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규격 마련된 12종 소방장비 뭐가 달라졌나소방청,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사업 연구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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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신희섭 기자] = 전기차 화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비롯해 12종에 달하는 소방장비의 기본규격 개발사업을 완료한 소방청이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기본규격 개발사업은 소방장비 품질 향상과 고도화를 위해 소방청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이 소방장비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시기인 2017년부터 본격화됐다.
사업 8년 차를 맞은 지난해에는 ▲상방방사형 방사기기 ▲질식소화덮개 ▲소방용 공기호흡기 ▲소방차 도장 및 표지 ▲방화신발 ▲소방호스 ▲방화헬멧 ▲영문화 4종(특수방화복, 소방용 공기호흡기, 방화헬멧, 방화신발)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 로드맵 등 총 12종 장비의 기본규격이 개발됐다.
주요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우선 전기차 화재 대응 소화보조장치 2종(상방방사형 방사기기, 질식소화덮개)의 기본규격이 새롭게 개발됐다. 상방방사형 방사기기는 전기차 하부에 소화 용수를 공급해 화재 확산을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하는 장치다.
소방청에 따르면 제품의 다양성을 포괄하기 위해 기본규격 내 일반구조를 접합부와 몸체, 방사노즐, 손잡이, 외관 등으로 구분하고 현장자문단이 요구했던 손잡이 부위 절연성능을 반영했다.
질식소화덮개는 산소를 차단해 불이 확산하는 걸 막아주는 장비다.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의 화재진압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현장 대원의 제안에 따라 전기 차량으로 한정했던 용처를 내연기관 차량까지 확대했다. 개발 과정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사용횟수에 관한 내용은 추가하지 않았다.
공기호흡기는 화재 등의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이 숨 쉬며 활동할 수 있도록 공기를 공급해주는 개인보호장비(PPE)다. 면체와 등지게, 용기 등이 한 세트로 구성된다. 이번에 개정된 기본규격에는 KS 규격에 부합하는 용기 밸브의 표준규격이 새롭게 추가됐다.
소방차량의 도장과 표지는 최근 신규로 도입된 차종을 중심으로 기본규격이 개발됐다. 소방차량은 타입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의 도장이 입혀진다. 소방청은 그간 타입 1은 소방주황, 타입 2는 소방연두, 타입 3은 소방관서의 운영상황 등을 고려해 소방백색이나 검정색 중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기본규격에는 타입 3에 적용하고 있는 검정색이 삭제됐다. 야간 시인성이 떨어져 자칫 소방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화신발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품목이다. 특히 착화감이 좋은 가죽제 방화신발을 착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현장 대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기본규격 개발 과정에서 투습도에 대한 기준을 놓고 의견이 갈리기도 했지만 소방청은 현장 대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최종안으로 확정했다.
소방호스의 경우 내압 성능 기준을 강화했다. 소방호스의 내압시험은 ‘곧게 한 때’와 ‘구부릴 때’ 등 두 가지 조건에서 진행된다. 소방청은 현장 활동 시 호스가 구부러지는 사용 환경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구부릴 때’의 시험압력을 10% 상향했다.
방화헬멧은 챙이 있는 Type A와 목 보호 기능이 강화된 Type B로 구분된다. 소방청은 현장 대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Type A를 기본규격에서 삭제했다. 챙이 있는 헬멧의 경우 현장 대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제조사 역시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개발 과정에서 무게 규정을 삭제해 달라는 제조사 측 의견은 수용하지 않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본규격 개발사업의 목적은 국제기준에 상응하는 기술기준과 현장 중심형 규격 개발”이라며 “사업의 성과를 활용해 소방장비의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엔 8종 장비의 기본규격과 함께 영문판(특수방화복, 소방용 공기호흡기, 방화헬멧, 방화신발) 규격도 개발했다"며 "우리가 만든 소방장비를 세계 시장에 알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