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③] 기준과 원칙이 무시되는 가스계소화설비 설계프로그램의 성능인증

이택구 소방기술사 | 입력 : 2018/12/10 [10:32]

▲ 이택구 소방기술사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가스계소화설비 설계프로그램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 내용 중 4조 1항 13. 배관 수직 높이변화에 따른 제한사항에 대한 설계프로그램 유효성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모든 제조사의 배관 수직 최대 높이를 50m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가스계소화설비 제조사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방기술자들 뿐만아니라 주무 부처인 소방청도 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무시한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가스계소화설비 제조사의 밀약’이라 할 수 있다.

 

저장용기의 용기밸브로부터 최고 높이에 있는 배관(혹은 노즐) 높이를 ‘배관의 수직높이 변화’(Elevation changes)라 한다. 설계프로그램의 제한 사항 중 가장 중요한 인자다.

 

▲ ‘가스계소화설비 설계프로그램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    

 

왜냐하면 원거리 방호를 선호하는 국내 현실에서 약제가 저장위치에서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느냐에 따라 소화약제 저장실로부터 원거리와 상부 층 방호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스계소화설비의 추진력은 펌프와 같이 에너지를 연속적으로 공급해 밀어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량의 질소 충전압(42bar 또는 25bar) 아니면 자체 증기압, 불활성가스 충전압력이 바로 에너지원이다.

 

한정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약제 방출시 시간이 지나면 추진력을 잃게 되는 것이 상식인데 어떻게 할로겐화물과 같이 무거운 액체 상태의 소화약제가 16층 이상이나 되는 50m 높이까지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단 말인가?

 

해외 제품의 예를 들어 보면 액체와 달리 압력손실이 적은 기체로 이송되는 150bar 충전압력을 가진 이너젠이 30.5m의 배관 최대 높이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로겐화물 소화약제는 그 이하로 돼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관련 성능시험기준에 명시된 ‘배관의 수직높이 변화 시험’을 통과해 정해진 최소노즐압력과 배관비에 의해 방출거리가 정해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제품을 선택해 왔던 것이다.

 

결론은 우리가 믿고 적용했던 최소노즐압력과 배관비는 실제 시험과 무관하므로 설계프로그램의 신뢰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나라 소방의 현주소다. 어떻게 우리가 이러한 무책임한 기관과 여기에 동조하는 소방 제조업체를 믿고 소방산업의 발전과 국민 안전을 기대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소방기술자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무겁고 국민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 이택구 소방기술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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