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신희섭 기자] = 소방업무 중 눈치껏 숨겨 입던 후리스 점퍼와 패딩 조끼 등을 정식 피복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복제 구매 시 ‘이면 거래’ 등의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관리 규정도 정립된다.

소방청은 지난 3월 <FPN/소방방재신문>이 보도한 ‘실체 드러나는 소방 피복 ‘이면 거래’, 문제는 어디서 시작됐나’ 기사와 관련해 후속 조치로 이 같은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6일 밝혔다.

현행 ‘복제규칙’상 업무 중 바람이나 추위 등을 막기 위해 소방관들이 착용할 수 있는 피복은 점퍼와 방한 파카뿐이다. 

봄ㆍ가을과 겨울용으로 나뉘는 점퍼의 경우 활동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낮과 밤의 온도 차가 큰 환절기에는 현장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 겨울철에 착용하는 방한 파카도 보온성이 떨어져 소방관들 사이에선 착용을 기피하는 피복으로 꼽힌다.

소방청은 먼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간절기에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소방 피복을 새롭게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미 제조사들과 협의를 마치고 샘플을 제작 중”이라며 “신규 피복이 도입되면 간절기 착용은 물론 겨울철 방한 파카의 보온성을 높이는 내피로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피복에는 그간 현장 대원들이 꾸준히 요구해왔던 티셔츠 형태의 간소복도 포함될 전망이다. 간소복은 현재 일부 시도 소방본부와 소방학교에서 단체복 형태로 착용하거나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방화복 내부의 땀 흡수를 위해 이너웨어로 많이 입는다. 하지만 ‘복제규칙’ 내에는 규정돼 있지 않아 사복으로 분류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샘플 제작이 완료되면 일선 현장의 시범 적용을 거쳐 정식 제복으로 인정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신규 피복 도입에 대한 절차와 기준 등 세부 계획은 9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피복 도입과 함께 소방청은 ‘이면 거래’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도 마련 중이다. 

소방의 현행 피복구매는 조달청이 중자 역할을 하는 MAS 계약을 통해 나라장터에서 이뤄진다. 조달청과 MAS 계약을 체결한 업체 제품을 소방관서에서 선택해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공급 업체는 조달청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소방관서에 피복을 납품하고 돈을 받는 이런 구조의 구매 방식은 공기관의 일반적인 물품 구매와 다를 게 없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면 거래는 조달청을 통한 정상 구매 절차를 거치면서도 암암리에 그 과정 또는 이후 피복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일부 제조사들의 과도한 영업행위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면 거래 외에도 피복 반납과 폐기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 보니 피복을 사적으로 교환하는 등 일부 악용 사례가 확인됐다”며 “제조사들에게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경고 조치를 하는 한편 개개인이 피복을 선택할 수 있는 전자시스템을 확대하고 피복 반납과 폐기 등에 관한 규정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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