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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터널 안전, 우리가 이끈다”… 국내 유일 실물 터널 교육장 갖춘 ‘터널방재인증센터’

충북 영동군 475m 폐터널 재활용, 터널 방재 체험시설 30종 구축
터널 관리자ㆍ소방대원ㆍ일반인 등 대상별 맞춤형 교육 과정 운영
터널 방재 안전성 평가, 신기술 연구ㆍ개발, LED 조명 인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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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기자 | 기사입력 2025/12/10 [10:30]

[특별기획] “터널 안전, 우리가 이끈다”… 국내 유일 실물 터널 교육장 갖춘 ‘터널방재인증센터’

충북 영동군 475m 폐터널 재활용, 터널 방재 체험시설 30종 구축
터널 관리자ㆍ소방대원ㆍ일반인 등 대상별 맞춤형 교육 과정 운영
터널 방재 안전성 평가, 신기술 연구ㆍ개발, LED 조명 인증까지

김태윤 기자 | 입력 : 2025/12/10 [10:30]

▲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터널방재인증센터 실물 터널 훈련장 입구.  © 김태윤 기자


[FPN 김태윤 기자] = “언제든 대형 재난현장으로 돌변할 수 있는 터널의 안전을 빈틈없이 확보하는 게 ‘터널방재인증센터’의 존재 이유다”

 

국토의 약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터널은 교통 효율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도로터널은 3924개소, 길이는 약 2685㎞에 달한다. 모든 터널을 쭉 이으면 서울에서 부산을 세 번 왕복하고도 남는 셈이다.

 

터널은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화재 등 재난 상황 시 반밀폐 구조와 제한된 피난 경로, 열악한 초기 대응 여건은 대규모 인명피해를 부르는 요인이 된다.

 

실제 지난 2015년 상주터널 화재(사망 1, 부상 19)와 2020년 사매2터널 화재(사망 5, 부상 43), 2022년 과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화재(사망 5, 부상 41)는 참담한 인명피해와 함께 전 국민의 뇌리에 ‘터널은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놨다.

 

구조 특성상 터널은 화재 피해에 취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무방비하진 않다. 규모와 위험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터널엔 재난 상황에 대비한 법정 방재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화전과 피난유도등, 피난연결통로, 비상방송설비, 제연설비, 물분무소화설비, 비상전원설비 등이 대표적이다.

 

방재시설이 아무리 잘 구축돼 있어도 이를 운용할 터널 관리자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터널 이용자 역시 방재시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요하다. 안전설비를 아예 모른다면 유사시 신속한 초기 대응이나 안전한 대피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터널 화재로 인한 참사를 막기 위해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그간 국내 터널 방재교육 체계는 미비점이 많았다. 특히 실제 터널 환경을 구현한 ‘제대로 된’ 교육시설과 제도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 터널방재인증센터 교육동 전경.  © 김태윤 기자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6년 터널 방재 관련 교육과 안전성 평가, 연구ㆍ개발 등의 기능을 종합한 터널 방재 전문 기관을 설립했다. 바로 ‘터널방재인증센터’다.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이곳은 475m 길이 폐터널에 30종의 체험시설을 구축한 국내 최초ㆍ유일의 실물 터널 훈련장을 보유하고 있다.

 

‘터널방재인증센터’의 핵심 업무는 단연 터널 방재교육이다. 2021년 개정된 국토교통부 ‘도로터널 방재ㆍ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터널 관리자는 ‘도로터널 방재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도로터널 방재교육기관’은 이곳이 유일하다. 교육부 ‘진로체험 교육기관’과 행정안전부 ‘화재안전 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지난 5월엔 교육을 시작한 지 약 9년 만에 누적 교육생 1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말인 현시점 누적 교육생은 1만3천여 명에 달한다.

 

수상 실적도 눈길을 끈다. 2021년 어린이 안전대상(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엔 안전문화대상(국무총리상)과 진로교육 유공 표창(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 터널방재인증센터 실물 터널 교육장 내 주요 방재시설 배치도. 총 30종의 교육ㆍ체험시설이 구축돼 있다.

 

터널 방재교육은 대상과 커리큘럼에 따라 초ㆍ중ㆍ고급 과정으로 구분된다. 먼저 초급 과정은 1~2시간짜리 교육으로 일반 국민이나 어린이 등이 대상이다. 터널 현황과 화재 사례, 터널 방재시설 설명ㆍ체험 등이 진행된다. 2~3시간이 소요되는 중급 과정은 소방대원 등을 위한 교육이다. 터널 방재시설의 종류와 역할, 화재 대응체계, 원격통합시스템 이해 등에 초점을 맞춘다. 고급 과정은 터널 관리자용이다. 4~5시간의 교육이 이뤄진다. 터널 방재시설 운용ㆍ관리에 필요한 전반적인 실무 능력을 길러준다.

 

터널 방재 분야 안전성 평가 역시 ‘터널방재인증센터’의 주요 업무다. 터널 방재 등급 재평가, 제연설비 성능 검증 등을 통해 방재 능력이 취약한 터널을 선별하고 주요 방재시설을 보완하는 일을 맡고 있다.

 

터널 관련 연구ㆍ개발도 수행한다. 실물 터널을 활용해 한국도로공사의 자체 신기술을 연구ㆍ개발하는 건 물론 국내 중소ㆍ벤처 기업의 터널 방재 관련 신기술 개발ㆍ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고속도로 LED 터널ㆍ가로등의 표준을 제정하고 평가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일도 이곳의 임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터널방재인증센터’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소속 채수창 센터장을 직접 만나 실물 터널 교육장 설립 배경과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채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채수창 한국도로공사 터널방재인증센터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김태윤 기자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한국도로공사 터널방재인증센터장으로서 국가 교통 인프라의 핵심인 터널의 안전을 강화하고 국민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1998년 입사 후 27년여간 터널 방재시설 설계, 시공, 유지ㆍ관리 등 안전 분야 외길을 걸었다.

 

“우리는 길을 열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고 새로운 세상을 넓혀간다”는 한국도로공사의 기업 이념처럼 ‘고속도로의 안전이 확보돼야 온전히 사람과 문화를 연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다. 터널 안전에 전념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엔 소방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터널 방재교육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그간 국내엔 터널 방재 관련 교육 제도ㆍ시설이 전무했다. 건축물 화재에 대비한 각종 안전교육은 무수히 운영되는 반면 건축물보다 더 많은 종류의 방재시설이 설치되는 터널은 아이러니하게도 관심 밖이었던 셈이다.

 

터널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려면 신속한 초기 진화와 대피, 방재시설의 정상 가동이 필수다. 터널 방재교육은 위험 인지부터 초기 대피, 대응, 방재설비 운용까지에 이르는 절차를 실물 환경에서 연습하는 과정이다. 총 30종에 달하는 다양한 체험 시설이 완비돼 있다.

 

폐터널을 활용한 교육시설이라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스위스, 스페인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실물 터널을 활용한 교육ㆍ연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터널이 많은 국내에도 이와 비슷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러던 중 경부고속도로 영동-옥천 일부 구간이 직선화되면서 폐터널이 발생했다. 이때부터 별다른 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될 운명의 터널을 교육시설로 리모델링해 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엔 전시행정이란 비판과 함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거란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내ㆍ외부 설득으로 2016년 추진계획을 수립했고 같은 해 7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기본적인 교육용 방재시설을 설치했다. 국내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유일한 실물 터널 교육장은 이렇게 출발했다.

 

2017년부터는 한국도로공사 직원 대상 교육을 시작했고 이듬해엔 외부 고객ㆍ기관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했다. 2020년엔 34억원을 들여 교육동 건물을 신축했고 지난해엔 9억원을 추가 투입해 시설을 확충했다. 시설 확충과는 별개로 교육 프로그램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터널방재인증센터’는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터널 방재교육과 방재시설 성능평가, R&D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기관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방재교육 대상ㆍ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터널 관리자와 소방대원, 운수업 종사자 중심 실무형 교육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건설기술인과 설계ㆍ감리원, 안전관리자, 지자체 담당자까지 교육 대상을 늘려 분야 전반에 걸친 종합 교육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이를 통해 ‘사고 후 대응 중심 교육’을 넘어 ‘사고 예방형 교육’으로의 전환을 이뤄내겠다.

 

디지털 기반 방재교육 혁신도 준비 중이다.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도입해 실제 터널 환경을 가상 공간에 구현하고 VRㆍAR 기술을 활용한 몰입형 안전훈련 콘텐츠를 확대해 지역에 따른 제약 없이 누구나 원격으로 터널 방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실물 터널을 활용해 방재시설의 성능과 내구성, 작동 안전성 등을 직접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건 물론 터널 방재 신기술 개발ㆍ실증의 허브(HUB)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

 

소방방재 분야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터널 화재 대응과 인명 구조의 주체는 소방대원이다. 터널의 특수성을 잘 알아야 위급 상황에서 더 효과적으로 국민을 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방대원의 터널 방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소방청이나 소방본부ㆍ관서, 소방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싶다. 교육 신청은 한국도로공사 누리집이나 전화로 하면 된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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