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쏘임 사고는 흔히 벌초를 하는 추석 명절 무렵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벌은 5~6월경부터 집을 짓기 시작해 7월 이후 왕성하게 활동한다. 이 시기 산이나 공원 등 야외에서 자주 목격된다.
벌에 쏘이면 단순한 부기나 통증 외에도 심각한 경우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성 쇼크)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시민들이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안전수칙을 안내드리고자 한다.
첫째, 야외활동 시 복장에 유의해야 한다.
벌은 어두운색 계열의 옷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격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검정이나 갈색 등은 천적으로 인식되기 쉬워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흰색이나 노란색 등 밝은색의 옷을 착용하는 게 좋다. 긴 소매와 긴 바지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자나 장갑을 착용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향이 강한 향수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벌은 후각이 매우 예민해 강한 향기에 쉽게 끌리고 이를 먹이로 착각하거나 자극으로 인식해 공격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특히 꽃향이나 과일향이 나는 제품은 벌의 접근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야외활동 시에는 가급적 사용을 삼가야 한다.
셋째, 벌 쏘임 시 올바른 응급처치를 숙지해둔다.
벌집을 발견했을 경우 절대 손대지 말고 즉시 해당 장소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꿀벌에 쏘였을 경우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손으로 잡아 빼려다 오히려 독을 더 깊이 주입하는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벌침은 손으로 제거하기보다는 신용카드나 신분증처럼 평평한 플라스틱 도구를 이용해 피부를 긁어내듯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 또한 119에 신고한 후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상처 부위를 비누와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 2차 감염을 예방하고 냉찜질 등을 통해 통증과 부기를 완화시켜준다.
마지막으로, 과거 벌에 쏘여 과민반응을 겪은 경험이 있는 분이나 야외활동이 잦은 직업군은 응급용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일명 에피펜)를 항상 휴대해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전에 위험을 인식하고 적절히 대비하는 것이다. 순간의 방심이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는 만큼 벌 쏘임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실천해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내시길 바란다.
인천중부소방서 만석119안전센터 소방장 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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