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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때 뭣도 안 했다던 소방청 거짓말 들통… “소방제복 입기 부끄럽지 않나”

이상민 장관 말에 액션 없었다더니, 서울소방본부장에 “잘 협력하라” 지시
허석곤 청장 “당시 상황 정확히 알 수 없어 상황 판단 위해 파악했던 것”
윤건영 “행안부 눈치 보면서 지원했는데 거짓말, 허위자료는 국민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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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1/15 [20:28]

계엄 때 뭣도 안 했다던 소방청 거짓말 들통… “소방제복 입기 부끄럽지 않나”

이상민 장관 말에 액션 없었다더니, 서울소방본부장에 “잘 협력하라” 지시
허석곤 청장 “당시 상황 정확히 알 수 없어 상황 판단 위해 파악했던 것”
윤건영 “행안부 눈치 보면서 지원했는데 거짓말, 허위자료는 국민 배신”

최영 기자 | 입력 : 2025/01/15 [20:28]

▲ 답변하는 허석곤 소방청장과 이영팔 차장  © FPN


[FPN 최영 기자] = 소방청이 12.3 계엄 당시 경찰로부터 언론사의 단전, 단수 요청을 받으면 협조하라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시를 받은 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복해서 협력을 당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구두 답변까지 모두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5일 열린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서울 구로을)은 “13일 국회 행안위 현안 질의에서 단전, 단수를 요구받아서 어떻게 했냐고 물으니 액션을 한 건 하나도 없고 옆에 있는 차장에게만 얘기했다고 했는데 맞느냐”고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물었다.

 

허 청장이 “차장하고 의논한 기억이 있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이영팔 차장에게 “청장 지시를 차장이 받아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이 차장 역시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허석곤 청장과 이영팔 차장의 이 같은 답변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하 서울본부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영팔 차장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청 협조 시 잘 협력하면 좋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경찰에게 협조가 오면 잘하라고, 적극적으로 하라고 반복해서 얘기했다는데 기억이 안 나냐”고 따지자 이 차장은 “재난 대응 차원에서 한”이라며 말을 흐렸다. 

 

▲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FPN

 

윤건영 의원은 “재난 대응은 무슨 재난 대응이냐, 경찰에서 요청 오는 게 재난 대응이냐, 소방청장도 기억이 전혀 안 난다는데 기억나게 해드리겠다”면서 서울본부장의 제출 자료를 다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영팔 차장과 서울본부장이 통화한 뒤 10분 후 허석곤 청장도 서울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계엄과 관련한 서울소방의 현재 상황을 물었고 서울본부장은 현재까지 특별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허 청장은 혹시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이 있는지도 묻자 서울본부장은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항은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서울본부장이 10분 정도 있다가 소방청장이 직접 전화를 해 왔다고 한다”며 “서울에 상황이 많을 수 있으니 발생 상황 잘 챙겨주고 생기면 적극 협조하라는 지시를 했다는데 기억이 안 나냐”고 맹질타했다.

 

통화 내용에 관한 서울본부장의 답변 자료가 제시되자 허 청장은 “서울본부장이 저걸 제출했으면 저런 기억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윤 의원은 “본인들이 전화한 건데 청장과 차장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비루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청장은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실정이었다”며 “그때 당시 상황 판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는데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나름대로 파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청장이 초등학생이냐”며 “행안부 장관이 주요 언론사 4개와 뉴스공장 등 다섯 군데에 대해 경찰의 단전, 단수 조치 요청이 오면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라며 “그래놓고 아무것도 안 했나, 서울본부장한테 전화까지 했으면서 국회에서 이렇게 위증을 하냐”고 지적했다.

 

앞서 소방청은 국회가 계엄 선포 관련 주요 인물들과의 통화 내역을 요구하자 이상민 장관과 60여 초 통화했으나 소방 관련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이 장관이 문의했고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답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 자료 역시 허위였던 셈이다. 

 

윤 의원은 “왜 허위자료를 내냐, 단전, 단수 얘기는 쏙 빠졌다”며 “이건 변명이 안 통하는 거다. 비상계엄이 내란으로 가는 결정적 지시에 대해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고 부하 직원에게 그 지시를 제대로 챙기라고 소방청장과 차장이 지시한 게 동조가 아니면 뭐냐”고 말했다.

 

이에 허석곤 소방청장은 “재난에 매일매일 대응하는 부서가 소방이기에 재난에 준하게 판단을 했다”며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언제나 상황 판단 회의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소방청장 인식이 너무나 문제가 있는 거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에서 주요 언론사 단전, 단수를 한다라고 얘기하고 협조하라고 했는데 그걸 소방활동으로 생각하냐”며 “언론사 단전, 단수하는 게 재난 상황이냐”고 질타했다.

 

허 청장은 “설명을 해도 되겠냐”고 여러 번 말하며 해명을 시도했지만 윤 의원은 “무슨 설명이 필요하냐, 소방관 관련해 여야 할 것 없이 행안부 눈치를 보면서까지 지원을 하는데 이게 뭐냐”며 “국민을 배신하고 내란에 동조나 하고 국회에 거짓말과 허위자료 제출하고도 소방제복 입기 부끄럽지 않냐”고 일갈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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