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독자칼럼]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은 소방관이 편한 세상이다

광고
대한민국재향 소방동우회 서울특별시 회장 곽세근 | 기사입력 2017/12/08 [11:04]

[독자칼럼]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은 소방관이 편한 세상이다

대한민국재향 소방동우회 서울특별시 회장 곽세근 | 입력 : 2017/12/08 [11:04]
▲ 대한민국재향 소방동우회 서울특별시 회장 곽세근

가슴이 아프다. 억장이 무너진다면 정확한 표현일까. 새삼스런 소식은 아니지만 누구도 부인 못할 확실한 사실이 증명됐으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연금공단이 제출한 연금수령자 자료를 보면 그 많은 퇴직공무원 중에서 유일하게도 소방공무원의 사망 연령은 평균 69세에 그쳤다. 반면 장차관 등 고위직 공무원들은 82세, 교사들도 77세였다.


이 좋은 세상에서 일 이년도 아니고 강산이 변하는 10년 세월을 일찍 눈감았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옳은 일이 아닐까.


소방관들은 살아 궂은일을 마다 않는다. 노후에는 연금까지도 한 푼 아끼려 일찍 숨을 거두니 그 숭고한 정신은 과연 어디에 뒀는지 의문이다.


피하고 싶은 분통터지는 일들이 수시로 들려오니 울화통이 터지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대가는 접고라도 따가운 시선 피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지울 수가 없다.


또 누가 소방관을 때리는가. 위급해 불러놓고 병원 이송해준 고마움은 술 취해 걷어차이고 멱살 잡히기 일쑤다. 그건 그렇다 해도 인명과 재산 지키려다 다른 방도가 없어 발생한 사고로 소송에 휘말린 소방관들은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어느 소방관이 박수 때문에 불구덩이가 무너지는 담장 속으로 몸을 밀어 넣겠는가. 그들도 돌아서면 처자가 기다리는 따뜻한 가정이 있고 여유를 찾아 가족과 함께 하고픈 심정 왜 손 사례 치겠는가.


꺼져가는 생명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소방관이 누구인가. 또 직업 정신의 순수한 열정으로 오직 불타는 사명감만을 불태울 자는 누구인가.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을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아마도 그들은 모자란 인원과 한 푼 더 나은 보수보다도 현장에서 숨져가면서도 ‘다시 태어나도 난 소방관’ 이라는 말을 내뱉을 것이다.


벌집 소방관의 합의금을 대신 내주고 싶어도 청탁금지법 적용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에서도 인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불가피하게 생겨난 일로 소송 당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번 소방이면 뼛속까지 영원한 소방관임을 외치는 그들에게는 그 현장 그 자리에 다시 섰어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강직한 믿음이 분명 존재한다.


소방차가 늦다고 목소리만 높일 게 아니다. 무질서하게 방치된 차량과 혼잡한 도시 공간을 빠져 나가려면 우리 모두의 시민 정신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곳이 바로 현장이다.


일명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이 국회 상정됐다지만 해를 넘기고 있다. 오늘도 현장에서 목숨을 담보로 물 불 안 가리는 후배들 생각에 저미는 울분 숨길 수 없음은 평생 한솥밥에 한 이불 덮고 자던 그 동료들의 허탈한 마음을 먼저 알기 때문이 아닐까.


그토록 염원하던 소방청이 독립되고 전원 국가직으로 신분을 바꾸겠다는 현 정부에 대한 믿음을 가지며 이제야 고개 들 수 있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하지만 뒤에는 행여 추진과정에 생각을 달리하는 시선이 있진 않을까 염려가 앞선다. ‘변화하는 시대에 국민 모두가 함께 골고루 수혜 받기 위함’이라는 이해를 바라며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았으면 하는 통 큰 협조를 정치권에 바랄 뿐이다.


이 땅에 다시는 골든타임을 놓쳐 억울한 이는 없어야 한다. 더 이상의 소방관 희생도 막아야 한다. 소방관이 편한 세상이 곧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이다.


대한민국재향 소방동우회 서울특별시 회장 곽세근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