고정형’ ▲이동형 레일을 통해 주차장 2~5면까지 대응할 수 있는 ‘이동형’ 등 설치 환경에 맞춰 설비를 제작할 수 있다.

 

세이프텍 관계자는 “‘오토캡 EV’는 전기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안양시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전기버스 ‘주야로’의 차고지에도 이 설비가 설치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화재 초기 대응 걱정 없다”… 파이어트랩

파이어트랩은 일반적인 전기차는 물론 전기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까지 덮어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고안된 돔 형태의 장치다. 질식소화덮개와 리모컨, 소방호스 연결구, 바퀴 등으로 구성된다.

 

이 장치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법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차고지에 주차된 전기차에 불이 나면 파이어트랩을 옮긴 뒤 리모컨을 이용해 돔 형태의 덮개를 작동시켜 불길이 퍼지지 않도록 차량을 덮으면 된다.

 

 

세이프텍에 따르면 전기버스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가 차량 상단에 설치돼 수조 방식으론 화재진압이 어렵다. 이 때문에 소방에선 고가사다리차 등을 이용해 화재에 대응하고 있다.

 

파이어트랩에는 소방호스와 연결해 덮개 내부로 물을 주수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됐다. 이를 이용해 전기버스 상단부까지 물을 뿌려 배터리를 냉각해준다.

 

 

세이프텍 관계자는 “이 제품에는 바퀴가 설치돼 성인 두 명이 손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며 “화점과 직접 맞닿는 부위는 1800℃ 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량 크기에 맞춰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고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한 스토리지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품질로 경쟁하는 기업되겠다

[인터뷰] 이정식 세이프텍 대표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우수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지속해서 개발ㆍ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정식 대표는 대우중공업에서 7년간 주조ㆍ가공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열과 금속 소재 관련 전문지식을 쌓았다.

 

반복적인 업무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던 그는 한 무역업체로 자리를 옮겨 해외 지사와 자원(대리석 등)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던 중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난ㆍ산업안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처음엔 학위 취득이 목적이었지만 공부할수록 안전에 관한 관심이 커졌죠. 하지만 곧바로 안전 분야에 뛰어들 순 없었어요. 그땐 이 분야에 대한 시장성이 보이질 않았거든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남 못지않을 성과를 거뒀는데도 유독 안전에 관한 관심만큼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지인을 통해 질식소화덮개가 국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 순간이다.

 

“당시 해외에선 불연성 소재로 차량 화재를 진압하는 덮개가 개발돼 다양한 현장에서 쓰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내연기관차의 화재진압 장비로 소개되면서 막 보급되기 시작했죠. 질식소화덮개를 접하는 순간 그간 관심 있게 봐 온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곧바로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세이프텍’을 설립했다. 처음엔 타 업체처럼 외국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신소재 전문가와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창업 2년 만에 질식소화덮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불연성 소재만 제대로 개발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보다 더욱 뛰어난 질식소화덮개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특히 품질 안정화를 위해 내열성과 내마모성, 신축성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 소재만 봉제실에 입고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었죠. 덕분에 현재는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추게 됐어요”

 

시장에서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세이프텍의 제품을 찾는 곳도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질식소화덮개가 사용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우선시하는 게 바로 고객 의견입니다. 그들과 소통하다 보니 질식소화덮개가 좋은 제품이긴 하지만 소방관처럼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는데 불이 난 차량에 직접 덮어야 한다는 걸 두려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들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고민하게 됐어요. 오토캡과 파이어트랩의 탄생배경이기도 합니다”

 

이정식 대표는 세이프텍이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품질로 경쟁하는 기업이 되길 꿈꾼다. 이를 위해 ‘파이어블럭’이란 브랜드를 만들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품질과 성능을 높이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하이브리드형 질식소화덮개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게 핵심입니다. 오토캡 EV와 파이어트랩을 이케아 가구처럼 누구나 손쉽게 조립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생각입니다”

 

이 대표는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시장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는데 관련 제품에 대한 인증 절차가 없다 보니 시장에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제품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어요. 신뢰성 있는 제품이 유통돼야 시장이 건전해지고 국민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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