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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뜻한 온기를 찾아 난방기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진다. 하지만 그만큼 화재 발생 위험도 급격히 높아진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겨울철(12월~이듬해 2월) 평균 화재 건수는 약 1만884건, 사망자는 연평균 10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겨울철 화재 사망률은 사계절 중 가장 높아 전체의 34.9%를 차지하고 있다. 추위 속 따뜻함을 위한 작은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재의 절반 가까이(약 47%)는 부주의에서 비롯되며 전기적 요인도 21% 이상을 차지한다. 가정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기장판, 전기히터, 온열기, 보일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장판 위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거나 접은 상태로 보관하는 습관, 콘센트 과부하, 난방기기 주변의 가연물 방치 등은 모두 위험한 행동이다. 이러한 사소한 부주의가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에 소방청과 각 시ㆍ도 소방본부는 ‘겨울철 화재예방대책’을 중점 추진하며 난방기기 안전점검과 화재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안전수칙으로는 전기 콘센트ㆍ플러그 이상 유무 확인, 멀티탭 과다 사용 금지, 전기장판의 올바른 사용법 준수, 보일러 점검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전열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이른바 문어발식 사용은 과열과 합선을 일으켜 화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아울러 화재 시 신속한 대피 요령과 정확한 신고 방법에 대한 교육도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화재 예방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작은 점검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가정에서는 ‘난방기기 안전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생활화하는 것이 화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난방기기 안전 체크리스트로는 다음이 있다.
첫째, 전기 콘센트ㆍ플러그 점검이다. 그을음, 변색, 스파크, 냄새 등 이상 여부 확인, 먼지 제거, 젖은 손으로 만지지 않기 등이 핵심이다.
둘째, 누전차단기 점검이다. 매월 테스트 버튼을 눌러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습기나 인화성 물질을 정리한다.
셋째, 화재감지기 점검이다. 배터리 교체, 월 1회 작동 확인, 먼지 제거 등 조치를 취한다. 10년 이상 사용 시 교체가 권장된다.
넷째, 가스 점검이다. 사용 후 밸브 잠금, 호스 균열ㆍ노후 상태 확인, 가스 냄새 시 즉시 환기ㆍ화기 사용 금지 등이 포함된다.
다섯째, 난방기기 주변 관리다. 커튼ㆍ종이류 등 가연물을 치우고 멀티탭 과부하에 주의한다. 적정 온도 유지도 필요하다.
여섯째, 전기장판 사용 시 주의사항 준수다. 반드시 KC 인증 제품을 사용하고 접거나 중량물을 올리지 않는다. 사용 후 전원은 차단한다.
일곱째, 보일러 점검이다. 압력(1.0~1.5bar) 확인, 필터 청소, 연통 이상ㆍ소음 여부 점검이 필요하다.
소방청이나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공하는 안전매뉴얼과 점검표를 활용하면 보다 체계적인 점검이 가능하다.
‘곡돌사신(曲堗徙薪)’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한서(漢書) 곽광전(藿光傳)편에 나오는 말로 ‘굴뚝을 굽게 하고 아궁이 주변의 나무를 옮긴다’는 뜻이다. 이는 화근을 미리 제거해 재난을 예방하라는 교훈으로 오늘날 우리의 생활 안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화재는 순간의 방심에서 시작되지만 예방은 습관에서 완성된다. 난방기기 사용 전후 점검을 생활화하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면 겨울철 화재로 인한 인명ㆍ재산피해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따뜻함 속에서도 안전을 잊지 않는 것이 진정한 겨울의 준비다. 소중한 가족과 내 집의 안전을 위해 오늘부터 작은 실천을 시작하시기 바란다.
강원 양구소방서 권혁범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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