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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터뷰(1/4)] 제천 화재참사, 대응 수습에 대한 전문가 시각은?

서울시립대학교 윤명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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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1/26 [15:36]

[영상 인터뷰(1/4)] 제천 화재참사, 대응 수습에 대한 전문가 시각은?

서울시립대학교 윤명오 교수

최영 기자 | 입력 : 2018/01/26 [15:36]

 

<인터뷰 Question>

◇ 소방청 특조단 조사 결과 어떻게 보나
◇ 지휘관의 판단,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
◇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18분의 무선 통신 내역 부재, 어떻게 봐야 하나

 

<인터뷰 전문 1/4>

 

Q1 :

이번 제천화재에 대해서 계속해서 들여다봤을 것 같은데요, 소방청의 국회 답변과 소방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사태 수습 방향, 어떻게 보시나요?

 

윤 :

일단은 현재의 소방청 스탠스, 입장으로 보여 지는 것은 어쨌든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인명구조를 담당하는 책임 기관으로서 잘못했다, 유감을 넘어선 죄송하다는 표현이 이어졌고요. 어떤 부분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데 국민들이 볼 때에는 그동안에 진행되어온 소방 자체만의 조사를 가지고는 객관성이 없지 않습니까?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기관 등에 의한 3자 조사결과가 확실히 나오면 거기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전체 흐름으로 봐서는 무리가 없는데, 현재 여론이 안 좋습니다. 한 가지는 세계적인 사례들을 보면 구조기관의 대응책임이 거론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이 이례적인 것입니다. 또한 전쟁도 그렇듯, 승리한 전쟁이 있고 패배한 전장이 있는데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단 하나의 사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특히 이런 위기상황에서 이뤄진 하나하나의 일들에 대해서 다시 검토를 하게 되면 앞으로 현장대원들이 너무 조심스러워서 활동도 위축되고 경우데 따라선 직무를 기피하는 현상도 생길 수 있고 또, 현장에서 무사안일이 될 수도 있다고 보여 지죠.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지난번에 있었던 미국의 911사태 당시, 소방의 운영책임으로 인해 343명이 사망한 것이 분명하더라도 책임을 일절 묻지 않았고 뉴올리언스 사태 때 주민 1200여명이 수몰 당했을 때 피마 대응에 대해서도 말이 많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인적 책임은 지나갔습니다.

 

물론 그것도 이번 사건으로 봤을 때 ‘소방의 책임이 있지만 지나가자’, 결코 이런 건 아니고요. 심지어 어떤 책임의 개연성이 있더라도 구조 기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해야 되고 단지 이것이 잘못의 시시비비 여부를 떠나서 현장 대응의 사기와 업무 태도에 향후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별로 반응이 안 좋다는 것이 아마도 현재 발표나 전체 흐름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소방 자체 내 현장 대원들은 막막할 겁니다. ‘앞으로 이래서는 어떻게 일하라는 소리냐’.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일반 국민들은 처음엔 제한된 정보, 충격 등 이런 속에서 반응을 하다가 결국은 현재까지 들어간 것을 봐서는 택도 없이 부족한 여력으로 대응에 임할 수밖에 없었던 현장의 소방관들이 혹시라도 책임을 지게 된다면 그건 부당한 일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를 아는 많은 사람들도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많이 하고 그래서 구조적으로 기반에 대해서 발전해 나가야 할 될 과제로 삼아야 될 것인데 당장의 개별 책임을 묻고 징벌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현대적이지 않다,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 이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소방청의 대응이나 자세에 대해서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냐면 하나의 부처로 독립했고 독립한 부서는 자기 내부를 바라보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 대해서 답을 해야는데 국민에 대한 답은 정치적이지 않더라도 정서적으로 소통이 돼야 한다.

 

그런데 정서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이상한 예지만 어의가 왕이 장수를 하다 돌아가셔도 자기 죄가 된다. 이런 식으로 국민 앞에서 슬픔을 함께 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단지 그 이후에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는 철저히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해서 거기에 따른 후처리를 하는 그런 식의 수순만 유지한다면 현재 상황에서 나름대로 국민은 계속해서 119의 편이 되지 않겠나. 또 그게 국민을 위한 길로 귀결되지 않을까. 저는 그런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Q2 :

그럼 더 들어 가보면 현장 상황에 대해서 지휘관의 판단이 잘못됐다. 그런 말들이 나왔고 조사단 결과에서도 적시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지휘관의 직위 해제까지 이어졌는데 전문가가 봤을 땐 어떠한가?

 

윤 :

저는 이게 일단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사실상 그 지휘관은 직무를 계속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지휘관을 직무를 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보호하고 조직의 직무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는 직위 해제라는 말이 징벌적인 뜻을 가져서 마음에 안 들기 하지만 잠시 직무라인에서는 비켜서게 하는 것이 맞는 거죠. 군대로 따지면 일단 전방에서 후방으로 보내고 예비 보직을 줬다가 복귀를 시키는 겁니다. 단지 걱정이 뭐냐면 이것이 징벌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면 전 그것이 성급한 판단이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복귀도 안 된다면 정말 경험 있는 사람을 잃게 되는 것이죠.

 

우리 기억 속에서 아련히 사라져가고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 납북 됐던 프레블로호 사건 같은 것이 있는데요, 미국이 그렇게 해서 좋다는 것이 아니고 경험 있는 지휘관은 심지어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상당한 국가적 손실을 입혔다고 하더라도 직위를 유지시키고 조직을 위해서 헌신하게 만드는 것이 제복직들의 관례입니다. 김신조가 미2사단 전면 쪽을 건드리고 들어온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그 당시에도 미군 부대장이 처벌을 받지 않았거든요. 근데 모든 이유는 똑같습니다. 이렇게 귀중한 경험을 한 사람을 잃을 수 없다.

 

또는 프레블로호 같은 경우에는 물론 잘못은 했지만 그 잘못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것보다 어떻게든 국가가 명분을 붙여서 베테랑을 계속 보유하고 싶어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집착은 보여줬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러한 직위해제가 씻을 수 없는 불이익라든가 조직의 손실, 또는 잘못이 없는데도 잘못이 이미 있는 것과 같이 이런 국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영 :

말씀하신 것 들어보니까 지난달 유가족들의 인터뷰 중에 ‘지휘관들이 책임을 안 물었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이 소중한 경험을 하신 분이니까 얼마나 잘하겠는가’ 라고 한 것이 떠오릅니다.

 

Q3 :

경찰에서 소방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흔하지 않은 일인데 교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 :

과거에 아마 방위사업계통에 비리와 관련이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데 국방부를 감사원이 감사한 적이 있습니다. 정부부처로서 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사실은 국방부에는 군 관련 보안 사항이 많고 특수한 집단이기 때문에 같은 공무원이라 해도 감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회적 충격이 상당히 컸어요. 물론 모든 조직은 열려 있고 그것이 정부의 어떤 업무 감찰로 이어지는 것까지는 자연스러운데 이것이 수사대상이 된다는 것은 좀 갑갑합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를 걱정하는데 한 가지는 경찰 수사까지 가지 말고 감사정도로 할 수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감사를 하게 됐을 때는 사안이 워낙 위중하면 증거 확보라던가 여러 가지 문제가 있고 끝났을 때 감사원은 처벌 수위 에 일부는 검찰에 송치할 수 있고 부처장에게 처벌을 권고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경찰이 개입하면 바로 형사 입건이 되거든요. 경찰이 같은 제복직인 소방을 상대로 그것도 이러한 사고에 대해서 수사를 한다.

 

하는 자체가 생소하고요. 또 자칫 잘못해서 경찰 나름의 성과주의 때문에 이번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부분에 대해서까지도 건드렸다가 노출이 돼서 일반 국민이 오해하게 되는 일들이 빚어질까봐 염려가 됩니다.

 

영 : 경찰에서 소방을 압수수색하는 일, 흔한 일은 아닌데요.

 

윤 : 맞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죠. 그런 일이 없어야 됩니다.

 

영 : 국민 대다수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Q4 :

18분의 무선 통신 내역이 부재한 것이 큰 문제였다고 많이들 말합니다. 조사단에서도 역시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무신 통신 내역 부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 :

공식적이지 않지만 제보 아닌 제보를 받는 과정도 많았고 이번 국회에 제출된 통신 내역을 봤는데 우선 군에서 무선에 대한 경험을 했고 평상시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한 가지 확신이 드는 것이 있습니다. 18분간의 무선 통신 내역이 없다는 건, 임의적으로 없앤 게 아니라 진짜 없었구나. 왜냐면 18분을 전후로 해서 무선 통신이 가능했던 시간대에 무선 통신 내역을 받아 쓴 것을 보면 빈 부분이 되게 많다. 이 말이 뭐냐면 나중에 무선 통신 내역을 정리할 때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은 거죠.

 

영 : 독해가 안 된 건가요?

 

윤 :

예, 독해가 안 된 거죠. 그렇기 때문에 무선 통신의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구나, 기계적이든 지형적이든, 화재 시 연소상태에서 나오는 자연 전파들이 있기 때문에 혹은 낮에는 태양에 의해서 받는 영향이 있고 아무리 ???를 쓴다고 해도 장거리 무전에 적합한 주파수가 아니기 때문에 무선 통신 자체가 상당히 불안정적 이었다고 전 믿고 있고요. 원인이 기계적인지 환경적인지 따져봐야지만 거짓말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 : 제가 알기로 교수님께서는 서울의 소방에 대한 구조적인 부분과 흘러가는 것을 오랜 세월 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무선 통신 내역이 부재한 것이 흔한가요?

 

윤 :

무선 통신 내역이 부재한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특히 대도시 지역 같은 경우 무선 음영 지역, 무선 단절 지역이 굉장히 많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쓰다보니까 무선 통신이 통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공학적으로 보면 통하는 게 신기한 경우가 많거든요.

 

건물 안에 들어가면 서울과 경기도의 무선통신은 다행히 주파수 대역이 휴대폰과 비슷하고 또 디지털 처리 장치가 있어서 비교적 신호를 잘 골라주고 채널이 여러 개 있어서 원하는 상대방을 지정해서 통화할 수 있는 통화 전용의 휴대폰이라고 볼 수 있는 TRS 시스템이 있습니다.

 

TRS는 발달된 시스템이지만 기존의 옛날 건물은 지하실에 내려가면 모든 무선 통신을 보조하기 위한 안테나나 케이블 시설들이 과거 무전기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TRS가 전혀 안 돼요. 그리고 UHF 대역 무전기를 가지고 나가면 그럭저럭 쓰는데 서울 경기 지역 외에는 TRS를 쓰지 않아요. TRS는 휴대폰 같은 거니까 광역적으로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이사한테 물어볼 수 있는데 UHF는 살짝 건설 현장에 쓰이는 워키토키와 비슷한 개념이라서 이걸 이어나간다는 것은 아무리 증폭과 여과를 반복한다고 해도 명료도에 큰 타격이 생깁니다.

 

무선은 제일 중요한 것이 현장 지휘관의 판단이고 무선 상황은 문자라던가 TRS 무선이라든가 UHF 이라던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현장에 전달이 돼야 하지만 안 들리는 상황도 많고 천안함 사고 때도 군에서 휴대폰을 사용해서 보고했다고 하는 것이 신뢰도가 일반 무선 통신하고 비교가 안 됩니다. 그건 현실입니다.

 

영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제천 화재에서도 휴대폰으로 통보를 받아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현장에서 휴대폰으로 지휘 통제하는 경우가 흔한가요?

 

윤 :

흔한 일인데 필요가 없어서 안 쓰게 되는 상황이면 굉장히 좋은 상황이고요. TRS나 별도의 재난 통신망이 없는 경우에는 휴대폰을 써야 돼요. 그런데 휴대폰의 문제는 사고 지역의 통화가 폭주하게 되면 휴대폰도 회선 한계 때문에 쓰기 어려울 수 있어요. 또 무선 통신 내역은 상황실에서 녹음을 할 수 있고 나중에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 통화는 규정 밖의 일이라 기록 근거가 남지 않아서 무슨 말을 한 건지 제대로 된 건지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차라리 비상시에는 휴대폰을 사용하되 그런 경우에는 상황실의 휴대폰엔 녹음 장치를 걸거나 이런 걸 공식적으로 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생각이 좀 다를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을 합니다.

 

<2/4에서 계속>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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